覺山 정원규님의『법화경 강설(불광출판사), 초판 1쇄』, 이건 아니다(18)
爾時 佛告諸菩薩 及天人四衆 "吾於過去無量劫中 求法華經 無有懈倦 於多劫中 常作國王 發願求於無上菩提 心不退轉 爲欲滿足六波羅蜜 勤行布施 心無悋惜 象馬七珍 國城妻子 奴婢僕從 頭目髓腦身肉手足 不惜軀命
“時 世人民 壽命無量 爲於法故 捐捨國位 委政太子 擊鼓宣令 四方求法 <誰能爲我 說大乘者 吾當終身 供給走使> (提婆達多品 第十二)
●이 경문에 대한 覺山 정원규님의 번역은 다음과 같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모든 보살과 천상인과 인간, 그리고 사부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과거 무량겁 가운데서 법화경을 구하기 위하여 게으르지 않았다. 많은 겁 동안 항상 국왕이 되어 위 없는 깨달음 구할 것을 발원하고 마음이 물러나지 않았다. 육바라밀을 만족하기 위해 부지런히 보시를 행하는데 인색하거나 아까워하는 마음이 없었다. 코끼리, 말, 칠보, 국가, 도시, 처자, 노비, 고용인, 머리, 눈, 골수, 신체의 살과 손발 등 신명을 아끼지 않았다. 그 당시 세간의 백성은 수명이 무량하였으며, 그 국왕은 법을 구하기 위해 왕위를 버리고 모든 권력을 태자에게 넘겨주었다. 그런 연후에 큰 북을 두드려 칙령을 선포하였다. ‘나는 지금 사방에 법을 구하려고 하는데, 나를 위해 대승의 불법을 설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종신토록 그 사람을 모시고 시중을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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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경문: 時 世人民 壽命無量 爲於法故 捐捨國位 委政太子 擊鼓宣令 四方求法
<그 당시의 백성들은 수명이 무량했다. 임금이었던 나는 법을 깨치고자 왕위를 태자에게 물려주고 북을 울려 사방에서 스승을 구했다.>는 요지의 번역.
이와 같은 한심한 번역은 비단 覺山 정원규님의 해설서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시간 현재 세상에 나와 있는 모든 법화경 번역서(일본어, 영어, 한국어)에서 꼭 같이 볼 수 있다.
<그 당시의 백성들은 수명이 무량했다(時 世人民 壽命無量)>라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이런 류의 번역이 법화경이라는 경전에 얹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지금까지 흘러왔다는 게 하나의 코미디다. 이 오역의 주인공은 일본 법화경의 대가 혹은 전문가라 본다. 그리고 그것의 조연은 한국말 법화경의 대가 혹은 전문가라 본다. 중국어를 정식으로 공부하셨다는 覺山 정원규님마저 이런 지경이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여기서 <壽>는 <축수했다>는 의미의 동사로 쓰였다. 다시 말해, <壽命無量>은, 명(命)이 무량(無量)하기를 수(壽)했다는 말이다.
(그 때 임금이었던) 나(즉 지금의 석가모니부처님)의 명(命)이 무량(無量)하기를 그 당시의 백성들이 축수(祝壽)했다>라는 의미다. 무슨 말인가? 그 당시에 부처님은 전륜성왕으로서 백성들을 더없이 잘 다스렸기 때문에 모든 백성들이 그 임금님이 오래오래 사시기를 간절히 빌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당시의 전륜성왕은 백성들의 축수로 만족하지 않았다는 말이고, 법을 깨쳐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을 빠짐없이 구하고자 북을 울려 스승을 찾았다는 내용이다.
우리가 중국식당에 가보면 <壽命無量>이라는 족자가 걸려 있는 것을 가끔 본다. <우리 식당에 오시는 고객 여러분 오래오래 사세요.>라는 뜻이다. <우리 식당 종업원은 수명이 무량합니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 경문에 대한 나성거사의 번역은 다음과 같다:
이어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과 천인, 그리고 사부대중들에게 이르셨습니다. “무량겁에 이르는 지난 세월동안 이 몸은 법화경의 가르침을 구하는데 한 순간도 마음을 소홀히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오랜 세월동안 항시 한 나라의 임금으로 태어났으나 무상의 깨달음을 구해야겠다는 서원을 세워 잠시도 딴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육바라밀을 두루 갖추고자 마음에 인색함이 한 자락도 남지 않도록 혼신을 다해 보시했으니, 지니고 부리던 코끼리도, 말도 보시하고, 칠보 또한 아낌없이 보시하고, 나라도, 성읍도, 처자도, 노비종복도 보시하였습니다. 나의 수급(首級)도, 눈도, 골수도, 몸뚱이도, 손발도 보시하였으니, 육신마저도 아끼지 않고 보시하기를 조금도 망설인 적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 세간의 백성들은 이 몸이 무량장수(無量長壽)하기를 헌수하였으나 나는 법(法)을 깨치고자 왕위를 버리고 태자에게 국정을 맡긴 후, 북을 울리고 영을 내려 사방에서 널리 가르침을 구했습니다. <나에게 능히 대승의 가르침을 설해줄 이가 누구인가, 응당 이 몸을 끝까지 바쳐 받들고 모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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