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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표지판 아래 기존의 남녀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사람 모양 그림이 보인다. ⓒ정태영 부회장 페이스북 |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이 3일 자신의 SNS에 "현대카드 본사의 화장실들을 남녀공용으로 개조하기 위해 2년째 디자인을 연구하여 완성단계"라는 글을 남겼다.
정 부회장은 이어 "남녀공용으로 하면 수용능력이 몇십% 올라가고 기다림이 대폭 준다. 다만 거부반응과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고려들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면 차음, 환기, 온도, 여성전용 파우더룸의 확보 등"이라고 했다.
그는 "2년전 처음 검토를 시작하였을 때는 생소하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요즘 유럽과 미국에서는 보수적인 회사들조차 앞다투어 남녀공용으로 바꾸고 있다"면서 "물론 LGBT 이슈가 강한 이유도 있겠지만 암튼 트렌드가 그런 것만은 확실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ALL GENDER RESTROOM'이라는 팻말이 붙은 화장실 입구와 기존의 남성과 여성을 나타내던 사람 모양의 그림 외에, 마치 트랜스젠더 등을 연상케 하는 그림이 들어간 화장실 표지판 사진을 첨부했다.
현재 해당 게시글에는 많은 의견들이 달렸는데, "내부 구조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소수자를 존중해야 할 필요는 있지만 그렇다고 다수자들이 불편을 겪어야 할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직까진 거부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등을 비롯해 "내부가 궁금하다. 서로 마주쳐서 불편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지" "이거 아주 훌륭하다" 등 다양하다.
정 부회장도 댓글을 달았다. 그는 "검토 중간에 합류한 어떤 미국 디자이너는 화장실이 남녀 구분이 된 것은 역사적으로 근대의 이야기이고 (남녀 구분된 화장실이) 남녀차별, 인종차별적 요소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공간 합리화를 넘어서 (남녀공용 화장실이) 사회적 대의가 있다며 열정을 보임"이라고 남겼다.
▲‘ALL GENDER RESTROOM’이라는 팻말이 붙은 화장실 입구 ⓒ정태영 부회장 페이스북 |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와 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대카드의 이 같은 행보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대표 주요셉 목사)는 이날 공개질의서를 통해 "왜 하필이면 LGBT화장실을 모티브로 현대카드 본사 건물 내 화장실을 전부 남녀공용으로 바꾸는 작업을 지시했나?"라고 물으며 "그 화장실 사용을 불편해 할 직원들을 위해선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 그게 직원들 인권을 침해한다고는 전혀 생각해 본 적 없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