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곡절은 노래가 되고 있으려나?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님의 스토리 • 1일
내 인생의 곡절은 노래가 되고 있으려나?© MoneyToday
'그때 그 사람'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의 술자리에서 김재규가 박정희를 쏠 때 심수봉이 부르던 노래. 어찌 그때와 그 사람을 잊을까? 그때, 그 사람은 죽었고, 김재규는 망했고, 심수봉은 꼬였고, 나는 벙쪘지. 전두환은 봉 잡았고, 김대중은 다 날렸지.
그리고 45년이 흘렀네. 뭣도 모르던 까까머리 고딩의 인생도 흘러흘러 갔구나. 이런저런 노래와 함께.
그래서 하면 1980년 5월의 피 끓는 함성과 총성이 떠오르고, 하면 국풍81의 하수상한 여의도 광장이 떠오르고, 하면 스크럼 짜고 돌던 벗들의 어깨와 최루탄이 떠오르고, 하면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던 인질범 지강헌이 떠오르고, 하면 1987년 6월의 박종철과 이한열이 떠오르고, 하면 정수라와 88 서울올림픽이 떠오르고, 하면 최민수와 모래시계가 떠오르고,
하면 눈물의 세월호가 떠오르는구나.
내 아버지 어머니가 하면 윤심덕과 현해탄을 떠올리고, 하면 해방과 재회를 떠올리고, 하면 6.25 전쟁통을 떠올리고, 하면 칼바람 몰아치는 흥남부두를 떠올리고, 하면 한 많이 피난살이를 떠올리고, 하면 박인환과 명동 낭만을 떠올리고,
하면 김추자와 월남전을 떠올리듯.
그렇게 한세상 풍미했던 유행가들과 함께 굴곡진 역사가 흐르고 내 인생도 흘러갔지. 그리하여 이제 나에게 남은 노래는 몇 곡일런가? 그나저나 내 인생의 곡절은 노래가 되고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