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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고, 어김없이 가야산 여름캠프도 다가오고 있다.
한 달 전부터 여름 캠프 공지가 카페에 떴지만 마음은 한없이 눅눅해진다.
올 해도 갈 수 있을까?
작년에 이명으로 고생을 해서 염려하는 맘도 있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건들이 내 맘을 무겁게 하고 있었다.
그래, 올 해는 쉬자!
그러나 여기저기서 흔들어 대고 있다. 흔들린다. 자꾸 흔들린다.
왕십리에서 예배드리고 올 때마다 흔들림이 심하다
50%, 70%... 점점 가는 쪽으로 기울다가
출발 전전날 장권사님과 긴 통화를 한 후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나긋나긋, 조근조근 설득하시는 장권사님...
너무 힘들면 왔다가 중간에 다시 가라고까지 하신다. ㅎㅎ
미풍인 줄 알았더니 강풍도 아닌 슈퍼울트라 태풍이었다.!!
그러나 흔들림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보고픈 지체들 때문이다.
지상의 교회에선 이미 오래 전에 용도폐기 당한 십자가!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으며, 세상의 능력도 없고 힘도 없어
조롱과 멸시를 받는 그 예수만이 참이고 생명임을 알아
변방으로 쫓겨나와 마지막 보루인 가야산 캠프로 밀려 온 지체들!!
그들과 함께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2박 3일을 지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이다.
때론 안타까워하고 탄식하며 아파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지체들의 당연한 반응이기에 우린 그 모임을 이토록 사모하는 것일 게다.
아무에게도 말 못하는 자신만의 아킬레스건이 있을 것이다.
다 무너져도 그것만큼은 뺏기고 싶지 않은 그 무엇!
어떤 이에게는 자식이 될 수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명예가 될 수 있다.
또 누군가에게는 돈이, 건강이, 자존감이, 인정 등이
자신을 이 땅에 살게 하는 이유이다.
이번에 알았다. 내가 그토록 붙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하나님마저 그것만큼은 눈감아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던 것의 실체를!
7월 30일 갑작스레 대학동창 번개모임을 갖게 되었다.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4명의 친구 외에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임이었다.
20여년 만에 만난 친구도 있고, 13년 만에 만난 친구도 있다.
그러던 중 한 친구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태생부터 나와는 다른, 금수저 물고 태어나 생의 결핍이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을 그 아이.
대학 졸업하자마자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후 통역사와 번역 일을 하다가
한국이 너무 답답하다고 다시 공부하러 프랑스로 떠나서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40살에 7살 연하의 프랑스 남자 만나 지금은 아들 하나 낳고 런던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까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그 애와 나의 삶의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하며, 그 친구를 부러워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친구가 이번에 장편소설을 내서 올 8월 1일날 출간한다고 한다.
순간 거대한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듯 아찔하며 어지러웠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 애는 학교 다닐 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고, 문학에도 관심 있어 보이지 않았다.
유유상종이라고 그 아이는 늘 끼리끼리 그 부류 아이들과 놀러 다니기 바빴다.
소설만큼은 그 아이 영역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난 그 자리에서 단체 카톡방에, 내가 읽은 후 인터넷 모든 서점에 서평을 써 주기로 약속했다.
좋은(긍정적) 서평의 역할이 어떤지는 이미 알고 있기에 백만부 판매에 일조를 하겠다며 떠들어댔다.
비겁한 나는 속마음을 숨긴 채 오버하며 축하했다.
아~ 이 비열함이라니!!!
이미 오래전에 그것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
내겐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별이었다. 재능도 없으면서 욕망만으로 보냈던 헛된 세월이란 것을 이젠 알고 있는데
왜 난 이토록 화가 나는 것이지? 미칠 것 같았다. 숨이 막혀왔다. 밤새 한 잠도 자지 못하면서 가슴을 쥐어뜯었다.
아직도 세상을 기대하니? 네가 죽었다고?....
난 여전히 시퍼렇게 살아 있었다.
이젠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하다고 생각했다.
그 어떤 것도 나의 것이 없음을 알고 있다.
생명조차도 나의 것이 아님을 알고 있는데 그깟 소설 하나!!!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일단 읽어보아야 한다.
집으로 오는 길에 휴대폰으로 책을 주문했다. 8월 3일날 배송예정이라고 한다.
3일을 석달이나 되듯이 간절히 기다렸고, 드디어 예쁜 표지의 책이 두 손에 배달되었다.
