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현대소설, 마카무라 미츠오, 유은경 옮김, 동인, 1995.
이 책은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일본 현대소설의 흐름을 개관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역자 서문’에 의하면 이전 시대를 다룬 저자의 <일본의 근대소설>이 출간된 것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이어지는 시기를 다룬 <일본의 현대소설>은 책이 출간된 1968년까지의 소설사를 다루고 있다. 대략적으로 일제 강점기의 일본 왕이었던 히로히토(裕仁)의 연호인 소화(昭和, 쇼와) 시대(1926~1989)의 소설사를 개략하면서, ‘작가에 대해서 또는 작품에 대해서 그 시대적 배경이 미친 영향과 함께 풍부한 이론과 비평 정신에 뒷받침된’ 저자의 견해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고 하겠다.
실상 일본의 근대문학사는 우리 문학사를 다루는데 있어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여겨지는데, 이 책에서 다룬 시기는 바로 일제 강점기를 지나 해방으로 이어지는 우리 역사의 격변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제 강점기에 해당하는 시기를 포함하고 있어 일제의 통치가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근대 문인들 상당수가 그 시기에 일본 유학을 경험하여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일본 문단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주지하듯이 근대 이전의 일본은 무인 중심의 정치가 펼쳐졌으며, 명치(明治, 메이지) 시대(1868~1912)에 강력한 제국주의 정책을 펼쳐 주변국을 침략했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저자는 소화시대 이전의 일본의 소설은 개인의 경험과 내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이른바 ‘사소설(私小說)’의 경향이 주류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에서 전개되었던 현대소설사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이 책에서는 먼저 ‘토양과 환경’의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1920년대에 접어들면서 이전의 사소설과는 다른 ‘신감각파’의 경향이 대두하기 시작했으며, 사회주의의 흐름에 영향을 받아 일본에서도 ‘프로레타리아 문학’이 한때를 풍미했음을 적시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도 일제의 탄압으로 ‘카프’로 대표되는 프로문학이 퇴보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와 비슷하게 일본에서도 제국주의 정책의 거센 압박으로 인해 강력한 흐름으로 전개되었던 프로문학에서 탈퇴하는 작가듫의 ‘전향’이 뚜렷한 흐름으로 나타났음을 보고하고 있다. 그로 인해 사회적 색채를 탈피한 문학의 흐름이 이른바 ‘문예부흥’이라고 칭해질 정도였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 ‘1930년대’의 문학사를 개관하면서 주요 작가와 소설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1945년 패전국으로 전락하면서 혼란스러웠던 문학계의 상황도 개략하고 있다. 일본의 패망 이후 새롭게 등장한 ‘신인작가의 출현’과 ‘전후문학의 전개’를 서술하면서, 신문 연재소설과 대중문학 등이 부상하는 ‘풍속소설의 융성’으로 현대소설사의 흐름이 전개되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일본 작가들의 소설 작품을 읽으면서 내용이나 형식의 면에서 독특한 점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일본 소설사의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하겠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