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는 일이 많다. 일의 숫자가 아니라 집중해야 할 일이다.
목회초년생일 때 목회신학을 연구하신 학자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목회자가 교회에서 늘 해야 할 일을 32가지라고 하시면서
그게 가능하냐고 강의시간에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일의 다양함을 그렇게 말씀하신 것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그걸
생각하면 답답하고 자신이 없다. 지금은 어떠한가? 21세기
목사는 일이 많은건가 줄어들었는가?
이제 나의 해가 서서히 저문다. 찬란한 낙조(落照)를 맞이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진 않지만 그건 과분한 나의 소망이리라.
훌륭하고 찬란한 낙조는 아닐지라도 부끄럽지 않은 낙조가
되고 싶은 것은 욕심일까? 그저 누가 보더라도 참 인생답게
살다가 간다는 말은 들어야 하지 않을 까? 이런 생각 저런생각이
적지 않게 고민을 하게 하고 매주일 강단에 서야하는 부담과
긴장감으로 매주일마다 설레이고 흥분되지만 소명과 사명이라는
두 단어앞에서 나는 한 없는 감사와 아울러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마음에도 없는 반성을 하느라 진땀을 빼곤한다.
어느 때부터인가 나는 무엇에나 동기(Motivation)가 내 삶을
건강하게 해주는 잣대로 사용하고 있다. 모든 것은 동기에서 시작
된다. 특히 개인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하거나 사소한 일까지
동기를 면면히 살펴본다. 그리고 처음부터 이 사안(issue)의 동기가
정당한 것인지, 옳은 것인지, 합리적인지, 동시에 신앙적인가를
확인한다. 일을 시작할 때도 그렇지만 일이 다 마무리한 후에도
그 때, 동기가 제대로 되었는가를 평가하고 반성한다.
동기가 잘못되면 결과는 뻔하다. 살아온 날들의 하나하나 동기를
살펴본다. 특히 개인과 가정과 교회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했는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서 한 일들인가?
고난 주간 첫날에 아침 설교와 더불어 나의 동기를 살펴본다.
주님, 오늘 "삶의 학교"인 세상살이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내일을 위한 숙제를 얻어서 나의 삶이 행복할 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기쁨을 주는 인생의 걸음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