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후쿠오카
2016년 3월에 조카들이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엄마를 만나러 한국을 방문했다. 우리 가족 중엔 가깝고도 먼 일본여행을 제대로(?) 해 본 사람이 없는지라 이 기회에 여자들끼리(어머니, 나, 내 동생과 두 딸 이렇게 다섯 명)만 일본여행을 가기로 했다. 몸 불편하신 어머니를 위해 자동차를 렌트하기로 했는데, 그러자니 정원 5명이 딱이기도 했지만 아들은 지금 뭘 배우는 중이라 어차피 갈 수도 없어 이래저래 여자들만의 여행을 계획한 것!
오른쪽 핸들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조금 겁이 나긴 했지만 인터넷을 뒤져보니 처음 10분만 헷갈리고
괜찮았다는 의견이 많아 '까짓것! 남들이라고 하는데 왜 내가?' 하는 맘으로 확 일을 저질렀다. 어머니를
위한 휠체어를 준비하고 처음으로 인천공항까지 내가 운전해 그곳에 장기주차를 하고 비행기를 타기로
하고 우리는 무려 출국시간 네 시간 전에 공항을 향해 집을 나섰다.
그리고 공항에 도착해 무사히 차를 장기주차장에 주차하고, 짐을 부치고, 늦은 아침으로 모처럼 햄버거
를 먹은 후 우린 출국수속을 마치고 일찌감치 출국장 앞으로 갔다. 그리고 생전 처음 해 보는 일본여행
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탑승했다.
우리의 첫 일본여행 여정은 원래 이랬다.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 -> 렌트카 픽업 -> 유후인을 거쳐 조금
떨어진 '시미즈 료칸'에서 숙박 -> 다음날 후쿠오카 시내를 돌아다니다 -> 후쿠오카 시내 호텔 체크인
후 -> 시내를 좀 더 돌아다니다 저녁 식사후 호텔로 돌아오기 -> 호텔 체크아웃 후 자동차 반납하고
출국수속
그런데 우리의 계획에 약간의 차질이 생겼으니 다름아닌 공항에서 렌트카를 픽업할 걸로 예상했던
내 생각이 완벽하게 어긋난 것이 그것이었다. 차를 렌트하기 위해선 국제선 터미널에서 무료버스를
타고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해야 했고, 영어가 잘 안 통하니 대충 눈치와 감으로 난관을 헤쳐나가야
했기에 예상 시간을 훨 넘겨서야 차를 인도받을 수 있었던 거다.
그리고 드디어 차에 올라 차를 움직였을 때 방향등과 와이퍼에서부터 헷갈리는 걸 시작으로 한동안
실수를 연발했지만 이성과 침착함으로 찬찬히 운전하기를 익혀나갔다. 그렇게 어리버리하면서도 어
쨌든 하이웨이에 올라섰고, 그 이후론 한국에서보다 훨씬 속도감을 즐기기까지~
한 시간 반 정도 지났을까? 유후인을 들르려고 했던 애초의 계획은 시간 관계상 내일로 미루고 우린
곧장 '시미즈 료칸'으로 향했는데, 도착지에 다다르도록 간판이 보이지 않아 우리는 잠시 황당함 속
에서 설왕설래하게 되었다. 결국 좀 더 아래로 내려가 보니 몇 개의 료칸이 보였고, 그 중에 우리가
그토록 찾아헤맸던 '시미즈'가 떡허니 있는 게 아닌가?
이곳은 유후인에서 조금 떨어진 유노히라라는 곳이고, 조금 한적한 곳이라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곳으로 보였다. 가보진 않았지만 유후인 료칸은 유후인의 번화가에서 가까운
곳도 꽤 많아 접근성은 좋지만 아무래도 조금 시끄럽지 않을까 싶은 우려도 있고, 아무래도 같은
수준이더라도 가격 차이도 있을 듯 해 이곳을 예약했는데, 이층에 방이 잡혀있었던 것만 빼면 모든
게 다 만족스러웠다. 그것도 대단히~
무엇보다 사장님내외분을 비롯 일하시는 모든 분들이 너무도 친절했고, 가이세키정식도 일본음식
이라고 하기엔 조금 짭짤한 맛이었지만 그런대로 맛 좋았고, 온천 역시 동굴로 분위기가 그윽하니
너무 좋았다. 물도 매끈매끈했고, 온도도 딱 맞았고, 노천탕에선 몸을 식혔다 덮혔다 할 수 있어 좋
았고...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목욕 후 방으로 돌아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아주 흡족한 맘으로 우린 잠자리에 들었고, 그렇게 우리의 첫날 밤이 지나고 있었다.


첫댓글 저도 차를 반대 방향으로 몰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 같읍니다. 음식이 아즈 꺌끔히 보아지만, 양이 적어 보이네요. 가까운 가족 여인들 끼리
여행이 참 좋아보입니다.
량이 조금 작아 보이지만 일인분이라 다 먹다 보면 꽤 배가 부르답니다! ㅎ
어머님께서 따님들 손녀들과 일본여행
즐거워 하셨겠어요
일제 물건들 아기자기 예쁘고
음식도 아주 정결하고 맛있어 보입니다
음식양이 조금씩 이지만
여러가지를 먹다보면 배불러 질것 같아요
나는 아직 일본을 가보지 못했는데
일본여행 이야기 재미있어요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 민족의 악감정을 저 역시 가지고는 있지만 일단 일본인들의 교양있는 행동과 차분함, 조용함은 여행자 입장에서 참으로 좋은 점이라 여겨집니다. 그들과 깊은 인간관계를 가질 필요는 없으니까 굳이 인간성 운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ㅎ
누구신가 하니 예전 멤버시네요 여담실서 그동안 뜸 해서 궁금 했어요~~
일본 여행은 조용하고 품격이있고 옛것을 고이 간직해서인지 정말 힐링이더군요
저희부부도 일본서 운전시도하다가 그냥 포기 했어요 사고난다고들 그러더군요
그런데 젊은 자녀들은 단숨에 적응해서 잘 다녔구요
잼난 사진과 소식 종종 올려 주세요~~
네... 아주 오랜 만에 뵙습니다!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종 소식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