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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차 정금(샘이깊은물 발행인) 사진/이 내정(샘이깊은물 사진 기자)
전라북도 남원에 가면 목기를 만드는 곳이 많은데 이곳에서는 물푸레나무를 많이 사용한다. 물푸레나무는 목질이 단단하여 옛날부터 목기의 재료로 많이 이용되었다. 물푸레나무의 껍질은 약재로 쓰이며 이것을 목진피라 한다. 물푸레나무는 수청목 또는 청피목이라 하는데 이 나무의 이름이 말하듯이 나무 껍질을 삶은 물은 푸른색이 감돈다. 그러나 이 물에 천을 담가 물을 들이면 푸른색으로 물들지 않고 황갈색으로 물이 든다.
괴화는 회화나무꽃으로 중국에서는 예부터 황색의 대표적인 염재료로 사용하였다. 조선시대에는 6월에 반쯤 핀 황백색의 꽃봉오리를 따서 쪄 말린 괴화와 쪽물과의 교염(복합염)으로 초록색을 물들였는데 그 염색방법이 <규합총서>에 기록되어 있다. 그 밖에 괴화를 목진피와 교염을 하면 황금빛과 암녹색으로 물이 드는데 다만 산에 약한 것이 흠이다. 염색하는 이들 가운데는 재주가 뛰어난 이들이 많다. 그이들이 염색을 하여 만들어 낸 작품들을 보노라면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염색한 실이나 천들을 이용하여 옷과 넥타이, 침구류, 커튼, 매듭, 그 밖에 생활 소품들을 만들어 내기도 하며 조각 천들을 규칙적으로 또는 불규칙적하게 이어 붙여 조각보를 만들기도 한다. 그이들은 주로 손수 염색한 실이나 천들을 이용하는데 일반적인 단일염색보다는 교염에 호기심이 더 많아 쪽과 괴화, 쪽과 홍화, 괴화와 목진피, 황토와 소목 들을 이용하여 독특한 빛깔의 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렇게 두 종류 이상의 교염을 하면 황, 백, 청, 홍, 흑의 오방색 사이의 색들을 다양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 괴화와 목진피로 물들이려면
괴화와 잘게 썰어 놓은 목진피를 각각 삶아 염액을 따로 밭쳐 둔다. 먼저 괴화 염액으로 물을 들이고 나중에 목진피 염액에 담가 물들인 다음 매염을 한다. 염색에는 괴화와 목진피를 함께 섞어 끓인 염액에 염색하는 방법과 각각의 염액에 따로 담가 색을 덧입히는 방법이 있는데 색을 덧입히는 방법으로 염색을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염색을 하여도 천의 종류에 따라 그 색이 달라진다. 괴화와 목진피의 교염은 무명이나 모시보다는 명주나 레이온에 알맞은 염재료이다. 목진피와 괴화로 물들이기
재료: 괴화 600그램, 목진피 600그램, 명주 한 필, 매염제 1. 괴화와 목진피를 끓여 따로 밭쳐 둔다. <샘이깊은물> 2001. 6
글/차 정금(샘이깊은물 발행인) 사진/하 지권(샘이깊은물 사진 기자)
자연 염색을 하노라면 여러 가지 식물들을 다루게 된다. 이 식물들은 줄기, 잎, 꽃, 열매 들의 모양이 각각 다르고 염색 재료로 쓸 수 있는 부분도 다르지만 염색 재료로 쓰는 방법도 서로 다르다 이를테면 어떤 식물은 생잎이나 생가지, 생껍질을 염색 재료로 쓰고 또 어떤 식물은 말려서 보관했다가 쓰기도 한다. 식물의 어떤 부분을, 어떤 방법으로 쓰든 이들 염색 재료는 끓이거나 발효시켜서 염색을 하게 된다. 몇 달 전부터 "자연과 빛깔"이라는 이 난을 통하여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식물 가운데 염색 재료로 쓸 수 있는 식물들을 소개해 왔다. 