300여 쪽의 책을 읽으면서 난 흠집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플롯은 엉성하고, 서사도 약하다. 문장은 찰진 맛이 없고 인물의 형상화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건과 사건의 개연성이 떨어져서 흡인력도 약하다. 서술어의 시제도 흔들리며 단조롭다.
한 문장에 동어반복이 적잖이 사용되어서 가독성이 떨어진다. 돈 주고 사기엔 너무 아까운 책이다.
2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출판사는 출판의 철학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라도 난 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었는지 모른다.(아~ 이 사악함이라니!!!)
그러나 프랑스를 무대로 한 그 작품은, 20년넘게 프랑스에서 산 그 친구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이다.
무엇보다 나를 절망케 한 것은 치열한 취재 흔적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머리만 굴리며 쓴 글이 아님을 보았다.
적어도 돈이 많고 시간이 남아, 심심풀이로 쓴 글은 아니었다.
20년만에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만 해도 난 당당했다.
나에게는 결코 너희들이 갖지 못한 보물이 있다고.
너희들은 세상의 부와 명예를 자랑할지 몰라도,
내겐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는 보배가 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난 그 소설 하나에 무너지고 말았다. 참담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심신이 너덜너덜해져서 만신창이가 되었다.
당당히 나갔을 때와 달리, 인생의 낙오자라는 꼬리표만 붙여갔고 돌아왔다.
그러기에 세상에서 힘든 전투를 벌이고 있는 지체들의 만남이 더욱 간절해졌다.
그리움...!!
생과 사의 경계에서도 말씀 하나 붙들고 하루를 천년같이 살아가고 있는 자매가 있는가 하면,
원치 않는 질병으로 수개월을 병원에 있다가 겨우 일상에 복귀한 형제들도 있다.
우린 모두 세상 싸움에서 지고 만 패잔병들이다. 그들이 모여 벌이는 축제!!
그러나 우리가 진정한 승리자임을 2박 3일의 여정에서 다시 확인했다.
8월 5일 아침 8시에 장권사님 댁에 모여 찬주 포함 11명이 출발하여 가야산에 도착하니 오후 1시20분경이다.
각자 배정된 숙소에 짐을 풀고 있자니 곧 이병태 집사님이 모습을 드러냈다.
반가운 마음에 두 손 잡고 인사를 나누었다.
몇 번의 수술을 해서 이제 터미네이터가 되었다며 훈장처럼 왼팔의 수술 흔적을 내보인다.
민균이 이야기, 아내 이야기 등 점점 가족들, 형제들에게서조차 왕따가 되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그냥 짠해 온다.
반면 그럴수록 더욱 선명해지고 단단해져 있는 믿음의 모습이 부러워졌다.
일상은 지리멸렬하지만 맞으면 맞을수록 더욱 힘차게 도는 팽이처럼,
조롱하면 할수록 꿋꿋이 서 가는 모습이 큰 바위처럼 든든했다.
“내가 로또라도 당첨되었다면 여기 왔겠어요? ㅎㅎ”
폭소가 터진다. 그래, 우린 로또조차 외면해 버린 초라한 인생들이다.
-영의 양식 뿐만 아니라 육의 양식도 얼마나 풍성하였던지^^-
저녁을 먹은 후, 2층 세미나실에 모여 간식을 먹으며 교제가 시작되었다.
(여기서 잠깐! 가야산 호텔 식당에서 먹는 식사가 얼마나 맛있고, 우아하고 럭셔리한지는 앞으로 생략하겠다.
이미 그 맛을 알아버린 우리들의 멕시코 황영계님이 침만 꼴깍꼴깍 삼키는 것은 지체로서 예의가 아니기에...)
삼삼오오 모여서 얘기를 나누다 장로님께서
“우리는 죄를 지을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긴 말씀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불순종 아래 갇혀 이미 허물과 죄로 죽은 자이지만 하나님께서 당신의 언약 속에 있는 소수의 어떤 자들을 끌어내어 죄와 무관한 자로 만드셨음을 상기시켜 주셨다. 그러나 이 역사를 살아가는 동안 복음의 현실은 우리를 투쟁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성령의 검과 구원의 투구 등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고서...
그렇게 창세기의 아담으로부터 시작해 가인과 아벨, 노아, 아브라함, 모세 등 이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언약이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 말씀하셨다. 살아온 걸음걸음마다 그분의 피가 발견된다면 우린 성도가 맞다.
