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마루길 ('16.02.01)
○ 길 명 : 용마루 길
○ 걷 는 날 : '16년 02월 01일 (월)
○ 위 치 : 전남 담양군 용면
○ 걷는 코스 : 추월산 주차장 - 용마루 길- 왕복
○ 날 씨 : 맑음속에 흐림
○ 거리 및 시간 : 약 8Km, (3시간)
오늘은 2월 첫날 추월산 자락 담양호에 자리한 용마루길입니다. 물론 담양하면 소쇄원, 죽녹원, 메타세콰이아길, 금성산성, 힐링할 장소가 참 많은곳입니다. 그렇지만 이곳 용마루길은 호수와 연접해 있어 힐링과 걷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걸어보려합니다.
찾아가보고 싶은 길 중에 최고의 길이라면 물론 고향길이겠지만 오늘 나는 부담없이 언제 누구와도 함께 걸어도 좋은 힐링로드 용마루길입니다. 담양호를 막기위해 산을 가로질러 막아 놓아 경사의 높 낮이가 많아 중간 중간 목교가 많습니다. 그래도 담양호 수변따라 걷는 재미는 아주 솔솔합니다.
목교에서 바라본 추월산 보리암정상의 모습입니다. 추월산은 월출산과 비슷하게 달이뜨는 산으로 기암절벽이 많으며 고려때 보조국사가 매 세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순천 송광사, 장성백양사, 추월산 보리암에 매가 앉아 이곳에 보리암을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이런 호수를 바라보면 걷는 나의 발걸음에 사진을 보시는 분의 상상만으로도 이해되시리라 믿어봅니다. 길이란 사람과 자연이 서로 소통하며 또한,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어 사람 냄새가 나고 바람 냄새가 나고 호수 냄새가 나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됩니다.
담양하면 가사문학의 탯자리로 조선시대 문학사는 면양정 송순, 송강 정철, 고산 윤선도, 를 빼놓으면 애기가 되지않듯 전남의 가사는 송순의 면양정가에서 부터 시작 송강의 성산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을 지었고 백광홍의 관서별곡, 박순우의 금광별곡, 박이화의 랑호신사, 만고가, 위백규의 백매가등을 볼 수 있습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출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정지용의 시 향수에서 -
호수 길위에서 만난 연리지를 보면서 앞으로 시간을 내어 담양의 문학을 좀더 많이 이해하고자 한국민간 의 정원이 최고걸작인 "소쇄원", 정자문학의 시발지인 "독수정원림", 그림자도 쉬어간다는 "식영정", 송강정철이 십여년간 공부했던 "환벽당", 송강이 당쟁으로 물러나 임금을 그리워하는 사미인곡을지은 "송강정", 퇴계와 함께 학문을 논하던 "면양정"등을 돌아볼 예정입니다,
한참 걷다보니 이곳에도 금빛 햇살에 비친 진짜 연리지가 또 한 그루가 있습니다
연리지(連理枝) / 현산
은혜하는 마음으로
땅에 떨어진 밀알에
두손모아 호흡을 불어넣고
따순 가슴으로 하나되니
새순이 돋아납니다.
살아가면서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보지 못했던 사랑
뜨거운 눈물로 말하며
가슴으로 사랑하지 못 했던
뿌리를 드러내니
서로를 수혈하며
하나된 사랑으로
내가 먼저 고백하니
메아리처럼 되돌아 올 것같아
목 놓아 불러 보려합니다
끔찍히 너를 좋아한다고
가슴으로 사랑한다고
용마루길의 큰 장점은 호수주변을 숲 속을 걷는것처럼 걸을 수 있기에 그 상쾌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차오릅니다. 호수에서 밀려오는 시원한 호수바람과 산자락에서 밀고 내려온 따스한 햇살속에 한발 한벌 걷다보면 어느새 반환점을 돌고있음을 느낍니다.
추월산 / 현산
푸른 숲위에 솟아오른
달뜨는 추월산
산자락에 걸쳐있는 나무마다
벌거슨 몸
햇볕으로 애무하니
산마다 움틔우는
빈가지 마른 잎마다
달빛은 가슴으로 스며들고
별 빛만 뜨겁게
쏟아져 내리니
춥디추운 겨울
담양호에 푸른 물결 차오르면
강직한 대(竹)숲
곧은 성품 담고자
산 봉우리에 서본다.
