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시는 밤
낮에 놀다 두고 온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에 나와
맨발걷기하며 논다
우산 쓰면 들리기 시작하는
아내의 잔소리 같은 빗소리
끝없는 소음이 고요하다
우산 쓴 내 그림자가
우산 쓴 어린 왕자 같다
생각이야 내 맘이니까
아무리 세찬 빗속이라도
맨발로 걸으니 신발 젖을 염려가 없구나!
대신 땅이 젖어 흙이 보드랍다
밤의 해변을 걷는 것 같다
발바닥을 매만지는 흙처럼
조금만 더 연해지고 싶은 마음
비는 밤새 쏟아질 기세다
비를 혼자 놀게 놓아두고
아내 잔소리 들으러 집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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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참~♡
사랑스러운 시네요.^^ 비 오시는 밤 맨발 걷기는 장점들이 많네요. 날카로운 것에 찔릴까봐 맨발걷기는 무서운데, 꾸준히 하시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편안한 시가 울림까지 곁들여 집에 있는 저도 어딘가에 있는 집에 가고싶어지게 합니다.
늘 걷는 동네 초등학교운동장이라 다칠 염려는 없답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파상풍주사를 맞았고요. 시보다도 더 풍성한 댓글 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