그런데 염색하는 방법을 소개한다고 해서 한 식물을 단지 염색 재료로서만 소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 식물의 모양이나 특성뿐 아니라, 그 식물을 우리가 언제부터 써왔는지, 사람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나아가서는 그 식물의 잎이나 줄기, 꽃이 주는 감성까지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식물 가운데는 고대부터 독특한 무늬로 형상화되어 회화나 공예에 이용되어 우리 생활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이 달의 염색 재료인 금은화가 바로 그렇다. 염색법과 더불어 식물로서의 금은화, 그 무늬 들에 관해서도 함께 알아보기로 하자. "금은화"는 인동덩굴 금은화라는 이름은 한 줄기에 은빛, 금빛의 꽃이 함께 달려 있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향기 또한 무척 감미로워 요즈음에는 이 식물을 집에서 관상용으로 기르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이 매력적인 꽃을 피우는 식물의 본래 이름은 무엇일까? 겨울에도 줄기가 마르지 않고 추위를 견뎌내고 봄에 다시 새 움이 돋고 꽃을 피운다 하여 "인동덩굴"이라 부르는 식물이다. 이 식물은 어려운 곤경과 난관을 인내와 끈기로 이겨낸다는 속뜻을 품고 있어서 어느 정치인에 비유되었고 그래서 더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인동덩굴은 인동과에 딸린 반상록 덩굴성 관목으로 우리나라 모든 지역의 산과 들뿐 아니라 숲 주변, 인가 주변에서 많이 자란다. 줄기는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가 길이가 삼 미터에 이르는데 잎이 길고 둥글며 마주나고 온몸에 짧은 갈색의 털이 덮여 있다. 꽃은 초여름 유월, 칠월께에 향기가 나는 잔꽃이 잎아귀에서 피는데 꽃을 따서 빨아보면 단맛의 꿀이 나와 이 십, 삼십 년 전 배고팠던 시절만 해도 시골 아이들이 좋아했던 꽃이었다. 꽃은 잎아귀에서 한두 개씩 피며 꽃잎의 길이는 삼, 사 센티미터로 처음에는 흰색이지만 곧 노란색으로 변한다. 꽃잎은 끝이 다섯 개로 갈라지며 그 가운데 한 개가 깊게 갈라져 뒤로 말린다. 인동덩굴의 잎이나 줄기는 "인동"으로, 꽃은 "금은화"로 불리며 예로부터 한방과 민간에서 약재로 쓰였다. 인동주라 하여 술로 담그기도 하고 목욕물에 풀어 목욕을 하면 습창, 관절통, 타박상 치료에 효과가 있다하여 인삼에 버금가는 약재라고도 하였다. 주요 성분은 루테올린 이노시톨과 타닌으로, 타닌 성분이 많기 때문에 염색이 잘 되는 식물이다. 조선시대에는 인동덩굴을 "금은화초"라 하였으며 <동의보감>에는 "겨 사리너출"이라 하였다. 이 말이 후대로 가면서 "겨우사리너튤", "겨우사리플", "겨으 이녀츌"로 전해오다가 근래에는 인동으로 부르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인동과의 식물이 육속 사십여 종이 자라고 있는데 이 가운데 인동을 비롯하여 병꽃나무, 딱총나무, 백당나무가 널리 자라고 있다. 네 종의 댕강나무속 식물은 흔하지 않고 반관목인 린네풀이 북한의 고산에서만 자라고 있다. 인동 무늬로 발전 인동덩굴은 약재로, 술을 담그는 재료로, 염색 재료로 쓰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늬로 발전하여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잡고 있다. 