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교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지난 말레이의 시간들이 코나의 두달반 보다 더 길고 꿈만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말레이의 시간이 어렵고 힘들었습니다. 사실 쿠알라룸푸르 선교사님들 수련회는 정말 은혜롭고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지체들과 함께 섬기는 수련회는 선교사님들이 변화되는 놀라운 역사들을 눈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두의 간증처럼 선교사님들 보다 우리가 더 큰 은혜를 받고 기뻐 뛰었습니다. 그런데 이 수련회를 마치고 쉬게 해주실 줄 알았는데 선교사님들의 몸을 세우라는 말씀 앞에 그 때 부터 힘겨운 씨름과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했습니다.
은혜받았지만 선교사님들을 몸의 모임으로 엮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달가운 요구가 아니었습니다. 쉽지 않은 이국의 생활 속에 예민한 한국인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하나로 엮이는 것은 정말 쉽지않은 일이었습니다. 첫번째 월요모임에는 수련회에서 은혜받았던 분들이 예상 보다 많이 참석하여 기대가 부풀었지만 두번째 참석 부터 몸의 성격을 알고 뒤로 물러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수련회에 유일하게 평신도로 참석하였던 이주아집사님 가정 때문에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자 모임에 평신도를 집어넣은 것에 반발하여 거부반응을 보이고 보이콧하였습니다.
그래서 몸모임을 위해서는 이주아집사님을 빼야 하였지만 주님의 생각은 우리 생각과 달라서 이 분을 통해 선교사님들을 시험하고 다루시는 걸림돌로 사용하셨습니다. 또 말레이시아에 터줏대감이신 김기홍목사님을 제외하지 말라는 음성 때문에 김목사님과 골프회동도 가지고 이후에 반대하시는 사모님을 식사에 초청하여 설득하는등 신경이 쓰이는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몸모임 때문에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신경쓰이고 소진되는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나마 첫번째 모임까지는 시베리아목장이 함께 하였지만 두번째에는 모두가 떠나고 저희만 남아있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선교사님들에게 몸모임은 무리한 요구였고 실행하기에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제 책이 나오자마자 말레이시아를 택하여 수련회를 열고 또 그곳에 몸모임을 가지게 하신 일은 저의 앞으로의 사명과 부르심에 관한 말없는 말씀하심의 시간같았습니다. 주님께서 제게 원하시는 사명은 대중을 깨우는 부흥사 같은 일이 아니라 들림받을 영광스러운 신부를 모으고 하나되게 하는 부르심임을 말없는 말씀으로 들려주시는 것같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