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목걸이가 하나 있다. 고급스런 천연진주는 아니지만, 나에게 더없이 소중하다. 마음이 목걸이에 묻어 있어서이다.
목걸이 선물은 반지처럼 크기를 맞추지 않아도 되어서인지 쉬이 선물을 하였다. 그 덕분에 목걸이 복이 많은 편이다.
학교시절에는 형부가 외국에 가시면 꼭 처제 것이라며 산호목걸이, 인도의 상아목걸이 등 해마다 사다주셨다. 회사에 다닐 때는 4년 내내같이 단짝인 회사 동료가 내 생일이 돌아오면 여름에는 시원한 옥으로 된 목걸이, 한번은 칠보목걸이, 어느 때는 수정목걸이 가지각색의 목걸이를 목에 걸어 주었다.
그리고 결혼 후에 아이들 아빠가 일본 출장을 가면 목걸이를 사다 주었다. 그러다 보니 내 보석 상자에는 결혼패물 외에도 목걸이만 수복하였다. 그러나 아이들이 엄마 목에 걸린 목걸이를 잡아 당겨서, 자주 걸고 다녀 줄이 약해져서 그 많던 목걸이는 남은 것이 없다.
그런데 요즈음 진주목걸이가 생겼다. 조카가 결혼하면서 그 건물의 진주 가공회사에서 만든 진주목걸이 선물을 받았다. 예전에는 진주가 흔하지 않아 귀한 덕에 고가에다 보기도 힘들지만, 지금은 자연 진주보다 더 자연스러운 양식이 나와서 가격이 저렴 한듯하다. 그런데도 내 눈에 형님이 주신 진주는 하얗게 동그란 알이 꽤 값이 있어 보였다. 그렇지만 그 진주를 갖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 형님이 아시면 서운하겠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진주가 있기 때문이다.
남편이 중국에서 액세서리 생산을 하신다는 어느 분이 주신 목걸이다. 중국에서 양식한 진주를 사 와서 그분 손으로 낚시 줄에 끼워서 만든 분홍색 진주목걸이를 두해 전에 받았다. 그래서 다른 금이나 은장식의 목걸이가 있어도 거의 그 진주를 걸고 다닌다.
그분은 목걸이 외에도 봄이 오면 냉이를 캐어다 주시고, 참나물을 좋아하는 나에게 참나물을 뜯어다 주신다. 가을에는 고향땅에 농사 짓은 쌀가마니를 해마다 내려놓고 간다. 무엇이든 줄 때는 푸짐하고 넉넉하게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을 서슴없이 한다. 그것이 그 분의 복됨인지 중국에서 남편이 하는 액세서리 사업이 잘 되어서 올해는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로 옮겨갔으며 그분 선한 마음이 남은 경사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 베푸는 마음을 닮아보려 한들 어찌 닮을까만 그 사람의 마음 헤아림이라도 간직하려고 그분이 만든 진주목걸이를 걸고 다닌다.
어느 값진 진주목걸이보다 더 진주알 같은 마음을 목에 걸고.
첫댓글 반가워요. 애너밸리님 ^^ 좋은 수필 많이 올리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