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밀1. 그 남자한테 끌린 것일까?
"그 남자한테 반한 거 아냐?"
12월 공연을 위해 만난 연주자에 대해, 그의 음악에 대해, 그의 삶에 대해 느낌을 전하면서
제가 좀 오버(?)했나 봅니다.
카페 구석에서 아프리카 사막여우처럼 눈을 반짝이며 듣던 제 친구가 슬쩍 떠봅니다.
"내가 뭘?"
당황했는지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친구의 눈빛에 살짝 의심도 지나갑니다.
"그 남자의 눈빛이 어땠고 그 남자의 목소리가 어땠고 헤어지고 나니 뭐가 어쩌고 어째?...
야, 누가 들으면 연애 시작한 줄 알겠다?"
생각해보니 그렇게 들을 만도 하겠다 싶습니다.
내가 만난 그 사람, 아프리카 북, 젬베 아티스트 곽연근씨는
과묵하던 사람이 북 이야기만 나오면 들뜬 아이처럼 신나한다고
담담했던 눈빛이 북을 잡으면 갑자기 날짐승처럼 빛이 도는 것 같다고
헤어지고 나니 그 사람이 내던 북소리가 둥둥둥 울리는 것 같다고 얘기했었습니다.
아마 거기다 "그의 북소리가 또 듣고 싶어 빨리 공연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까지 했으면
제 친구 당장, '일 났다. 남편은 아니?' 하며 앞질러갈 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목구멍을 넘어온 말을 혀 끝으로 쏙 밀어넣었지요.
그런데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친구의 말이 억지는 아닌 듯 싶습니다.
그의 침침한 지하 연습실처럼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 남자가,
나이 쉰이 다 된 남자가,
두 아이의 아버지로 가장의 짐을 지고 있는 남자가,
어째 연습실 한 쪽을 메우고 있는 갖가지 종류의 아프리카 북들 사이에 서면,
그리고 그 북을 가슴께로 끌어당기고 잠시 눈을 감았다 호흡을 고른 후
두 손이 염소가죽 위에서 춤추기 시작하면,
갑자기 공기가 달라지는 걸 느꼈거든요.
벽면에 걸린 사진 속의 밀림의 습한 기운이 차오르는 듯
킬리만자로를 도는 바람이 불어오는 듯
초원의 들짐승들의 발굽소리가 달려오는 듯 하는 아찔한 환상에 잠시 넋을 놓게 됩니다.
10분, 20분의 연주를 찰라 처럼 느끼게 하고
연주가 끝난 뒤에도 감전된 듯 금세 자리를 뜰 수가 없게 만든 그의 북소리.
정말 제가 그 사람, 곽영근씨에게 반한 것일까요?
혹시
그의 북소리에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비밀2. 북소리에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닐까?
북소리에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습니다.
혼을 부르고 병을 고치고 사람을 움직였다는 북소리에 관한 세계 신화와 역사가
넘쳐 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고대 중국에서는 전투를 치를 때 일부러 북을 울렸다는 기록이 있는데 전투 중에
북소리에 놀라 실신한 적병들의 이야기, 다시 북을 울려 병사들을 살렸다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절대 고요를 요구하는 명상에서도 북의 반복적이고 단순한 리듬이 마음을 이완시키고
집중을 높여준다고 하고, 학계에서도 북소리가 뇌파를 알파파와 세타파 수준으로 변형시켜
최적의 두뇌 컨디션을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현대의학에서도 북소리가 심장박동과 혈액순환을 돕고 통증완화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지요.
한마디로 북소리가 사람의 육체와 정신, 나아가 영혼까지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겁니다.
혹시 그 사람 곽연근씨도 그랬을까?
그의 반생도 북소리의 알지 못할 힘에 이끌려 지금까지 온 것은 아닐까?
비밀3. 운명을 바꾼 젬베의 비밀은?
고등학교 때 밴드부에서 일하고 대학에서 클래식 타악을 전공할 때도,
그리고 일본 유학을 거쳐 미국 유학 길에 올랐을 때도 곽영근씨는 몰랐습니다.
아프리카의 젬베가 그의 인생을 평생 두드리게 될 줄은......
미국 유학 중, 재즈에 빠졌던 곽씨는 재즈의 원류인 아프리카 음악에 관심이 갔고
그러다 '운명의 젬베'를 만나게 되지요.
통나무를 파서 염소가죽을 덮은 '단순무식하게' 보였던 작은 북.
아프리카 음악의 상징으로
샤먼이 혼령을 부르고 부락축제 때 흥을 돋구고 일상에서도 틈만 나면 두드린다는 젬베.
둥둥둥둥.... 그 소리는 그가 그전까지 만났던 그 어떤 종류의 북소리와도 달랐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악녀처럼 그를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5년 간의 유학으로 학위를 받고 돌아올 때 곽씨는
애초 꿈꾸던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꿈 대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젬베 하나 들고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젬베를 들고 지금까지
우리가 사는 이곳, 아프리카 음악의 불모지에서 둥둥둥 젬베를 울리며 살아왔습니다.
신기하지요?
곽씨의 젬베공연을 본
곽씨처럼 '뭐에 씌운 듯' 젬베에 빠지는 이들이 늘어났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이들, 국악을 전공한 이들이
곽씨의 공연을 보고 나서 그의 삶을 따라 젬베 아티스트가 되었습니다.
거기다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국립무용단의 수석 무용수등 본토의 댄서들이
합류해 드디어 '쿰바야'라는 국내 최초의 아프리카 타악단이 탄생하게 됩니다.
아!
무대에만 서면 아프리카 영매가 빙의된 듯 신들린 두드림으로 객석까지 뒤흔드는
곽연근씨와 젬베 아티스트들.
그들의 타악 소리에 맞춰 아프리카의 혼을 불러오는
관록의 코트디부아르 무용수 바토 브레이스와 조올라 엔지 머레이어의 노래와 춤.
아마 당신도
젬베소리에 맞춰 몸을 흔들고 브레이스와 머레이어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곽연근씨의 운명을 바꾼 젬베 소리.
공연을 본 모든 이들을 자석처럼 끄는 젬베 소리.
그리고 이제 당신의 삶을 뒤흔들 젬베 소리.
그 젬베 소리의 비밀을
12월 20일 금요일 8시
포도나무 하우스 콘서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지금 예매해주십시오.
포도나무 하우스 콘서트의 자리는 늘 매진입니다!
일 시 : 2013년 12월 20일(금) pm 8
장 소 : 보림인형극장 (파주출판단지내)
예약처 : cafe.daum.net/podohcon (다음카페 포도나무 하우스콘서트)
문의전화 : 1600-4695
입장료 : 성인 1만5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취학아동,미취학아동) 5천원

첫댓글 이번 공연에 한해 미취학아동(6세,7세)의 입장도 가능한 공연입니다.
아이들이 아프리카의 음악과 원주민의 춤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예약입금하신 분은 다음 예약접수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cafe.daum.net/podohcon/Oukv/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