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랄체에 관하여
아스트랄체는 인간의 정신과학적 요소 중 하나이다. 아스트랄체는 감정체(기쁨, 슬픔, 분노 등등)이며, 영혼의 바탕이 된다. 즉 영혼이 자신의 그런 감정(아스트랄체)에 매몰되어 있다는 말이다. 슈타이너가 아스트랄체를 말하기를,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자신의 부모님이나 친구들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감정과 같다고 하였다. 그러한 감정이 내 몸을 꽉채우므로 영혼이 그런 아스트랄체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예컨대 그런 감정이 적극적이고 진실하다면, 영혼은 그런 방향으로 움직인다. 비약하면 우리는 자신의 아스트랄체를 진실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채워야, 자신의 영혼이 자신의 이상을 향하여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항상 자신의 감정을 관찰해서 나쁜 감정에 물드는 것을 방지할려고 하는 것이다. 평소에 필자는 필자의 감정을 악(고함이나 욕설 등등)하게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 와중에 겪은 일이다.
필자는 고등학교때 아주 친하지는 않았지만, 가끔 만난 친구가 사는 곳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전화를 해서 만나 밥을 사주었고, 웃으면서 헤어졌다. 그런데 시간차로 인해서 급히 필요했던 돈 150만원을, 사정을 이야기 해서 해결하게 되었다. 물론 월급을 받아서 갚았고 고마워서 밥도 샀다. 이 사실은 필자로 하여금 늘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게 해주었다. 그래서 그렇지는 않지만, 가끔 만나면 언제나 필자가 밥을 샀다. 그러나 어떤 때는 6개월 동안 전화를 안 한적도 있을 정도, 그 정도로 관계가 유지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필자가 음악회 표가 있어서 같이 가자고 했더니 수락해서 만나게 되었다. 필자는 음료수 한 병을 줄려고 가지고 깄고, 동창은 김치를 아주 조금 어른 주먹만큼과, 샌드위치를 싸가지고 와서 같이 맛있게 먹었다. 이로 부터 몇 일이 지나서 필자가 새로 입주 신청을 받는 실버타운을 방문하고자 참가 신청을 하게 되었다. 동창도 가면 좋을 듯하여 의사를 물어보고 신청해서 방문 날 만나게 되었다. 지난 번에 준 김치가 고마워서 필자는 직접 담근 마늘에 꿀을 재운 마늘꿀을 작은 병에 담아 가지고 갔다.
이 날 사건이 벌어졌다. 동창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필자는 꾸준히 공부를 계속 하여서 학위도 받았지만, 필자는 동창에게 어떤 티도 내지 않았다. 나름 필자가 동창을 배려한 것이다. 동창 역시 말이 없는,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지 않는 그런 상황이 평소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날 만난 동창은 눈을 부릅뜨고 마치 호령을 하듯 필자를 나무라고 질책을 하였다. 너무도 돌변한 상황에 필자는 깜짝 놀라서 눈도 뜨지 못할 정도였다. 마치 동창이 나의 주인이 되는 것처럼 굴었다. 가만히 동창이 하는 짓을 바라보니 '아! 이것이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구나'하는 생각이 머리를 쳤다. -'타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심리나 상황을 조작해 그 사람을 통제하고 조종하는 일(다음 백과 참조)-.
뉴스에서나 들은 내용을 실제로 당하니 어이가 없었고, 곧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고등학교 동창이라서 사회에서 만난 사람보다는 믿었는데, 또 필자는 여러 경험도 나름 있는데 그걸 보지 못하고 자신의 판단대로 행동하는 동창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 마저 들었다. 가스라이팅의 요소는 첫째, 하루 종일 필자가 하는 일을 알려고 한다. 간섭 내지는 지배를 할려고 하는 것이다. 예전에 필자의 집으로 놀러온다는 것을 거절한 적도 있었다. 이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둘째, 계속 화를 내어서 상대를 압박하거나 상대가 무서워하게 만든다. 당시 동창을 보니 분노가 온 몸에서 뿜어 나왔다. 셋째, 자기가 한 말을 듣도록 한다. 그 날도 동창이 가자고 하는 것을 거절하였다. 넷째, 옛날 친했던 동창이야기를 하면서 옛날로 정신을 묶어둔다. 옛날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 다른 사람 앞에서도 자신이 필자를 지배한다는 인상을 준다.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자신이 아는 척 요약해주거나 하는 것을 말한다.
