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분홍

[안준철]

첫, 분홍

나의 임종을 지켜보던 며늘아기가

옆에 있는 아들에게 귓속말로

아버님에게서 분홍을 본 것 같다고 속삭이자

아들이 또한 며늘아기에게 귓속말로

나도 보았다고

서로 분홍빛이 감도는 얼굴로

이런 생각을

첫배새끼로 분홍 꽃 몇 점 내보인

덕진연못을 돌아 나오면서 했다

[고미경]

연꽃을 보며 임종의 모습까지 보았다니요. 그 초연하고 정갈하고, 여릿여릿한 아련한 색깔의 분홍은 처음 접합니다. 임종. 그 순간까지도 아름답고 싶은 시인의 맘이 느껴집니다.

[안준철]

하하 욕심이겠지요. 다만, 첫 분홍의 뭉클한 감동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해본 남짓이랍니다.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