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로환 윤 성 학
가실 때, 정로환 한병을 가방에 넣어드렸다 멀리서 손주딸 살림을 들여다보러 온 처할머니가 선 채로 물똥을 지렸다 다리를 타고 흘러내리다가 바닥에 멈춰 섰다 아내는 얼른 달려가 휴지로 그걸 훔쳐나고 바지를 벗기고 노구를 씻겼다 딸아야 아래를 잘 조이고 살아야 여자다 고개 돌려 모른 척하던 손주사위가 고개를 끄덕인다 끄덕인다 구멍이 헐거워 밑살이 야물지 않아 내 속이 늘 가지런하지 못했다 때론 분노를 때론 눈물을 몸에서 놓치곤 했다 늙는다는 건 구멍이 느슨해진다는 것이 아니었다 얼마나 더 늙어야 나의 구멍들을 다스릴 수 있을 건가 가실 때 정로환 다섯 알을 내가 먼저 꺼내 먹고 가방에 넣어드렸다 |
첫댓글 늙는 다는 것이 왜 그리 힘이든지요
이런 저런 모습으로 추하게 인생길을 마무리하게 되는 것ㅇ;
내 잘못이 아니지만 하나님의 힘을 빌려서라도
숨을 멈추고 싶은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