출애굽해서 1주일이면 갈 수 있는 가나안을 광야 40년을 돌고 돌게 하신 이유, 이 고달픈 인생을 살게 하신 그 이유는 난 도저히 불가능한 자임을 깨달아 그분의 은혜만을 붙잡게 하는 것이다. 이미 묵시 속에 완료된 존재가 이 역사를 살고 있는 이유이다. 날마다 묵시가 현실을 침노하기에 우리는 종말을 현재로 살아가고 있으며, 그것은 고난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로님의 말씀은 계속 진행되고 있고, 내 오른쪽 귀에서는 장로님의 마이크 소리보다 더 크게 이명이 울리고 있다. 해발 580m의 높이에 내 귀는 아직 적응되지 못했다. 속은 메스꺼워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다. 머리는 어질어질 흔들거리며 두통이 시작되었다. 순간 눈앞이 핑 돌아 앞이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머물었다간 응급실에 실려 가는 것은 아닐지 두려워 살금살금 내려왔다. 그 때 시각이 10시쯤 되었을 것이다.
-밤마다 치맥을 먹고 마시며 교제를 나누었던 우리들의 호텔 가든-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가 아니라
‘나는 이 캠프의 후기를 쓰고자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이 캠프에 왔지만 그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니 죄송할 따름이다.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내가 나온 뒤 질문하고 답하며 11시 40분까지 있다가,
치맥(치킨과 맥주)을 시켜서 호텔 가든으로 나가 새벽 2시반까지 먹고 마시며 교제를 나누었다고 한다.
먹지도 못하고 말씀을 듣지도 못한 나는 억울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어쨌든 아픈 것은 손해다. 육신이 연약한 내 잘못이니 누구를 탓할까!!
다음날 역시 우아한 아침 식사를 한 후 각자 원하는 대로 오전 시간을 자유롭게 보냈다. 등산을 하거나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기도 하고 나처럼 게으른 이는 그냥 간식을 먹으며 2층 세미나실에서 오랫동안 품었던 말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처음 만났음에도 아주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는 듯한 이 기시감(dejavu)은 뭐지?
-서머나 만인의 아기 양찬주 : 이렇게 컸어요-
세상 사람들은 도저히 알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그 비밀!
진주를 발견한 후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보배를 소유한 진주장사처럼 우린 그 보배 이야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그 진주를 발견하기까지 어떤 지난한 과정이 있었는지 그 눈물겨운 사연에 우린 같이 공감하고 때론 분노하고 웃기도 하였다. 그 과정이 없었다면 이 보배의 가치를 제대로 알기나 했을까?
거짓 사랑과 위장된 복음에 속은 우리는 너무 오래 거기에 길들여져 있었다. 나의 열심과 노력으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성급한 갈망은 점점 더 병들게 하였다. 그것을 치유할 방법은 자기 부인과 그분의 긍휼임을 알고 있지만, 태생적으로 선악과 따먹은 우린 여전히 나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하고자 발버둥치고 있다.
세상에서 부서지고 뭉개져 이곳에 모인 우리들은 부끄럼도 잊은 채 과거에 가졌던 탐욕의 파편들을 진설해 놓았다. 결코 잡을 수 없는 허황된 희망뿐임을 서로의 고백 속에서 발견하고 힘을 얻는다. 그래, 우린 그런 존재야. 그래서 우리에겐 오직 예수만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
광야 40년 동안 이스라엘 민족을 구름 기둥 불기둥으로 인도 하셨듯, 각자의 삶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께서 이끌어 오셨는지 우린 눈물로 나누었다. 세상 사람들에겐 말조차 꺼내기 힘든 출생의 비밀(?)마저 우리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아들 만들기 프로젝트의 재료일 뿐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고 또 저녁시간을 맞이했다.
가야산에서의 시간은 화살이라도 매달아 놓은 듯 어찌 이리 빨리 갈까?
저녁을 먹은 후 7시부터 이장우 목사님의 특강이 시작되었다.
주제는 '교회는 무엇인가?' 이다.
먼저 찬송가 210장(시온성과 같은 교회)과 243장(저 요단강 건너편에)을 부른 후 강의가 시작되었다
‘시온 성과 같은 교회 그의 영광 한없다 허락하신 말씀대로 주가 친히 세웠다.
반석위에 세운 교회 흔들자가 누구랴 모든 원수 에워싸도 아무 근심 없도다‘
교회가 무엇인지는 이 찬양을 1절부터 3절까지 묵상하며 찬송해 보면 알 것이다.
