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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소운동이 건강을 지키는데 첩경이라 하여 어느새 고희의 문턱을 넘어 선 필자도 좋은 세상을 좀 더 건강하게 버텨보려고 아파트 뒤 표고 백여 미터의 동산을 매일 아침 오르내리고 있다. 요즘은 지자체에서 시민건강을 위한 체육시설들을 요소요소에 아가자기하게 많이 구축해놔서 대단히 편리하고 유익하다. 우리 대한민국은 천혜의 자연조건 때문에 연년세세 뚜렷한 4계절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봄이면 산길 양옆에 피어난 봄의 전령사 개나리의 화사한 인사를 시작으로 진달래와 철쭉의 흐드러진 만개의 아름다움은 필설로 형언이 불가하다.
어느덧 가을이라 여름내 푸르던 수목들이 제마다 옷을 갈아입고 있다. 유난히 뜨겁던 태양아래서 광합성작용으로 부지런히 자양분을 모으는데 주 역할을 했던 이파리들이 용도 폐기된 듯 하나들 팽 그 르 돌며 산책로에 내려앉음을 마주하게 된다.
오늘아침에는 산중턱쯤 다다랐을 때 한쪽의 철쭉군락지에서 기이하게도 환한 미소를 머금은 때 아닌 철쭉 꽃 한 송이를 발견했다. 아니 봄 도 아닌 이 늦은 가을에 웬 철쭉일까....? 하며 자세히 관찰했다. 분명 생화 철쭉송이다. 얼른 카메라에 담았다. 내 자신 시골에서 태어난 촌놈이지만 늦가을에 핀 철쭉은 이제껏 본적이 없다. 참으로 기이하게 느껴지는 현상이다.
옛 성현의 말씀대로 시절이 하 수상하여 식물도 변이를 일으켰을까? 라는 독백을 하게 된다. 주변철쭉들이 늘 그래왔듯이 이제 긴 겨울잠을 잘 준비를하는 이 만추의 계절에 유독혼자만이 화사한 이파리를 독야청청 선보인 까닭이 뭘까? 적절한 비유인지는 몰라도 나는 마치 이 군계일학(The best of the bunch) 같은 자태를 보는 순간 평소 내가 존경해 마지않는 이 시대 최고의 애국자 지만원 박사를 자연스럽게 떠 올리게 되었다. 모두가 잠든 적막 속에서 두 눈을 부릅뜨고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불침번의 모습이 홀로 피어있는 철쭉의 모습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철쭉꽃은 첫눈이 내리기전에 사그라지겠지만 불세출의 애국자 지만원박사의 불침번 임무는 계속된다는 점이 다른 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