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정래의 [태백산맥]을 다시 만나다
태백산맥 문학 기행을 떠나는 화요일 아침부터 심상치 않은 바람과 비에 걱정이 앞 섰다.
촉박한 시간에 도착한 그 곳에서 복지관 식구들과 하하 가족들을 만난 순간, 대학교 1학년 때
지인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태백산맥]을 '현대문학'을 통해 처음 접하며 받았던 그 큰 충격과 감동이 되 살아났다.
버스 안에서 교수님을 통해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역사 속에서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등장 인물들의
삶 속에 녹아들며 인간 회복을 염원하는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다시 빠져들었다.
오랫동안 봉인되었던 과거의 기억속에서 한동안 잊고 살았던 한의 모닥불, 민중의 불꽃, 분단과 전쟁, 전쟁과 분단
4부작 10권이 살아났다. 김범우, 염상진, 들목댁, 무당소화, 정하섭등 270여명에 달하는 나는 이름도 기억 못하는 등장 인물에
삶과 생기를 불어 넣었던 거장 조정래의 위엄도 느꼈다.
한참을 달려 황금 들판을 지나 자연스럽게 절제되어 시각화 된 건축양식의 " 태백산맥 문학관"을 만났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소설 태백산맥의 높은 문학성 속에서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분단의 아픔을 종식하고
통일을 갈구하는 최초, 최대의 옹석벽화인 '이종상' 화백의 '원형상-백두대간의 염원'이었다.
점심시간 꼬막정식을 맛있게 먹으며 참꼬막이니 새꼬막이니를 논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김범우의 집, 뜰의 감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감도 교수님 시선을 피해 따서 먹어보며 그곳에서 어린 시절의 조정래를 떠 올려 보았다.
중도방죽의 갈대밭은 우리에게 사각거리며 말을 걸며 어렵고 뼈빠지게 힘들었던 과거의 역사를 하소연 하는 듯 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녹차꽃도 따 먹어 보며 사진도 찍고 소녀처럼 즐거웠다.
마지막 기행 코스는 우리가 좋아하는 시장 구경이었다.
너른 중도 뜰의 갈대밭을 지나 불어오는 찐한 갯 내음으로 키운 '여자만'의 벌교 꼬막도 사보고 실한 양다래, 빛 좋은 홍시 등 자연이 키운 과일들도 맛보고 정말 즐거웠다.
작가는 태백산맥에서 우리 민족의 분단원인을 두가지로 말한다.
하나는 일제의 청산에 실패한 점이요, 다른 하나는 지주 계층과 소작 농민들간의 뿌리깊은 갈등에 두고있다.
요즈음 국정교과서 문제의 심각성을 보며 역사에 대한 반성과 인식이 없는 한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후로도 오랫동안 거인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재회했던 오늘의 문학 기행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첫댓글 정말 알찬 문학기행 이었습니다. 아란님의 기행후기 더욱 멋있습니다!
참석했던 모든 님들 다 같은 감동을 갖고 돌아왔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