찬양을 하면서 난 울컥해지기 시작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이름, 교회!!
‘저 요단강 건너편에 화려하게 뵈는 집 나를 위해 예비하신 집일세
강가에는 생명나무 꽃이 만발하였네 주의 얼굴 그 곳에서 뵈오리
주의 얼굴 뵈오리 주의 얼굴 뵈오리
슬픔 하나도 없고 금빛 찬란한 데서 구속하신 주의 얼굴 뵈오리‘
전국 곳곳에서 오직 말씀 하나 붙들고 한 자리에 모인 지체들과 함께
1절부터 4절까지 가사를 묵상하며 찬양을 하다 보니 언젠가 도래할 미래의 천국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가 천국임을 누리는 시간이었다.
이어서 강의가 시작되었다.
교회가 무엇인지는 이미 카페에 실린 교회에 관한 글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교회란 지식으로 충분히 알고 있고, 교회에 대해 서로 이야기 나눈다고 교회가 되는 것이 아님을
성경을 통해 살펴보았다.
‘광야 교회’로 시작하여 ‘교회의 예배’와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는 교회’,
‘하나님의 피로 산 교회’,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단락으로 나누어 강의는 이어졌다.
광야 교회란 세상이라는 애굽에서 하나님의 언약과 어린양의 피로 끌려 나온 자들을 말한다.
그런데 그런 언약이 성취되는 배경은 인간의 불신앙과 불순종이 배경이 됨으로 어린 양의 희생의 공로만 드러나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드러나지 않으면 아무리 웅장한 건물을 갖고 수십만의 사람들이 있으며, 세련된 악기와 다양한 프로그램과 달콤한 설교가 전해진다 해도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 날마다 불순종과 불신앙으로 무너지고, 날마다 어린양의 피로 세워지는 교회. 그 피로 우리를 처소 삼아서 그분이 내 안에, 내가 그 분 안에 거하는 이 아름다운 연합이 교회인 것이다. 한 마디로 교회란 하나님의 자기 처소 만들기이다. 그러기에 교회는 음부의 어떤 권세도 무너뜨릴 수 없다.
2시간 20분 동안 말씀이 전해졌다. 난 계속 교회에 대해서, 모세의 노래 바로 어린양의 노래 그 새노래만을 듣고 싶고, 하고 싶었지만 시간은 똑딱똑딱 잘도 간다. 세상에서 허투루 보낸 허접한 시간들, 자투리 시간들을 모두 모아 찰지게 반죽하여서 고무줄처럼 길게 늘려 다시 2박 3일 예수 이야기만 듣고 싶다. ‘여기가 좋사오니...’하면서 멈추고 싶은 시간. 영원 같기도 하고 찰나 같기도 한 시간이 그렇게 흘러가고 말았다. 지독한 목마름이 해갈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마시고 또 마시고 싶다. 그 피를, 그 은혜를, 그 사랑을...
목사님이 하신 말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이 있다.
“여러분들은 이미 성경지식이 충분히 넘치고 있습니다. 그 분께만 집중하십시오. 그분께 집중 안 하기에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이 말씀 저 말씀 듣고 있지 않나요? 2박 3일 모두 끄고 오직 그 분의 사랑에만 거해 보세요. 성경을 통해 그 분께서 직접 하시는 말씀이요. 내 설교 안 들어도 좋습니다. 안 듣고 있는 것 알고 있지만 ㅎㅎ 너는 내 안에, 나는 네 안에... 이미 여러분 안에 처소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쿵했다. 내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한동안 제3자를 통해 듣는 예수에 몰두해 있었지,
직접 성경 말씀을 통해 내게 들려주시는 세밀한 그 분의 음성을 게을리 하고 있었다.
그래,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자!!
찬송가 564장(예수께서 오실 때에)을 부른 후 강의는 끝났다.
(이 찬양도 미치도록 좋아 오늘 하루 종일 흥얼거렸습니다.
너무 길어져서 가사는 생략~ 찾아서 한번 불러 보세요.^^)
강의가 끝난 후 모두 호텔 정원으로 나와 또다시 치맥을 먹고 마시며 캠프 마지막 밤을 맞이했다. 백진삼 집사님의 큰 아들 성민이가 기타연주를 시작하였다. 음악에 문외한이라 그 실력을 가늠할 수 없지만 대단하다는 것, 심금을 울린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 백집사님과 아들의 부자(父子) 연주에 이어 우린 다같이 찬양도 하고 가요도 부르며 메마른 가슴을 적시기 시작했다.