신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 두가지는 "눈물과 웃음"이라고 합니다. 그건 눈물에는 치유의 힘이있고 웃음에는 건강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일은 행복은 누리고 불행은 버리고 소망은 쫒고 원망은 잊고 기쁨은 찾고 슬픔은 견디고 건강은 지키는 것이 매우 소중할듯 합니다.
병마는 벗하고 사랑은 끓이고 미움은 삭이고 가족은 살피고 이웃과는 어울리고 자유는 즐기고 속박은 날려버리는 그런 기쁨이 바로 행복입니다 그런 행복은 누가 만들어 주는지요. 그건 바로 내 자신이기에 자신을 소중하고 아름답게 꾸며가야 할듯 합니다.
저토록 잔잔한 담양호를 바라보고 있으니 용마루길을 걷는 나 까지 어느새 고요한 마음이 솟아나서 걷는 발걸음 소리까지 죽여가며 소리없이 아주 조용히 걷고 싶어집니다.
저기 저 나뭇가지에 걸린 눈부신 햇살처럼 따뜻으로 함께 동행한 친구에게 침묵으로 말합니다.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내게 가장 소중한 친구 내게 가장 고마운 친구로 기억되는 이가 자네이고 나 이기를 바라며 지금 자네와 나와 인연이 그런 인연이기를 소망한다고 무언의 약속을 해봅니다.
소나무 한그루가 기우러져 있기에 괜한 폼 한번으로 휴식을 해보면서 걷다가 가끔은 숲이 꽉 막힌 산길 걸을 땐 길이 없지만 짙은 숲 사이로 이어진 돌과 풀과 나무사이로 이어진 소로 길은 아마 앞서가신 일행 중에 한 분 한 분이 길을 걷다가 무성히 우거진 숲을지우며 갔을 탠데 생각을 해보면서
한 줄기 그리움으로 마음의 향기 가득 담고 천천히 하늘을 보며 하얀 눈 길을 걸어봅니다. 해가 아득해 질 때까지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한발 한발 숲의 그림자를 보며 삶과 조화된 자연 속에서 늘 침묵으로 함께 동행하고 있음을 나는 느낀답니다.
용마루길 수변 힐링길 산책을 아쉬움속에 마치고 담양읍 남산리에 있는 높이가 15미터인 "호남 최대석불"이 모셔있고 동자승이 있다는 용화사를 설랜 마음으로 찾아봅니다. 용화사는 1934년 갑술년에 백양사 차학신 스님께서 백양사 포교당으로 출발한 것이 효시가 되었으며
그러나 어려운 여건으로 민가에 팔렸다가 담양불교청년회와 신도회 등이 1945년 해방전까지 백양사 청류암에 주석하셨던 백양사 묵담큰스님께, 깊은 산중에 계시느니 가까운 읍내로 내려오시어 교화해 달라고 권청한 것을 계기로 다시 세워졌다고 전해집니다.
동자승 / 현산
새순을 틔우고
꽃술을 피우는
어린 동자스님
햇님보다 일찍 일어나
새벽 예불 드리려
법복을 차려입고
천수경과 반야심경 외우니
고사리 손에 쥐어진
염불과 목탁소리에
멀고도 험난한 수행속에
부처님 제자가 되어간다.
" 미움속에 살면서 미워하지 않음이여 내 삶은 더없이 행복하여라 사람들 서로서로 미워하는 그 속에서 나만이라도 나 혼자만이라도 미워하지 말고 바람처럼 물처럼 살아가라" (법구경에서...)
현자는 말합니다. "삼독의 마음을 절제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감사함과 기쁨의 여유를 갖고 사는 삶은 진정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청복이다."
고요하면서도 은은한 용화사 포대화상의 해학적인 웃음소리 들으며 더 잘 웃는 것이 더 잘 사는 길이며 더 잘 웃는 것이 더 잘 믿는 것이며 더 잘 웃는 것이 더 큰 복을 받는 비결이듯 우리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을 때 부유해 지듯이 아무리 살기가 힘든 세상이라고 하지만 이 세상에서 인간 외에 웃을 수 있는 동물은 없다고 하니 많이 웃습시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크게요. 하!하!하!
용화사 사찰 경내를 둘러보고 나서려는 순간 갑자기 나도 모르게 문고리에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한장 담아봅니다. 이 시대가 이 세대가 서로 서로가 불신과 불만과 불평등으로 서로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신뢰를 갖지 못하기에 문설주에 박힌 문고리처럼 가로막고 잠그고 채우고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되니 괜히 제 마음까지 부끄러워지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