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국민일보 신춘문예 신앙시
[대상] 행간에 비친 주님 / 김재호
행간마다 저 깊은 곳에서 생수가 샘솟는다
엿새 동안 펼쳐진 좋았더라 좋았더라의 행진이 끝나고 그가 안도하며 긴 숨을 내쉬었을 때 시간의 동선에서 비켜선 선자의 낯익은 생각들이 상처
위에 앉은 수포처럼 증식되는 무수한 무중력의
밤하늘 별을 보며 올려드리던 기도는 유성처럼 스러져 가는데 화해의 손을 내밀던 날의 빛은 외마디 비명 같은 꼬리 남기며 사라지고 포도원을
서성이던 가슴엔 시작도 끝도 여반장이라 기포처럼 선명하게 흩어지는
향방을 모르기는 바람뿐 아니다 그가 동하면 서요 서하면 동이라 허물은 부스러기라도 벗어내야 하고 용서는 티끌이라도 탓하지 않으니 봄을 맞아
제 몸을 터뜨려 순례를 시작하듯 짓누르는 무게의 침묵을 벗으라 얍복 나루에서 환도뼈 꺾이리니
가죽옷을 짓고 무화과 잎으로 가린다고 덮이랴 유리 천정 위에 서면 수치가 드러나리니 오호, 통재라! 신이여 나의 허물을 용서하소서 고백의
수직 물관을 당겨 거북등 같은 허물을 채우리니 한 생을 부리며 허세로 휘적이던 때 묻은 옷자락을 그의 강가에 벗어내려 하네
포도원 문 열고 들어선 별이 기억의 지층을 씻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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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연 시인의 방
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249)/////// 제12회 국민일보 신춘문예 신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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