“여기에 모인 우리~”로 시작해 노사연의 만남과 양희은의 아침이슬, 사랑해 당신을, 연가, 사랑을 위하여 등 수업이 많은 가요를 부르다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를 부르며 합창을 끝냈다. 치맥을 먹든, 가요를 부르든 그 어떤 것이 우리를 묶으며 정죄할까? 이미 우린 진리 안에서 자유하였는데, 모든 것이 진리를 모형하고 있는데...
우리가 가야산에서 천국 축제를 벌이고 있는 동안 저 바깥세상은 온통 더위와 올림픽 개막으로 떠들썩하고 있었단다.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한반도 자체가 한증막처럼 달구어져 있지만, 우린 한밤중에 추워서 몇 겹의 옷을 껴입고 자야 했으며, 정원에서 노래를 부르며 교제를 나눌 땐 계곡에서 불어오는 찬바람 때문에 이불을 가져와 온 몸을 감싸며 그분이 허락하신 축복을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어느덧 세상에서 지치고 황량해진 우리 마음은 마시멜로처럼 말랑말랑하고 온 세상이라도 품을 듯 너그러워졌다.
체력이 좋은, 아니면 아직도 갈증이 남아 있는 몇몇 지체들은 계곡의 찬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벽 2시 반까지 또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이야기가 후일담처럼 전해졌다^^
시간은 꿈꾸듯 흐르더니 어느덧 마지막 날로 치닫고 있다.
아침은 호텔에서 준비한 뷔페로 럭셔리하게 한 후 2층으로 가 예배를 준비했다.
오늘 말씀은 로마서 5장5~12절로 김성수 목사님의 로마서 강해 49번이다.
이 역사의 삶이란 뱀들의 미인(? 美巳)대회 경연장이다. 뱀들은 지혜롭고 예쁘고 멋지고 가치 있는 뱀을 선발하고 있지만 인간이 보기엔 모두 똑같은 뱀일 뿐이다. 땅꾼들은 1등 뱀, 2등 뱀, 3등 뱀 가리지 않고 잡을 뿐이다. 우리 인간들 역시 똑똑하고 능력 있고 예쁘고 가치 있는 사람들을 분류해 놓고 우열을 가리고 있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엔 똑같은 티끌이고 허무이다. 그 중에서 그 분의 은혜로 건짐을 받는 자만 있을 뿐이다. 그들만이 자신의 실체를 인정하고 그 분께서 뱀이 되셔서 죽으셨다는 것을 믿음으로 깨닫는 것이다.
성도의 현실은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그 약속을 믿는 자들이 성도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진짜 ‘나’가 있는 곳이 현실이지 악몽 속의 가짜 ‘나가 있는 곳은 현실이 아닙니다. 그런데 성경이 진짜 ’나‘는 이미 창세전에 하나님 나라에 완성이 되었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땅에서의 인간들의 이름 내기와 역사 정화의 열심을 가치 있게 여길 수가 없는 것입니다.
난 무엇을 꿈꾸며 바라며 추구하였던가? 잠시 그분의 건지심의 은혜를 잊고 있었다. 무엇이 현실이고 꿈인지 망각했다. 이 캠프를 허락하신 의미가 무엇인지 명료해지는 순간이다. 캠프 전날 겪게 하신 열패감과 절망감을 말끔히 씻게 해 주셨다.
단체 사진을 찍고 마지막 인사를 나눈 후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아쉬움에 더뎌지긴 해도 마음은 풍선처럼 가볍다.
패잔병들의 축제는 아름다웠다. 환난에서 건지심의 은혜를 입은 자가 진정한 승리자임을 확인하였다.
다시 내년을 기약하며 전 세계 서머나 식구들에게 인사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날마다 평강이 있기를... 에이레네!!!
오랫동안 만남을 기다려왔던 군산 식구들 중 임순연 권사님과 김주희 집사님!
오전 내내 몇 시간을 이야기해도 해도 끝이 없던 그 시간들 잊지 않을 거예요.
유년 시절의 아픈 기억까지 쏟아 놓게 한 부드러운 카리스마
서로의 아픔과 상처들을 보듬을 수 있는 그 시간은 참 아름다웠지요? ^^
너무나 아름답고 순결한 믿음을 지닌 박향숙 집사님!
우리 건강관리 잘해서 내년에 또 꼭 보도록 해요.
