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기독신춘문예 / 김창
[당선작] 당신의 뜨락에서 / 김창
당신의 뜨락에서
나는 가을,가뭇이 뒹구는 잎새
잎새에 열어 퍼렇게 떨고있는 진흙 한 덩이.
하늘은 제 마음을 펴고 내 곁에 살포시 내리지만
아픔도 사랑도 없는 나는
그저 땅을 바라 미소짓는 한 포기 풀잎.
당신의 뜨락에서
나는 어린 꿈에 젖은 하이얀 아기
엄마의 노래 한 귀로 소담히 흘려듣는
유년의 철없음.
나의 마음은 나의 우주
자그마한 별자리 잠 속에 문득 마주치는
당신의 크낙한 성좌
당신의 뜨락에서
나는 서성이는 우수
한사람의 불안한 그림자.
멀리 실려오는 바람의 다독임은
은총으로 나리는 새의 감미로운 너울임
하나 까칠한 볼을 내밀고
나는 젊음. 서늘한 시간의 한켠이다.
[가작] 목련에 울다 / 조수일
물 위를 소리 없이 그가 걸어와
촘촘히 박힌 어둠을 걷어냈네
아직 아물지 않았을 구멍 난 손바닥 펼쳐
허공 속 둥 둥 떠 있는 목련송이 빛들을 모으네
하늘 한 켠 환한 모닥불이 지펴지네
밤새 물길질하고도
여전히 빈 배인 고단한 영혼들이
스멀스멀 스며들어 말 없는 그를 빛처럼 둘러싸네
눈들이 열리고
목련, 박명의 상앗빛 세상 열어 무리를 감싸네
모닥불 위 물고기들 지느러미 들썩이며 익어가네
말 없는 그가
말 없는 그들 일렁이는 눈길 속 글썽이는 바다를 점자처럼 읽고 있네
천천히 둘러보며
날숨 쉬는 그 입술에서 별들 와르르 쏟아지네
바다, 무상을 접고 길을 여네
교차되던 눈빛들
흰 돛을 단 범선되어
광휘로운 영광에 싸여 바다로 바다로 가네
오랫동안 날 끌고 다니던
가슴쳤던 새벽녘
쓰린 기억 한 무더기
그가 연 상앗빛 세상 속으로
점점이 침몰해 가네
제7회 기독신춘문예 시상식이 한국기독공보사 주최로 오늘(8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습니다.
시 부문 당선작에는 김창의 ‘당신의 뜨락에서’, 소설 부문 당선작에는 조혜경의 ‘일각수’가 각각 선정됐습니다. 이밖에 희곡, 동화 등 4개 부문에서 모두 7개 작품이 수상했습니다.
심사위원장 한양대 현길언 교수는 “한국사회와 정치, 문학까지 극심한 세속화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독문인들이 문학작품을 통해 기독교가치관을 보여주는 것이 의미있다”며 “치열한 노력을 통해 더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소설 당선자 조혜경씨는 “작품활동은 ‘하늘나라를 향한 그리움의 표현’이라며 독자들에게 주님을 바라보는 힘을 줄 수 있는 작가가 되겠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