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설교끝에 이런 제안으로 마쳤다. 앞으로 100년후의
서울모자이크교회를 생각해보자고 했다. 강남에서는 명함내밀기
쉽지않은 작은 교회, 세속사회같으면 그냥 관심조차 두지 않는 작은
공동체이지만 사실 우리교회는 몸짓(gesture)이 다르다.
강남의 목회현장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라할만큼 치열함과
동시에 존재가치에 대한 갈망이 장난이 아니다. 자칫 발을
헛디디면 영락없이 곤두박질당하고 흔적없이 사라지고 만다.
그런 교회를 나는 여럿 보면서 위기감은 늘 곁에 있었다.
나는 몇차례 편한 자리, 기득권을 누릴 수 있는 것들을 40대에 50대에
그리고 60대에도 내려놓았다. 나는 그러한 자리에 대한 욕심에
집착하여 매달린 적이 없다. 그저 주어지면 감사하고 주어져도
격에 맞지 않으면 그냥 떠났다. 그 떠남으로 나는 고생을 해야 했다.
그리고 내 아내도 자녀들도 고생을 해야 했다. 방랑자, 나그네...
그리고 고작 한 일이 못난 개척이었다. 아니, 똑같은 교회목양인데
뭘 그리 유난떨면서 해야했나? 우선은 자문自問으로 자책을 했고
그 다음은 가까운 동료들과 지인들의 안타깝다는 언성이 높았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냉혈적으로 거부했고 도망하듯 떠났다.
고생하며 걸어온 길은 무거울 만큼 그 보람도 크다. 가진 것조차
잃어야 하고 약간은 가난해야 하고 약간은 소외와 고독해야
하지만 나는 목사의 소재를 늘 생각했던 사람이다. 그것은 목사로 임직된
동기였다. 내가 원해서 된 것이 아니라 그분의 부름때문이란 사실을!
나는 이 사실에 대해 무한한 감사를 올린다. 나는 온 몸을 불사를
만큼의 헌신과 희생을 각오하고 어떤 기회이든 내 삶을 드림에
있어서 사양하지 않고 나선다. 나는 안다. 나를 세우신 그분은
내가 이 사명의 길에 선 것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그분을 좋아한다.
내게 딱히 어려운 시절은 없었다. 신학하던 시절, 머, 배고픔과 가난은
당연한것으로 여겼기에 나는 배를 골고도 좋았다. 달랑 주석 한권을
구입한 날은 밤이 새도록 주석을 탐독했고 교과서는 학기가 끝날
즈음에 걸레처럼 될 정도록 나는 나의 사적변두리는 잊고 살았다.
훌륭한 교수님과 목사님을 만나면 그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
그 주변에서 서성거렸고 공부하는 것이 좋아 끼니도 잊고 도서관에
앉아 책을 즐기고 즐겼다. 학부를 졸업할 때, 나는 공로상과
우등상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그 해 미국유학시험에 합격하여
모교가 주는 장학금을 받고 미국 유학길에 오르기도 했다. 그렇게
젊은 시절 신학의 마당에서 나는 한껏 즐기며 학문에 정진할수 있었다.
불신가정에서 소위 핍박이라는 아픈 시간들이 있었지만 나는 그 때
내 아픔을 생각하기 보다는 불신자인 부모님과 형제들과 친척들을
위한 기도로 오히려 중보자의 자리에서 십대를 지나야 했다. 그 때
훈련한 덕분인지 나는 목양에서 누군가가 힘든 시간을 보낼때, 나도
같이 힘들과 아파하고 밥을 굶고 함께 기도한다. 하나님은 나에게
긍휼이라는 은혜를 주셨다. 특히 인생의 마지막을 앞에 둔 이들을
생각할 때는 마치 나의 상활처럼 여겨 불쌍히 여겨주시길 기도한다.
서울 모자이크교회는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이고 성도들은 가족
이고 부름을 받아 보냄을 받은 사명중심적이고 선교지향적이고
교회밖을 향한 교회이다. 지난 15년간 우리는 교회밖을 열심히 두들
겼다. 그리고 문이 열리면 아디든 곧장 달려가곤 했다.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역이 불투명했을 뿐이지 분명한 사명이 주어질 때에
우리는 거뜬히 해냈다. 성도들의 섬김에 감사하고 주님께 영광을
돌린다.
교회자랑이 아니라 섬김에 대범하고 용기있는 믿음의 가족들이
많이 있어서 목회자는 항상 행복하고 기쁘다. 언젠가 나는 교회를
섬기는 자는 봉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건 동네북처럼
다 감당해내는 총무같은 요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안
하다. 말할 수는 없다. 말해서도 안될 일이다. 그러나 나는 미안하다.
주님께 미안하고 교회앞에 미안하다. 그 미안함은 나를 다시 채찍질
하여 나로 하여금 더 달리게, 앞을 향해 곧장 달리도록 스스로 재갈을
물리며 자원하는 마음으로 곧장 이길을 간다.
어젯 밤 100년후의 서울 모자이크교회를 내다보았다. 100년을
내다보면서 나는 이런 대답을 내놓는다. 1) 목사다움의 올바른 헌신,
즉 말씀과 기도에만 온전히 충실함으로 교회가 반석위에 서게 하고
2) 성도들이 옷감을 짜내듯이 한올한올 피와 땀과 눈물로 공동체를
세워나가는 의식과 3) 교회의 거룩성을 갖고 진리를 고집하고 타협
하지 않는 신앙수호와 4) 헌신과 희생으로 다음세대를 생각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으로 100년 후의 교회를 내다보는
비전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위에 사랑을 공급하는 것을 철직
으로 섬길 때 이 교회는 존속되고 사명을 다할 것이다.
우리교회는 아직 한번도 최고의 때를 갖지 못했다. 나는 그 때를 위해
내 모든 기량을 쏟아내며 살고 싶다. 장로님들을 위해, 권사님들을
위해 그리고 안수집사님들과 서리집사님들 그리고 성도들을 위해
젊은이들을 위해, 학생들을 위해 유초등부와 유치부를 위해 나는
기도하고 축복한다. 나는 이 교회에서 통일민족의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대 하며 기도한다. 나는 이 교회에서 세계를 품는 위대한 리더가
나오기를 기도한다. 나는 이 교회에서 지구촌을 살려낼만큼 위대한
의사와 법률가와 사업가와 정치가와 교육가와 우주공학자와 군사
전문가와 사회사업가와 예술인, 스포츠스타와 방송인이 나오기를 기도하며
무엇보다 이 모든 분야에서 역사이래 없는 정직하고 양심적이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추앙받는 인물이 나오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훌륭한 목회자와 신학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첫댓글 아멘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