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원 입시를 준비하려고 마음을 먹고 준비하기로 결정하고 보니, 입시가 겨우 3~4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그 때가, 1997년 8월 여름었다.
학교 동기들에 비해 난 너무 준비가 안 되어 있었기에 덜컹 겁이 났다.
"가능할까?"
공부할 내용이 너무나 방대했고, 암기해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 되었다.
또 영어 고사는 어떠한가? 그 외에도 논술, 면접 등 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내 안에 믿음이 있었다.
그 믿음은 하나님께서 "공부하라"고 하신 것... 즉 '입시를 준비하라'고 하신 것이다.
그 말씀과 사인이 너무나 명백하고 확실했기 때문에, 나는 공부만 했다.
그 때는 당락을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냥 공부하게 되었다.
내 안에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만 있었다.
그 해 8월부터 겨울 신대원 입시를 치는 당일까지 밥 먹는 시간만 빼고(과장해 표현 하자면) 공부만 했다.
외우고 외우고 또 외웠다. 도서관 문을 닫을때까지 앉아서 공부했다.
그해 겨울이 될 무렵, 나는 서울로 상경하여 광나루에 머물며 시험 준비를 했고, 드디어 시험 당일이 되었다.
시험은 하루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1차 성경고사, 2차 영어고사, 3차 논술 및 면접 등으로 나뉘어져 각기 다른 날에 치러졌다.(참고로, 1차에 합격한 후보생만이 2,3차 시험을 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1차 시험이 끝이났다.
그리고 며칠 뒤에 합격자 발표가 났다.
1차 합격자 명단에 '김경근'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할렐루야!!
2차 시험 날이 되었다.
영어 시험이었다. 2차 시험도 끝이 났다.
같은 날인지 아니면 다른 날인지, 논술 및 면접이 있었던 것 같다.(오래된 일이라 가물하다)
논술 시험 때는 아닌 것 같은데,
시험을 치면서 왜 그랬는지? 하염없이 눈물이 나와서 울면서 시험을 쳤다.
성령께서 내 마음에 감동을 주신 것이다. 회개를 했는지? 모르나 아무튼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시험 감독 목사님이 우는 날 측은히 여겼는지, 끝난 후 자신이 마실 '박카스' 한 병을 건네주신 기억이 난다.
그렇게 신대원 입시는 끝이 났다.
시험을 마친후 난 대구로 내려왔다.
그리고 결과를 기다렸다.
그때 쯤에 할머니께서 교통 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계셨다.
할머니 병문안을 가기 위해서 병원에 간 날이었는데, 누군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십자가 교회 강희찬 목사님이셨다.
전화를 받으니,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다.
"전도사님, 축하합니다. 신대원 합격이랍니다"
"네, 제가 합격이라구요!!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목사님, 감사합니다"
장신대 최종 합격자 발표가 났는데, 정말 내가 합격자 명단에 있었다.
이런 기적이 있을 수가 있을까?
목회자의 길을 버팅기고, 주저하고, 거부하던 나를 하나님은 끝내 신대원에 잡아 넣으신 것이다.
(오 주여!! 그때를 용서하소서...)
재수도 아니고, 삼수도 아닌 그 어려운 입학 시험을 단번에 합격시켜 주신 것이다.
하나님은 이미 아셨다. 만약 내가 그 해 입시에 떨어졌다면, 정말 도망치고 멀리 달아날 것을...
내가 똑똑해서, 공부를 많이 해서 합격 한 것이 아니라, 완전 그 분의 강권적인 은혜의 수에 의해 입학케 되었다.
당시 합격자들은 '실력파'와 '은혜파'로 나누었는데...
난, 은혜파 중에 은혜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