필자는 가스라이팅하지 말라고 말을 하지 못했는데,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늘 나의 감정을 살피는 일이 일상화된 때문인 듯하다 가지고 간 마늘 꿀을 보여주자, '밤꿀은 써서 안 먹는다'는 등 하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필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가지고 갈래'라고 하자, '네가 주었으니 가지고 가야지'라고 하였다. 이 말을 자세히 살펴보면 별로이지만 네가 주었으니 가지고 간다는 말이다. 이 말은 만약 필자가 가스라이팅이 되었으면, 동창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늘 갖다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말이다. 이것이 가스라이팅이다. 이렇듯 동창이 가스라이팅 기법을 모두 사용하니 필자는 다만 신기할 뿐이었다. 사흘 정도가 지난 후 필자의 아파트 벨을 누가 눌리기에 '누구세요'하고 번호키 화면을 보니 후두 티인듯 모자를 머리까지 덮어쓰고 고개를 푹 숙인 여자가 있었다. 환풍기 청소를 하러왔다는데, 필자 집에는 환풍기가 없으며 청소를 요정한 적도 없다. 머리를 숙여서 눈을 보지 못하므로 누군지를 알 수 없게 한 것도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동창이 옛날 필자의 집에 온다는 것을 거절하였지만, 수소문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스라이팅이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서 지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신을 바로 잡으면, 문제가 없다. 또 가스라이팅인 줄 알면 당하지 않는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첫째, 동창을 만나면 무엇이든 언제나 필자가 샀기 때문에 필자를 만만하게 본 것이 아닌가. 둘째, 동창은 자기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필자의 이야기만 물었는데, 이것이 함정이었다. 언제나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 되었든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필자에게 일어난 이유가 궁금했다.
왜 일어났을까?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필자가 상대방의 감정에 빨려들어간다는 것이다. 가곡교실에서 노래를 배우는데 가르치는 교수님에게도 빨려들어가서 듣고 배우는 정도가 아니라 가르치는 교수님의 감정에까지 빨려들어간다는 사실을 순간 깨달은 것이다. 예를 들어 교수님이 노래부를 때 감정을 실으면, 그 감정까지 그대로 받아들여서 필자가 부르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잘 배운다는 장점이 있지만, 교수님의 감정에 필자가 그대로 노출된다는 단점도 있다. 아마 이런 점을 동창이 간파한 듯하다. 그래도 그런 행위는 범죄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벗어날 수가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상대방의 감정이 나를 감싸면, 그 감정이 마치 옷을 덧입은 것처럼 필자를 감쌌다. 구름처럼 감싸는 것이다. 그래서 그 옷을 벗어보았다. 그랬더니 진짜로 구름이 걷혔다. 이번에도 실험을 빼놓을 수는 없으므로 실험을 해 보았다. 절에서 만난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는 말을 함부로 한다. 그런데 그 말을 자세히 들어보면, 상대방을 간섭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게 만든다. 이것을 파악하고 필자는 그 친구를 멀리했는데, 또 절 정보를 알려면 이 친구가 필요하였으므로, 또 전화통화를 하게 되는 그런 친구이다.
하나의 예로 어제 있었던 일이다. 필자는 봉선사(남양주)에 자주 가는데 어제는 위패를 할까 싶어서 갔는데, 위패자리가 모두 차서 더 이상 받을수가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했는데,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봉선사에는 귀신만 많이 있어서 시끄럽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슨 말이냐'하고 물었더니, 제사나 49재를 많이 지내서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을 들으면 시끄러운 봉선사에 가고 싶지 않아지는 것이 문제라는 사실을 간파해야 한다. 누구라도 자신이 가는 곳이 즐겁고 행복해야 성장하기 떄문에, 내가 가는 곳을 사랑해야 한다. 하찮게 생각하면 자신만이 손해인 것이다. 상대방을 내가 좋아해야 상대방으로 부터 배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여담으로 학교 선생님도 마찬가지이다. 선생님을 내가 좋아해야 선생님으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이 또한 정신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렇게 상대방의 말을 파악해도 상대방의 감정(아스트랄체)이 감싸기 때문에 가까이 하면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 문제이다. 이 감정을 벗어버리면 절 친구를 만나는 것도 문제가 없다. 그럴려면 늘 깨어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런 사실을 파악하므로, 그러나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깨달음을 얻을려고 필자에게 그런 상황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그런 상황을 겪지 않고 그런 깨달음 을 얻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지식으로 깨닫기는 어렵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그 동창은 내게 깨달음을 주었다. 만약 이런 꺠달음을 얻지 못했다면, 동창에게 가스라이팅을 계속 당했거나, 상대방의 감정에 휩싸이는 자신을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사실을 다른 면에서 보면, 그 친구가 오히려 고마운 존재이다. 이것이 사물의 한 부분만 보지 말고, 전면을 봐야 한다는 말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신을 파악하면 자신을 지킬 수가 있다. 그렇다고 해도 그 친구를 다시 만나서는 절대 안된다. 어느 순간 빠져 들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가 생각하기에 모든 사람은 불완전한데, 완전한 존재를 찾아헤맸다고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 감정에서 벗어나면 누구라도 친구가 될 수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아스트랄체이다.
하지만 이와 같이 벗어버리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정신을 파악해야 하고, 언제나 자신의 정신을 깊이 관찰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