그대를 생각하면 추운 내 인생에도 온기가 퍼집니다.ㅎ
일본에서 두 아이들 데리고 힘들게 오신 강태욱 집사님~
진리를 알고자 하는 그 갈망의 눈빛이 오래 오래 기억되네요.
선물로 준 예쁜 가방 고맙습니다.
일본 서머나 식구들 응원합니다.
박진성 집사님~
참 반가웠습니다. 선물로 주신 예쁜 부채 여름 내내 들고 다니며 자랑할게요.
우리 미까는 어느새 숙녀 티가 나네요. 예쁘게 잘 자라 준 것 같아 감사해요.
다음 만남을 또 기약해 보겠습니다^^
백진삼 집사님과 손영숙 집사님~
얼마나 반갑고 기뻤는지요
그대들이야말로 진정한 승리자임을 선포합니다 ㅎㅎ
백집사님 건강관리 잘 하시고요, 성민이와 성원이의 기타 연주, 피아노 연주에 반했다고 전해 주세요
손집사님 아프지 말고요(손씨라고 아픈 것도 똑같애 ㅋㅋ)
구성은 집사님과 이경미 집사님, 남명숙 집사님~
많은 얘기는 나눈 것 아니지만 함께 한 시간이 참 따듯하고 포근했어요.
다음 기회가 된다면 왕십리에서 만나도록 해요.
아니면 내년 캠프 때 보도록 하고요
우리 예쁜 은주 집사님~
어느새 4년이 되었나요?
아기였던 하윤이도 많이 컸고 지원이는 어느덧 꼬마 화가의 자태를 드러내고 있네요.
올해는 아버님, 어머님 함께 와서 참 좋았어요. 더 많은 얘기 나누지 못해 아쉬웠네요.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요^^
김죽란 집사님~
이번에 처음 보았는데도 왜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을까요?
보기만 해도 사랑과 웃음이 퐁퐁 터져 나옵니다.ㅎㅎ
집사님의 입을 통해 나온 언어는 그 어떤 슬픔과 고통과 아픔도 웃음으로 화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어요.
그대는 언어의 마술사? ㅎㅎ
언제 또 만날 날 있겠지요?
홍용원 집사님과 이선경 집사님 그리고 윤교~
참 반가웠어요. 왕십리에 한번 오세요
격하게 환영하겠습니다 ㅎㅎ
이성자 집사님~
아직 서머나에서 동갑내기 분을 한번도 만난 적이 없어서 유난히 반가웠답니다.
이제 '용용죽겠지' 듀엣 결성해도 좋을 것 같아요.
같은 길을 걷고 있으니 또 만날 날 있을 거예요.
그날을 기대해 볼게요^^
마지막으로 강구만 장로님~
캠프의 모든 일과 말씀까지 준비하시며 불량 소녀(?) 걱정되어서
미국에서 직접 조달해 온 울트라 두통약까지~ 참 감사드립니다.
무자격자이지만 그 간절함 때문인지 손대고 안수하지 않았어도
둘째날부터는 컨디션도 꽤 좋았습니다.
대구 서머나 식구들에게도 감사드려요^^
이 곳에 다 쓰지 못했지만 제 4회 캠프를 함께 한 서머나 식구들,
참석하고 싶어도 여러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서 마음만 함께 한 식구들
다시 만날 날 기대하며 주 안에서 평강을 기원합니다. 샬롬, 에이레네~!!
첫댓글 결국 육의 씨가 껶여지고
세상에 패잔병으로 마지막을 그 지팡이에 머리를 의지하여 경배한 야곱의삶을 우리도 살게되어있다는
노 목사님의 말씀처럼 ...그렇게 절뚝거리는 모습으로 가야산에 모여
오직 예수그리스도로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패잔병들의 축제 였네요.^^
빈틈없고 세심하고 치밀하게 하나님의약속을 지체님들 속에서 이뤄가심을 보고 깨닫는 감사한 시간들이였습니다.
권사님 후기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어쩜 이리도 생생하게 표현해주셨는지...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저에게는 얼마나 감사한지요^
여러가지로 수고해주시고 준비해 주신 장로님과 왕십리,대구식구들과 다 열거할수 없지만..
식구들의 사랑의 마음과 손길에 감사드려요*^^*
다시 만날때까지 ~에이레네!"
박집사님의 후기도 엄청기다리고 있습니다. 설마 맛만보여주시고 입닦으시는건 아니시져^^
흐흐흐~~~ 난 먹은게 없어서 입닦을 일도 읍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