이 무늬는 길고 가느다란 잎사귀 모양의 부채꼴로 퍼진 추상 무늬인데 인동 무늬의 자연 원형은 고대 이집트의 로터스(수련) 무늬이다. 고대 이집트, 서아시아의 인동 무늬는 이 이집트 양식을 계승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덩굴 무늬는 고대 이집트에서 시작되어 그리스 미술에서 완성을 보았으며 이 무늬를 사용한 지역은 꽤 광범위해서 북아프리카, 시리아, 메소포타미아, 소아시아, 페르시아를 비롯하여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 중국, 한국, 일본 등지에 이른다. 그리스 시대에는 오 세기 즈음부터 부채꼴 모양의 잎사귀가 측면으로 표현된 삼엽형의 꽃 모양으로 기본 형태가 완성되었다. 단독 무늬에서 줄기에 여러 개의 꽃봉우리가 함께 연결되는 연속 무늬로 발전했고 대표적인 덩굴 무늬인 당초 무늬와 결합해 "인동 당초 무늬"를 만들어냈다. 또한 불교 미술에 흡수되어 연꽃 무늬와 함께 불교 장식 무늬의 주류를 이루었다. 그리스에서 완성을 본 식물 장식 요소가 간다라 미술, 곧 불교 미술에 흡수되면서 여러 형식으로 발전하였고 당시 동쪽으로 전래되어 중국풍의 당초 무늬가 나타났다. 구름 무늬와 결합됨으로써 고대 미술에서 구름의 표현은 인동 무늬로 변모하거나 화염 형식을 인동으로 표현하여 중국의 인동 무늬는 알파벳 "시"자 형 곡선과 마디가 기본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 세기 즈음부터 인동 무늬가 쓰였다. 고구려 고분 벽화 "우현리대묘"와 "중묘"에서는 전형적인 인동 무늬가 나타나며 백제 미술에서도 독특하게 쓰였다. 인동 무늬는 칠, 팔 세기 즈음 통일신라에 이르러 불교 미술의 성행과 함께 새로운 화문 양식이라 할 수 있는 극히 화려하고 다양한 "보상 당초문"으로 대치되기도 하였지만 조선시대까지 회화, 건축, 공예, 조각 같은 여러 분야에서 장식 무늬로 꾸준하게 쓰였다. 이처럼 인동 무늬는 동양과 서양에 걸쳐 매우 중요한 식물 장식 무늬이다. 오늘날 자연 염색을 연구하는 이들도 이 인동 무늬를 그대로 또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발전시켜 자연 염색한 옷감에 활용해 보면 어떨까. 그렇게 함으로써 단순한 직물 염색을 넘어서 무늬를 넣은 작품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금은화로 물들이려면
금은화 구하기 한약 재료를 취급하는 곳에 가면 금은화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금은화는 주로 수입하여 판매하고 있다. 육백 그램에 사천오백 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는데 금은화 꽃은 흰빛에서 노란색으로 변하여 피기 때문에 말려놓은 꽃도 누렇다. 곰팡이나 다른 물질이 섞여 있지 않은 깨끗한 것으로 사면 된다.
염액 끓이기 명주 한 필을 기준으로, 금은화 육백 그램 정도가 필요하다. 이십 리터의 물에 이십 그램의 탄산칼륨을 넣는다. 이때 리트머스 시험지를 담가 피에이치 구로 맞춘 다음 금은화를 넣고 이십 분 동안 팔팔 끓인 뒤 헝겊을 깐 바구니에 밭쳐 염액을 얻는다. 두 번을 더 끓이는데 이때 물의 양은 처음의 절반인 십 리터를 넣고 끓인다. 이때는 탄산칼륨을 넣지 않는다. 세 번을 끓여 사십 리터의 염액을 만든다.
