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있어야 삶이 있다.
실상, 참 모습엔 분리된 그 무엇도 없네.
그런데도 부질없이 스스로 애착을 하네.
법무이법法無異法
망자애착妄自愛着
"중도실상의 형상인 인드라망을 있는 그대로 잘 보시게.
실상은 말로 할 수 없지만 부득이하게 말로 하네.
실상, 있는 그대로의 참모습엔 양극단인
분리된 그 무엇도 있지않네.
그런데도 부질없이 스스로 조작한 '좋네, 싫네'를 붙잡고 애착하네."
14일부터 매일 1시에 명상수련원에서 모였습니다.
거의 한주간 동안 1시가 되면 그곳엔 방석이 깔리고, 복도를 통해 그곳으로 한사람이 걸어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승찬 스님의 신심명을 도법스님이 풀이한 책 한구절을 나누지요.
신심명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8자의 짧은 구절로 설파한 선종 제 3조 승찬스님의 가르침이라지요.
이 구절의 처음에 도법스님은 꼭 " ... 실상은 말로 할 수 없지만 부득이하게 말로 하네."란 구절로 당신의 생각을 말씀해 주십니다. 이 부분이 참 인상적이며, 말이 갖고 있는 절반의 진실을 딛고 부득이하게 말씀하고 계심에 마음이 뭉클함을 느꼈습니다. 무엇이든 말로 이것이라 하는 순간 그것의 진면목을 잃어버린 양극단이 되어버리니요.
그럼에도 깊은 사유와 성찰로 명쾌하게 진리의 삶을 나눠주시는 도법 스님을 곧 뵙게 된다니 설레임이 생깁니다.
오늘은 누구의 도법 스님과의 만남을 이야기하며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지요.
사랑어린학교 스승으로 스님과 인연을 가진 이들은 거의 모두가 설렘으로 스님 뵐 날을 기다리는 것도 참 신기합니다. 사랑어린학교에서 처음 스님을 모셨을 때 " 때려서라도 걷게 하라."는 말씀을 우리는 오랜 시간 간직하고 살았어요. 물론 때리지는 않았지만 아침 마다 걷고 또 걷는데 큰 힘이 된 말씀이셨지요.
또 사랑어린학교는 모든 것을 경건하고 성스럽게 만들어 버린다는 농담어린 말씀도 기억에 남아있어요.
우리 동무들과 화쟁 코리아 100일 순례, 세월호 걷기 순례에 40여일 함께 하셨던 추억도 선명합니다.
세월호 걷기 순례 때문에 제주도 순례를 못가서 아쉬워 하는 동무들에게, 이들이 졸업하고 한참 뒤에 제주도를 보내주시기도 하셨구요.
실상사로 우리 동무들과 찾아 뵈면 당신 거처에 있는 온갖 간식을 내주시며 우리 동무들을 반기셨습니다.
스님의 추천으로 헤르만 헷세의 '싯다르타'를 어린 동무들, 어른 동무들이 열심히 읽고 실상사로 질문하러 가기도 했네요. 생명 평화 무늬에 대한 질문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하고 들었지요.
12월 24일, 25일 이틀 동안 또 스님 뵙고, 말씀 듣고 여쭙는 선물의 시간을 가집니다.
한해를 마무리 하는 즈음에 귀한 말씀 한자락 듣고 싶은 분들은 꼭 오세요.
내일은 스님 맞이 마중물 모임을 이른 11시에 명상수련원에서 합니다.
1시부터 연극 리허설이 진행되어 시간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동행, 걸어서 별까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