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에게
나희덕
느낌적 해석
자신의 존재와 성장은
부모의 은혜로 이루어졌다.
부모의 사랑과 헌신은
말없이 끈끈하게 자식이 무탈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자양분을 자식을 위해 쏟아주었다고 생각한다.
부모는 나를 밟고라도 올라갈 수 있다면
등이라도 기꺼이 내어주는 사랑임을 깨닫는다.
부모의 주름이 늘어나고
거칠거칠한 손을 보면서
흙을 좋아하는 벌레도 없고
자신을 키우느라 정작 당신은 빈 그릇이 되었다.
나무의 푸르른 줄기처럼 성장한 건
온전히 부모의 덕이었음을 깊게 깨닫는다.
뿌리로부터
나희덕
느낌적 해석
성장해 나간 작가는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었다.
뿌리에게 양분을 주어 자라난 줄기와
무성한 잎을 내고 더 높이 오를 때쯤
뿌리와는 점점 멀게만 느껴진다.
흙으로부터도 멀어지고 있다.
꽃잎을 내어 화려한 시기도 있었으나
꽃잎은 흩날려버리고 말았다.
한때는 먹음직스러운 열매를 맺었으나
열매도 곧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잎새마저 바람에 흔들리고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뿌리의 신도였는데
철옹성 같은 뿌리와 흙이 금이 가고
뿌리의 신도에서 이별도 준비한다.
아들은 아버지를 버려야 진정한 아들이 되듯
뿌리에서 떠나야 한다.
이마로 하늘을 이고 있는 저자는
자신의 몸이 가벼워짐을 느끼며
뿌리를 세모로 해서 추진체를 달아
바람을 가르고 날면 무소의 뿔처럼 홀로 허공을
날아야 한다.
연꽃이 진흙에서 물을 뚫고
하늘 위에서 피듯
저자는 초월적 삶을 꿈꾸는지도 모른다.
그 길이 보이기도 하는 것 같은데
허공에서 길을 잃어버린 지 오래된 사람
카페 게시글
詩 공부반 -쓰리-고-
뿌리에게 뿌리로부터 - 느낌적 해석
하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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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6
25.05.03 13:05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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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의미 있는 해석이네요.
열심히 참여해 주시고 열심히 공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다른 느낌으로 해석 잘 읽었습니다.
뿌리에게, 뿌리로 부터,
뿌리에게로 삼부를 쓰고 싶은데 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