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같은 세월이 흐른다
달 같은 강물이 흐른다
굽이굽이 물결치는 사연을 안고
한세월의 강물이 흐른다
어디로 가는 세월이냐
어디로 흘러가는 강물이냐
푸른 물결 일망무제의 강에서
나는 벌거숭이가 되고 싶다
생의 치장들을 훌훌 벗어버리고
빛나는 강물 푸른 물결되어
하염없이 흘러가고 싶다
시인의 고백이 흐르는 물 같다. 그냥 일상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듯 시인은 노래한다. 일상이 저 흐르는 강물처럼 흘려보낼 수 있는 것이라면 누군들 강물에 띄우고 싶지 아니하랴. 그러나 존재들의 짐은 참으로 막강한 바윗덩이라 하지 않던가. 어떤 중국 배우는 그러한 존재의 벽 앞에 간단히 자신의 목숨을 던졌다. 자살이냐, 실존이냐, 까뮈는 그러한 벽에 맞닥뜨린 우리에게 부조리란 단호히 맞서야 할 거대한 시지프의 바윗덩이라 일컬었다.
그러나 시인의 노래를 빌어 우리 오늘 이 시간만큼이라도 강물 따라 흘러보자!
"어디로 가는 세월이냐/어디로 흘러가는 강물이냐/푸른 물결 일망무제의 강에서
나는 벌거숭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