남정인 선생의 세 번째 수필집 《물의 도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펴낸 곳 : 도서출판 말그릇
수록작품 : 표제작 <물의 도수> 외 43편
'눈 쌓인 뒷재길로 심부름을 가는데
발이 눈에 빠져 보이지 않았다.
나는 운동화를 신었는데
아버지 구두보다 큰 발자국이 따라왔다.'
아버지는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으셨다. 뭐 그러실 일도 아닌데 절창을 만난 듯 흥분하셨다. 막내딸이 대단한 작가라도
될 것처럼.
(중략)
글을 쓰는 일은 시간을 저당 잡아 쓰고 시간으로 갚는 일이다. 나도 내가 메아리 없는 글을 왜 쓰고 있나 싶어 한심할 때가 있다. 답답하면 가끔 이은미나 정태춘 노래를 듣는다. 온몸을 터트릴 것처럼 부르는 이은미, 처음이나 끝이나 염불보다 더 리듬이 없는 날것 같은 투박한 목소리의 정태춘. 그들에게서 어떤 경지를 느낄 때면 괜히 내 일처럼 가슴이 설렌다.
(중략)
눈 내리던 날 밤 아버지가 내게 하셨던 "너는 글을 쓰겠다." 라는 말씀이 다시 생각나 새로운 느낌이 든다.
수록작 <최연소 저항시인> 중에서
첫댓글 세 번째 수필집 출간을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