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이대 독후감'(정지현)
수난이대. 신선하고, 시선을 확 끌만한 제목이다. 나 또한 역시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들어 수난이대를 읽게 되었다. 과연 작가인 하근찬 씨는 왜 수난이대를 지었을까, 하근찬 씨가 우리에게 수난이대를 통해 알려주려 했던 것은 무엇인가 궁금했던 것도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중의 하나다.
아버지 박만도는 일제시대 징용에 끌려가 남양의 어떤 섬에서 비행장을 닦는 일에 혹사당하고, 이때 그는 한쪽 팔을 잃는다. 그는 6.25전쟁에 참전한 아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역에 나가는 순간 그곳에서 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들 진수가 외다리로 서있는 것이었다. 그들 부자는 마을로 들어가는 도중 외나무다리에 다다랐다. 그리고 이들은 잠시 멈춘다. 결국 아들은 아버지의 등에 업힌 채 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수난이대에는 속히 이런 징병, 수류탄 같은 단어들이 등장한다. 한국 단편소설에 이런 단어를 예상하면 일제강점기가 끝난 6.25 전쟁 때 밖에 더 있을까?
나는 일제강점기와 6.25라는 가슴 아픈 현실을 겪은 만도와 진수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대흥행작이었던 ‘태극기 휘날리며’ 역시 6.25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였는데, 여러 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전쟁의 아픔을 말하는 것은 전쟁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이며, 우리의 상처이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내가 만도나 진수였다면 처한 상황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슬퍼서 삶을 포기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반대로, 서로 다른 장단점을 가진 아들과 아빠가 집안일과 바깥일을 나누어서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잘 된 일이다.
일제강점기와 6.25를 거치며 만도와 진수뿐만이 아닌 우리 민족의 아픔도 느낄 수 있었고 또한 전쟁이라는 게 얼마나 비참한지 다시 한번 외팔과 외다리가 된 만도부자를 보며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일제강점기와 6.25로 인한 민족의 아픔도 알았지만 그 것보다 마지막에서 만도와 아들 진수가 외나무다리를 지나는 모습. 혼자가 아닌 힘을 합쳐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해쳐 나가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서로의 아픔을 보완해주는 부자간의 사랑이 느껴졌다. 이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기도 하다. 요즘 전쟁 때문에 세계가 긴장되고 있다. 이러한 전쟁 때문에 이 소설 같은 아버지와 아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