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시장 강 형 철
아현시장에 오면 즐겁다 가게와 가게 사이 둘러쳐진 비닐에 이따금 머리카락이 스치는 기분도 기분이지만 싸구려로 쌓아놓은 스타킹 내복 양말 어물전 앞에서 세상을 향해 배꼽 내놓은 고등어 꽁치 생태 그 옆의 도미 조기 맛 농어 임연수어 계통 없는 집합이 즐겁고 평생 고추 빻는 일만 할 것 같은 방앗간 기계 사이 낀 고춧가루 털어내는 막대기 소리도 즐겁다 모가지가 잘렸어도 가부좌로 태평한 닭의 종아리 조그만 됫박 위 마른 다리 서로 엮으며 긍지의 잡담을 늘어놓고 있는 마른 멸치 플라스틱 바가지로 쏟아져 내리는 어묵 덩어리 그 무수한 엇갈림이 좋다 엊그제 사간 옷을 바꾸러 왔다가 싸움으로 번진 옷 가게는 시끄럽고 고무 함지에서 미꾸라지가 일으키는 구정물도 신난다 시장 입구 한쪽에선 삼십 년째 빈대떡을 뒤집는 할머니 풋고추 성성 썰어 간장통을 채우며 입술 오므려 호박전의 어깨를 짚고 |
첫댓글 그래요 이나이 쯤 되면 그 시장풍경이 그립습니다
아직도 장날이나 동네 시장에 가면
사람사는 냄새가 나곤합니다
우리 동네에는 아직도 재래 시장이 길 건너에 몇십년 전 부터 자리를 잡고 있답니다
이 글을 읽으며 우리네 걸어온 시장구경을 그립니다. 그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