염색하기
헹구기 <샘이깊은물> 200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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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차 정금(샘이깊은물 발행인) 사진/하 지권(샘이깊은물 사진 기자)
꽃샘추위가 누그러지고 따스한 봄바람이 옷섶에 머무는 듯하다가 봄볕이 한층 따뜻하고 눈이 부실 정도가 되는 사월 하순부터 오월 중순께까지 우리 어머니는 섬진강 강둑으로, 문척 오산 기슭으로 쑥을 뜯으러 다니고는 했다. 그렇게 뜯은 쑥은 명절과 제사 때 두고두고 쓸 수 있었다. 나 또한 날씨도 따스하고 밖으로 나가는 재미에 쫄랑쫄랑 따라 나서고는 했는데 강둑에 똬리를 틀고 볕을 쬐고 있는 뱀을 보고 혼비백산하여 줄행랑치던 기억이 아련하다. 한 자루 가득 쑥을 뜯어서 집으로 돌아오면 어머니는 쑥 한 줌을 얼른 씻어 멥쌀가루에 소금과 설탕을 넣고 시루에 헝겊을 깔아 쑥버무리를 해주시고는 했다. 향긋한 쑥내음이 코끝에 느껴지면서 쌉싸래하고 달콤한 맛의 따뜻한 쑥버무리는 참 맛이 있었다. 서울로 시집을 온 뒤 한 번 쑥버무리를 만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옛 맛이 나질 않았다. 솜씨, 입 맛, 재료들 같은 복합적인 까닭에서일 것이다. 어릴 적 정겨웠던 추억도 한 몫 거들었지만 쑥은 이른 시기에 염색을 해야 제 빛깔인 쑥색으로 물을 들일 수 있으므로 이번 오월에는 쑥으로 염색을 해보기로 하였다. 쑥은 오월 초순 안에 염색을 하면 쑥색을 얻을 수 있지만 채취하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쑥색이 점점 약해지고 갈색으로 염색이 된다. 또 자연의 순리에 맞게 자란 쑥과 온상에서 자란 쑥은 일조량의 차이 때문에 염색을 했을 때 그 빛깔이 달라진다. 또한 생쑥일 때와 말린 쑥일 때도 차이가 나는데, 염색을 해보면 생쑥은 쑥색으로, 말린 쑥은 갈색으로 염색이 된다. 약재로, 음식 재료로 쓰여
쑥은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뿌리줄기가 옆으로 기면서 자라고 줄기와 잎 뒷면에 흰 털이 있다. 칠월부터 구월 사이에 줄기 끝에 두상꽃차례로 무리 지어 연분홍색 꽃이 피는데 하나의 꽃차례가 하나의 꽃처럼 무리 지어 달린다. 고조선의 건국 설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곰이 사람이 되기 위하여 쑥 한 다발과 마늘 스무 개를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쑥은 신비한 약효를 지닌 식물로, 귀중한 약재로 여겨져왔다. 약으로 쓴다 하여 쑥을 약쑥이라고도 부르는데, 단오를 즈음해서 줄기와 잎을 뜯어서 말린 것을 "약애"라 하여 복통, 지혈, 구토를 다스리는 데 썼고, 잎만 말린 것은 "애엽"이라고 해서 약한 상처에 잎의 즙을 바르기도 하였다. 또 말린 쑥은 뜸을 뜨는 데 쓰였고, 성냥이 발명되기 전에는 말린 쑥을 부싯깃으로 쓰기도 했다. 지금도 한여름에 시골에 가면 말린 쑥을 태워 매큼한 연기를 자욱이 내뿜어 모기를 쫓기도 한다. 옛날에는 집에 귀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단오에 말린 쑥을 집에 걸어두기도 하였고, 우리 민속에는 단옷날 쑥으로 호랑이를 만들어 신하들에게 내리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쑥은 약재로뿐 아니라 음식 재료로도 많이 이용되어왔다. 어린 쑥잎으로는 국을 끓이고, 쑥을 멥쌀가루에 넣어 절편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설에는 찹쌀가루에 쑥을 넣어 찧어서 쑥인절미를 만들어 먹었다. 