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전 우리 동포들이 모여사는 연변조선인 자치주 용정시에
"용정원"이라는 고아원을 세우고 그리고 4년 후에 고등학교인
"용정종합고중(용정 종합고급중학교)을 세워 고아원사역과 학교를
통해 교육사역을 했다. 모든 비용은 서울에서 보내졌고 그 비용을
기쁘게 보낸 단체는 내가 목회하는 교회였고 그리고 수십명의 지인들의
후원이었다. 공산권의 나라에 한국의 목회자가 이런 교육기관을 세워
운영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사실은 모험이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중국정부가 더 이상 고아원과 학교운영하는 것에
제동을 걸기전까지 최선을 다해 지원했고 수많은 학생들이 교육의
혜택을 받아 대학과 사회에 진출하여 보람과 적지않은 졸업생들이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대부분 결손가정의 자녀
들이고 그렇지 않으면 삼촌이나 고모 할머니 할아버지와 사는 아이들
이었다. 그렇지만 이들이 교육을 받으면서 인간다움과 자기다움
우리학교의 교육목표인 "세계인이 되라"는 교장(이상현교수)의 영도아래
자신의 앞날을 잘 계획하고 개척하여 성공적인 교육의 사례로 남아 있다.
나는 그 때 그 교육의 현장과 고아원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돈만
생기면 중국을 다녀와야 했다. 건축이 쉬지 않았고 많은 교육장비를
서울에서 보냈기에 모니터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성공적으로 모든 사역을 마치고 중국의 관리나 당국과 불펀하지 않게
잘 마무리를 하고 철수했다.
그 때 우리가 중국의 한 교회지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덤비지 말라"였다. 우월감이나 앞선 지식 그리고 문화생활과 수준이
높다하여 중국사회와 시민들을 무시하지 말고 조용하게 자신의
일을 하라는 취지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중국에서 한국의
선교사들이나 비지네스 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느낀 것인데 대부분
실패했다고 했다. 모든 것이 중국현지인들보다 앞선 것이 사실이고
실력과 재능이 출중한데도 실패할 수 밖에 없는 한가지 이유를 그는
"덤벼드는 행태"라고 했다. 덤비지 말라는 말은 분별력과 생각 그리고
일의 사안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실행에 옮기라는 거였다. 그리고
여기가 중국이기에 조심스럽게 거슬리지 않게 행동하라고 했다. 나는
지금도 중국교회지도자의 "덤비지 말라"라는 말이 마음에 깊게 새겨
져 있다. 무엇을 하든지 시간의 문제가 아니고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신중하게 그리고 모든 이가 공감하도록 행동
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설사 늦게 일이 추진되더라고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해도 덤비지 말라는 말로서 위로를 얻고
반드시 다음기회가 오기에 차분히 그 일을 기다리겠다고 생각했다.
작금의 우리 나라와 사회의 가장 큰 병폐중에 하나는 인내심이 바닥
을 치고 있다. 어디 든 용수철(Spring)처럼 제멋대로 튀어오르는 기질
로 변질되어 심지어 한마디 말조차 꺼내기가 무섭고 두려운 사회가
되고 말았다. 어느 분야이든 덤벼들려는 이들밖에 보이지 않는다.
참아 기다리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을 잃었다. 무엇이듯 0.1초에
반응해야 좋아하고 그렇게 해야 실력있다고 사람답다고 칭찬이
쏟아져 나온다. 생각할 틈이 없어졌고 기다릴 마음은 처음부터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온통 나라가 싸움장이 되고 말았다. 닭이
숫컷끼리만 모이면 곧바로 싸움터가 되듯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라졌다.
교회는 생각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생각없는 사람들은 신앙생활이
사실 상 불가능하다. 세상의 모든 집단과 종교들은 생각을 꺼려한다.
생각이 없으면 덤벼들고 만다. 덤벼들면 각종 사고가 일어난다.
덤벼들면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의 생명까지
위험을 가한다.
우리 사회는 "당장(right now)"사회다. 무엇이든 당장해내는 사람을 선호하고
인기가 많다. 그러나 당장사회는 현실에 급급하여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소멸되고 만다는 사실을 기억하여야 한다. 그러기에 덤비지 말고
느긋하고 기다림과 기다림으로 살아가야 한다. 교회와 신앙은 절대
기다림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기다리셨듯이 우리도 누군가를 기다려
주어야 한다. 기다림이 없으면 망한다. 서울모자이크 교회가 무슨
일을 하든지 덤비지 말고 때를 기다리며 참고 인내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사모한다. 후반기 주어진 사역을 온 교우들과 함께 하면서 나의 생각보다
하나님이 하시는 손길을 기다리며 거기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며
기뻐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매일 변화되기를 바라고 매일 최선을 다하기를
결심한다. 토요일, 주일을 위한 준비에 하나님이 하늘의 빛을 비춰주시길
기다리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