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로 돈 버는 것에 대해서 생각 좀 해봤습니다. 처음에 자본 모을 때가 아닌 기존의 주식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이윤 남기기 위한 것이 주식투자의 목적 아닙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부동산 투기하고 구별되지 않습니다. 쌀 때 사서 값 올랐을 때 파는 것 아닙니까?
주가가 오른다는 것은 경제상황이 좋다는 뜻일 겁니다. 그러므로 주식시장이 잘 돌아간다는 것은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것에 대한 결과이므로,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단지 좋은 일에 대한 결과인 것이지, 그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신이 주식투자해서 번만큼 누군가 손해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주식을 산 사람도 더 비싸게 팔면 되므로 그 사람도 손해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사람이 꼭 더 오른 가격에 판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한 그런 식으로 생각해도 끝에 가서는 누군가 다 뒤집어써야 합니다. 물론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그 회사도 살아있으면 되겠지요.
아무튼 주식 사고 팔아서 이윤 남기는 행위는 어떤 생산활동과는 아무런 상관 없습니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돈 놓고 돈 먹기'입니다. 하지만 합법적인 행위이므로 비난할 이유는 없겠지요. 말하자면 '허가 낸 도박'이니까요. 카지노처럼. 윤리적으로는 어떻다고 해야할지 좀 거북스럽습니다만, 어쨌든 그런 이유로 인하여 전 지금까지 주식을 사본 적 없습니다. 아예 관심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주식으로 돈 좀 벌면 대단히 자랑스러워합니다. 또한 주변에서도 그 사실 알았을 때 부러워하거나 칭찬하는 경우는 있어도 비난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기술은 있지만 자본이 없어서 곤란 겪는 회사에 여유 돈 있을 때 투자하여 큰 이윤 남긴 후 자신의 투자에 대한 몫을 챙기는 것은 '윈윈게임'이지만, 기존에 상장되어 있는 주식 사고 팔아서 이윤 챙기는 것은 '제로섬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정당한 게임입니다. 저는 못마땅할지라도.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매달 거액 버는 사람들 드물지 않습니다. 아무런 생산활동 하지 않으면서도 수입 올리는 것인데, 왜 사람들의 비난을 받지 않아도 될까요? 간단합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으며 그 어떤 자격을 요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무나 그 일에 뛰어든다고 해서 다 돈 버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입니다. 가능성이 제로가 아니라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법만 어기지 않으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돈 많이 버는 것이 장땡입니다. 물론 사람들은 걸리지 않을 자신 있다고 판단하면 법도 얼마든지 어길 자세가 되어있기는 하지만. 하여튼 주식투자말고도 돈 버는 방법이야 많습니다. 단 쉽고 어려운 정도의 차이는 있겠습니다. 또한 일에 따라서 그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증 내지는 면허증이 필요한 일과 필요 없는 일로 나누어질 수는 있겠죠.
꼭 주식투자가 아니더라도 돈 많이 번다고 알려진 일들 꽤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압니다. 자신이 그 일 해서 성공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 말입니다. 또한 그 일 할 수 있는 자격증이나 면허증 딸 수 있느냐 없느냐도 속으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만이 아니라 자식들에게도 적용됩니다.
의사들 이야기에서 리베이트에 관해서 말하면서 나왔던 내용입니다만, 부러운 그래서 소속되고 싶은 어떤 집단에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의 높낮이가 그 집단을 평가함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진입장벽'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진입장벽'이라는 것은 '실제적 진입장벽'과 '심리적 진입장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그 집단에 진입할 확률보다는 자신이 판단해볼 때 가능성이 어느 정도냐 하는 심리적인 확률이 훨씬 중요합니다. 지금은 그 집단에 소속되어 있지 않지만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되는 그룹에 대해서는 악감정 없다는 뜻입니다. 언젠가 자신도 그 집단의 일원이 될 수 있는데 그 집단을 욕할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나 자식들이 그 집단에 소속될 확률이 제로라고 판단되는 집단인 경우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런 집단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든지 그 집단의 도덕성을 분석해서 까발리고 비난해야 합니다. 실리 취하지 못할 바에야 명분이라도 차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기와 질투 때문에 괴롭습니다.
심리적인 진입장벽의 높낮이를 계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확률의 높고 낮음이 아닙니다. 가능성이 더 중요합니다. 말하자면 확률이 완전히 제로인 것과 제로에 근접하는 것과의 차이 말입니다. 아무리 가능성이 낮아도 완전히 영이 아닌 경우에는 호의적일 수 있지만, 하늘이 두 쪽이 나도 그 집단에 소속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집단이라면?
그런 집단으로 생각되는 예로는 의사나 서울대 등이 대표적입니다(그러고보니 서울의대 출신은 정말 죽일 놈이군요). 그래서 그런 집단들은 그들의 잘못 이상으로 훨씬 과장되게 비난 받습니다. 그 집단의 소속원들은 그 집단에 소속되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서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지도 열등하지도 않습니다. 다들 똑 같습니다. 하지만 세간의 평가는 그것이 아닙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보니 시기와 질투로 눈먼 사람들이 부러움에 젖다 못해 이제는 원한에 가득 차서 그들을 바라봅니다. 자신들의 상태에는 눈 감으면서도 말입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그들의 먼지 나는 부분을 공격합니다. 이해 못할 것도 없습니다.
사업상 접대 하기도 하고 받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도 리베이트입니다. 하지만 그 사업이라는 것 자격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 종류의 리베이트는 얼마든지 용인됩니다. 하지만 의사들이 받는 리베이트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도 일종의 리베이트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환영받는 리베이트입니다. 자신들이 수혜자이기 때문이죠.
리베이트라는 것은 수혜자가 있다면 부담자도 있습니다. 문제는 자신들이 그 리베이트의 부담자가 될지라도 수혜자도 될 가능성만 있다면 얼마든지 용인됩니다. 아니 더 권장됩니다. 따라서 리베이트를 근절할 수 있는 현실적으로 유일하게 가능한 방법인 모든 돈에 꼬리표 붙이는 것에 대해서 강력하게 주장하지 않습니다. 자신들까지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