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저 이름 없는 흑색왜성
서서히 꺼져가는 작은 변광성
빛조차 내뿜지 못하는 블랙홀
보다도 작디작은 태양의
작은 식솔 중의 하나인 나는
지구이올시다.
태양계 밖에서 보이기는커녕
너무나 작아
식솔의 가장에게도,
같은 식솔 중의 큰형님에게도,
나는 그저 무시 받는 처사이올시다.
철 대부분에 규소를 넣고
산소와 수소를 뿌린 뒤
금붙이들을 대충 흩뿌린 다음
가장 중요한
세포를 한꼬집 넣어 만들어진 것이
나 지구이올시다.
비록 먼지만큼 작지만
수십 경(京)개의 생명력을 품고
수백 조(兆)마리의 사랑을 응원하며
팔십억 명의 희노애락을 지지하는
나는 지구이올시다.
이 시를 쓴 사람
이 시를 읽은 사람
이 시를 읽을 사람
이 시를 낳은 언어
모든 것을 품고 사랑하는
나는 지구이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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