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자전거 도둑 (이준형)
인천과학고 14기 1320 이준형
내가 처음 자전거 도둑이란 책을 접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때 도서관에서가 아닌가 싶다. 당시에 이 책은 매우 많은 곳에서 추천도서 및 권장도서로 지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도 학교 도서관에서 자전거 도둑을 읽었었지만 원래 저자보다는 책제목에 관심이 많은 터라 자전거 도둑이 박완서 작가의 작품인 줄은 국어 선생님께서 수행평가 소개를 하면서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설명하실 때 알게 되었다. 그 때 책을 읽어보고서는 자전거 도둑이 단편소설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무슨 책이 이렇게 짧은지 혹시 2권이 있는지 의심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이 독후감을 쓰기 위하여 인터넷에서 자전거 도둑의 원고를 내려 받아 다시 읽어 보았다.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터라 예전보다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제부터 내가 읽은 자전거 도둑의 독후감을 써 내려 가도록 해 보자.
우선 주인공 수남이는 고등학생이지만 전기용품 도매상에서 부지런히 일한다. 한창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 할 나와 같은 또래이다. 수남이는 학교에 다니는 자신또래의 아이들을 볼 때마다 부러워 하지만 열심히 일한다. 수남이에게 근면, 성실 이라는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수남이의 부지런함을 높이 사신 것인지 주인 할아버지는 수남이를 무척이나 귀여워하며 손님들에게 수남이가 열심히 일하고 내년에 시험을 봐서 야학에 들어가기 위해 밤마다 공부를 한다고 자랑한다. 실로 공부를 하지 않던 수남이는 열심히 공부를 하라는 뜻으로 알아듣고 형의 교과서나마 조금 읽는다. 수남이의 형은 돈을 벌기위해 집을 나왔지만 돈을 벌지 못하자 시내 양장점을 털어서 고기와 옷을 싸들고 한밤중에 몰래 집을 찾아온다. 그리고는 다음날 찾아온 순경에 의하여 끌려간다. 이를 보고 충격을 받은 수남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도둑질만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굳게 다짐한 채 상경하게 된다. 오늘 인터넷 뉴스를 보니 군대에 가는 아들에게 점퍼를 사주기 위하여 소매치기를 하다가 붙잡힌 중년 여성에게 법원이 선처를 내렸다고 한다. 이와 같이 가난한 이들이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하여 행하는 도둑질 특히 이 소설에서 수남이의 형이 장남으로써 동생들을 위하여 훔쳐서까지 고기, 옷 등을 가지고 가야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하지만 형이 도둑질 때문에 감옥에 갔다는 사실을 통해 절대 도둑질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한 수남이가 대견스러운 마음이 든다. 어느 날 수남이는 자전거를 가지고 배달을 갔는데 어느 아저씨가 세워둔 자전거가 바람에 넘어져 자동차에 흠집을 내었다며 보이지도 않는 흠집에 얼굴을 들이밀며 수리비로 5000원을 내놓으라고 한다. 보이지도 않는 흠집에 돈을 내라니... 억지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다. 바람을 핑계 삼아 남의 돈을 뜯어내려는 특히 어려운 집안사정 때문에 상경하여서 열심히 일하는 수남이와 같은 아이를 괴롭히는 그 아저씨는 대단한 악질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자동차 주인은 5000원을 내놓으라며 수남이의 자전거를 자물쇠로 잠궈 놓는다. 수남이는 주변사람들의 부추김에 자전거를 들고 도망친 뒤 자물쇠를 부수어 내는데 성공한다. 주인 할아버지도 잘하였다며 수남이를 칭찬한다. 나도 수남이가 잘못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저 “잘했다.”, “그나마 운이 좋았다.”라는 생각만이 들 뿐이었다.
하지만 수남이는 자신이 한일이 과연 옳은지에 대하여 고민하게 된다. 나와 같았다면 그 아저씨가 있지도 않은 흠집을 내었다고 하였을 때부터 단번에 따지고 들었을 텐데... 한편으론 당하기만 한 수남이가 바보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또 그런 말도 안되는 수작에 당하였다는 것이 억울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수남이는 터무니없기는 하였지만 5000원을 내고 찾아와야 했던 자전거를 그냥 가져왔다고 해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너무 순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가볍게 훈계하지 않고 이 일을 칭찬한 주인 할아버지의 행동은 나또한 지나쳤다고 생각되지만, 이 일로 인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도둑의 피가 흐르는 것은 아닌가? 하고 고민하던 모습과 도둑질 할 때 느낀 쾌감을 두려워하면서 “앞으로 도둑질을 계속하게 되면 어쩌지?” 하고 고민한 것이 나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도둑의 도둑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혹은 부당한 이유로 강제로 빼앗긴 내 물건을 내가 찾아오기 위하여 도둑질 한 것은 내 것을 훔쳐간 이로부터 되 훔쳐온 것이므로 도둑질이라기보다는 정당치는 않지만 되찾아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슬람 코란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유명한 문구가 적혀있는 것처럼 내 생각으로는 “떳떳한 일은 아니지만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수남이의 순수성을 다시 느낄 수 있는 대목이 아니었나 싶다. 결국 수남이는 자신의 행동을 꾸짖지 않고 칭찬한 주인 할아버지 곁을 떠나 도덕적으로 이끌어 줄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게 된다. 자신을 도덕적으로 이끌어 주실 분을 찾아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수남이가 괜한 걱정을 하면서 고민이 빠진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드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