쑥인절미는 여느 인절미에 견주어 쉬 굳지는 않지만 어쩌다 굳은 쑥인절미를 화롯불에 구워 말랑말랑해진 다음 조청에 찍어 먹으면 참 맛이 있었다. 또 쑥을 차로 만들기도 하였다. 어린 쑥을 한 바구니 뜯어 무쇠솥에 덖어 멍석에 비비고 뭉친 쑥을 골고루 털어 다시 무쇠솥에 넣고 덖고 비비기를 몇 차례 되풀이하여 만든 쑥차를 뜨거운 물에 우려 마셨다. 쑥차는 몸을 덥게 하고 생리 장애, 복통, 설사 들에 좋다고 하지만 만병통치약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너무 오랫동안 먹을 경우 대변이 묽어지고 설사가 나는 들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공중 목욕탕이나 찜질방에서는 말린 약쑥을 이용하여 목욕하거나 온찜질을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각종 병과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향긋한 쑥으로 물들이기 오늘날에도 쑥은 이처럼 약재로, 음식 재료로 쓰이지만 염색 재료로도 쓸 수 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쑥의 종류는 삼십여 종에 이르는데 이들 모두를 염색에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약쑥, 인진쑥, 산쑥, 참쑥, 덤불쑥 들을 염색에 쓸 수 있다. 이들 가운데서도 염색이 가장 잘되는 쑥은 인진쑥이다.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쑥도 물이 잘 드는 편이다. 쑥으로 염색을 하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생쑥을 갈아서 생즙으로 물들이는 방법, 생쑥을 끓여서 물들이는 방법, 마른 인진쑥을 끓여서 물들이는 방법 들이다. 이 달에는 이 세 가지 방법을 모두 소개하려 한다. 쑥이 제철인 요즈음 쑥으로 모시나 명주에 직접 물을 들여보자. 행복을 큰 데서 찾는 이가 아니라면 향긋한 쑥내음이 코를 스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쑥으로 물들이려면
1. 생쑥즙으로 물들이는 법 먼저 생쑥 육백 그램을 물을 조금씩 부어가면서 간다. 곱게 간 쑥즙을 베주머니에 넣고 짜서 이십 리터의 즙을 만든다. 이 즙에 잿물 이 리터를 넣고 잘 저어준다. 여기에 물들일 천을 담가 잘 주물러준 다음 동 매염을 해준다.
2. 생쑥을 끓여서 물들이는 법 생쑥 육백 그램을 갈아서 물 이십 리터에 탄산칼륨 십 그램을 넣고 피에이치 구로 맞춘 뒤 끓인다. 이것을 밭쳐 쑥물을 얻는다. 그 쑥 찌꺼기를 끓이고 밭치기를 두 번 되풀이하여 사십 리터의 쑥물을 만든다. 이 쑥물은 탄산칼륨을 넣어 끓여서 알칼리성이므로 식초를 십 시시 넣어 피에이치 육의 약산성 염액으로 만든다. 약산성 염액에 명주를 담가 이십 분 동안 염색한 뒤 두 번 헹구고 이십 분 동안 매염한다. 진하게 염색하고 싶으면 진한 염액을 따로 두었다가 염액에 더 넣어 두세 번 염색한다. 하루에 세 번 이상 염색을 하면 섬유가 염액을 흡수하는 데 포화 상태가 되므로 잘 말려두었다가 한 주일 뒤에 다시 염액을 만들어 염색한다. 이렇게 하면 진하게 염색할 수 있다. 쑥을 갈지 않고 쑥을 그대로 끓여서 써도 된다.
3. 말린 인진쑥으로 물들이는 법 말린 쑥을 끓여 염액을 만들면 생쑥을 썼을 때보다 더욱 진한 염액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쑥색보다는 갈색이 강하다.
4. 매염제 매염제는 명반, 주석에 구연산을 넣은 매염제와 초산동, 철 들을 썼다. 명반이나 주석 매염을 했을 때는 밝고 푸른 노란색을 내고, 동 매염에서는 푸른 녹색, 철 매염은 갈색으로 변화하였다. <샘이깊은물> 2000.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