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교호에서 영인산 닫자봉 곁으로 떠오르는 일출을 맞이한다
겨울 철새들이 거의 떠나간 삽교호는 다시 정적에 잠겨들고 있다
아직 가창오리들이 머물고는 있지만 이 들도 곧 자취를 감출 것이므로
삽교호는 이제 여름철의 긴 휴식기에 들어갈 것이다
어제 보아뒀던 일출 포인트를 확인하러 오늘 약간 부지런을 떨었는데
황사와 미세먼지가 말끔이 씻겨진 것은 아니어서
하늘은 흐리멍텅했지만
다행히 일출은 마지못한 듯 얼굴을 드러내 주었다
일출 시작
입암산과 (구) 한솔제지!
굴뚝 연기로 바람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이미 먹이활동을 끝내고 돌아와 있던 가창 오리들이
자리 이동을 하느라 부산을 떨고 있다
해는 이미 떠올랐고 나도 어제 보아뒀던 포인트를 잡기 위해 자리 이동을 한다
생각했던 것 만큼의 황홀한 그림은 아니지만
물과 산이 어우러져 나름의 일출포인트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잔잔한 물결위에 복잡한 생각을 단순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풍경에 매료되어
시린 손가락을 어루만지며 몇번이고 셧터를 눌러댄다
부지런한 어부의 실루엣
오늘은 내친김에 현충사로 홍매를 보러 나섰다
곡교천을 거슬러 오르며 집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옆모습으로 만나는 영인산은
신달 2리의 둑방에서 만난 측면? 그림이다
모형 비행기를 날리는 행글라이더 장에는
동호인 두사람만이 열심히 비상과 착륙을 연습하고 있었다
그린타워
애초에는 저 곳을 들를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진행방향의 둑방길이 폐쇄되고 공사작업 잔재가 남아 있는 등 통과가 어려워
돌아간다는 심정으로 온양 4동 행복지원센터가 있는 배미동을 거쳐 가게 됐는데...!
막상 망서리던 길을 들어서고 보니 어차피 길은 행정복지센터 앞으로 이어야 했고
잠시 경내로 들어가 그린타워 모습을 담고 되돌아 나와
실옥동 사거리 교차로까지 불편한 보도를 달려야만 했다
이후 겨우겨우 길을 찾아 옥정교를 지나 현충교에서 차도를 건너 송곡리로 들어선 다음
은행나무길 밑의 둔치로 내려와 양지 바른 둑방에 껏치를 두른 수국을 보며 달리다
현충사 길목으로 올라 선 다음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본다
아산(온양)이 무섭게 변하고 있다
곡교천변에 대형 흉관을 묻어 오수를 반자동으로 처리하는 공사가 진행중이며
정체 현상이 생긴 현충교 다리를 확장하고
이곳 저곳에서는 고층 빌딩이 힘차게 솟아 오르고 있다
현충사 입구 담벼락에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현충사가 선정 됐다는 현수막이 걸렸는데
왠지 낙서한 느낌이다
대문옆에 자전거를 주차하고 앞산의 왜가리 집단 서식지를 건너다 봤다
예전에 저산모룽이를 돌아 학교를 다닐적에
이맘때 쯤이면 뱀이 널려 있어 이 곳 동네 이름이 '뱀밭'이었다
아직 털외투를 벗지 못한 목련을 시작으로 경내의 꽃과 나무들을 확인해 봤으나
올해는 개화시기가 늦은건지 3월도 중순인데 꽃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나무 안의 나무
연못
풀을 매는 작업부들이 양지쪽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앞뜰에 매화를 갖고 있는 옛집
개화가 되려면 아직도 열흘 이상은 기다려야 할 것 같은 홍매!
수령 600여년의 은행나무는 여기저기 외과 수술을 받긴 했지만 아직도 건재하다
겨울티를 벗지 못한 다른 나무들에 비해 푸른빛이 상큼해 보이는 반송이 눈길을 끈다
사당으로 올라가는 사거리에 서있는 이 반송은 국내 최대(?)의 반송이 아닐까?
굽거나 휘어지고 우람한 소나무들이 도열한 사당으로 올라가는 길
옛 사당 주변의 진달래와 목련도 아직 눈틔울 낌새가 없었다
다시 연못 옆의 정려각과 느티나무를 만나는 것으로
현충사 홍매 탐방도 싱겁게 끝을 맺었다
수형이 아름다운 야외 정원의 반송들
다시 곡교천변으로 나와 비어있는 파크골프장을 지나고
염티읍 중방리에 들어서니
비둘기떼들이 마치 가창오리 흉내를 내는 듯 하늘을 선회하고 있었다
삽교천 제방으로 가려던 길을 돌려 곡교천을 건너 신곡리 쉼터까지 달린 후
잠시 숨을 고른 후 선장면 대흥리 벌판길로 들어섰다
논 가운데에서 샘물이 솟아 동네 이름이 '승지물'이 됐다는 대흥 3리를 거쳐
623도로에 올라서기 전 승지물 동네와 함께 영인산을 한프레임에 담아 본다
이윽고 선우대교로 내려서는 상쾌한 다운힐을 거쳐
내경리와 대포리를 지나며 봄이면 자운영꽃이 만발하는 지인의 집에도 들렸으나
여기도 아직 봄꽃 소식은 없었다
<대포리의 프라타나스>
결국 꽃소식은 오늘도 우리집 텃밭에서 들여다 볼 수 밖에 없었네!
주행거리(현충사 경내 도보 탐방 포함)와 소요 시간
오늘(3/14)이 음력 2월 15일로 저녁에는 보름달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