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강의 - (118) 언어의 집 만들기 - ③ 합성 혹은 충돌 3-3/ 문학박사 전기철
언어의 집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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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합성 혹은 충돌 3-3
시인은 ‘인간의 두뇌는 보잘것없다. 자신 속에 진리가 없고 길도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는 창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아인슈타인 등은 자신 안에는 이미 새로운 것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밖에서 새로운 것을 찾았다.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더 많은 것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를 쓰기 위해서는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하고, 수많은 이미지나 낱말들을 채집·사냥하여 만져보고, 들어보고 맛을 느껴보아야 한다. 그만큼 시인은 말들을 현장에서 직접 조사해서 모아야 한다.
현장 속으로, 브나로드!
이런 노력 없이 생생한 시를 쓸 수 없다. 그러므로 취재를 할 때 아주 다른 여러 환경에서 말들을 가져온다면 합성이 보다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다.
[연습 11] 다음 소재를 합성하여 재구성하되 a, b, c의 소재들에서 낱말들을 골라 각각 한두 개의 문장을 만든 다음 그들을 하나의 주제로 다시 합성해보시오.
① a에서 수집한 소재 : 콜라, 그래프 밖, 커피숍, 머릿속에 파리가 들끓다
② b에서 수집한 소재 : 담배, 인형공장, 수도꼭지에서 번지점프를 한다
③ c에서 수집한 소재 : 헛구역질, 종이배, 금지된 것들로 가득한 심장
그렇다면 다양한 소재는 어디에서 어떻게 모을 것인가. 무엇보다도 메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더라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그 사람은 시를 쓸 수 있는 자질이 갖춰져 있고, 좋은 시, 다양한 시를 쓸 수 있는 능력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거나, 보이는 것이나 듣는 것, 맛보는 것, 만지는 것 등 무엇이든지 메모를 해둔다면 그 말들 속에서 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집한 말들을 합성하되 새롭고 풍성한 느낌이 나도록 이어나간다. 메모할 때는 늘 다양한 장소와 사람, 시간이 한 메모장에 함께 들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여러 이미지나 리듬을 하나의 시 속에 합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시는 풍성한 언어의 교향곡이 된다. 새로운 장소와 사물, 시간은 우리를 새로운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새로운 이미지나 리듬은 우리의 영혼을 신비롭게 한다.
[과제 3] 다음 주어진 소재들로 시를 쓰시오. 낱말들을 합성하기도 하고 감각들을 합성하여 자료를 만든 다음 쓰시오. 특히 시를 처음 써보는 분은 한순간의 장면이나 풍경을 그대로 적은 다음 설명적인 부분을 삭제하시오. 그리고 문장이 연결되지 않아도 되므로 산문적 설명은 넣지 마시오.
① 네 얼굴이 인형놀이를 하네
② 아버지 ( )
③ 지갑 속에서 눈을 뜨다
④ 파도치는 목소리
⑤ 허수아비 ( )
⑥ 기도
⑦ ( ) 손(금)
⑧ 발자국을 줍는다
⑨ 자전거를 타다
⑩ 구름의 긴 다리
⑪ 창문으로 날아든 나비 한 마리
⑫ ( ) 종이배
⑬ 손수건의 수군거림
⑭ 가난한 사람들에게 풀밭을 선물하고 싶어요
⑮ 뒤숭숭하다
⑯ 과거를 수집하다
⑰ 시간의 뼈
⑱ 천 개의 빗방울
⑲ 철학에 몰두하는 신발
⑳ 휘파람이 새처럼 날다
< ‘언어적 상상력으로 쓰는 시 창작의 실제(전기철, 푸른사상, 2020)’에서 옮겨 적음. (2020.11.14. 화룡이) >
[출처] 시창작강의 - (118) 언어의 집 만들기 - ③ 합성 혹은 충돌 3-3/ 문학박사 전기철|작성자 화룡이의 행복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