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묵돌입니다.
요 며칠동안에는 겨울비가 내렸습니다.
저는 아침밥을 지어먹기가 너무 귀찮아서
아무 생각없이 선물함을 뒤져봤더니
깜빡하고 안쓴 피자 기프티콘이 있어서 너무 신났습니다.
이 글은 배달을 기다리는 동안 쓰는 것입니다.
세 번째 모임 공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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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묵픽 (Muk's pick) ::
「이반 일리치의 죽음」 (톨스토이, 러시아)
:: Comment ::
저는 지금껏 여러 나라의 문학을 읽어보았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가는 쪽은 러시아 문학입니다.
한 나라에서 나타나는 모든 문학 양상을 통째로 묶어
프랑스는 어떻다, 러시아는 어떻다 하고 단정짓는 것이 좋은 습관은 아니지만요.
확실히 러시아 문학이라는 것에는 공통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의 밑바닥에 대해
'처절할 정도로' 깊이있는 관찰과 고뇌가 엿보인다고 할까요.
어떤 사람은 그 원인이, 러시아의 가혹한 자연환경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제가 가본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한국보다 따뜻했습니다. 한국이 더 추워요.
하여튼,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같은 불후의 명작으로 잘 알려진
레프 톨스토이('레오' 톨스토이라고도 합니다)의 중단편 소설인데요.
소설의 내용은 별 거 없습니다. 스포일러랄 것도 없는게
악착같이 살아서 고위 공무원이 된 남자가
갑자기 찾아온 죽음을 앞두고 지나간 삶을 되돌아보는 내용이거든요.
그냥 그것 뿐입니다. 그게 전부이고,
그건 인간의 삶이라는 것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표현일지 모릅니다.
: TIP ::
- 개인적인 선호에도 불구하고, 13기나 되는 묵클럽에서 러시아 문학을 단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읽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문학작품이 너무 어렵고 난해하다거나 하는 문제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물리적 어려움이 있다고 할까요. <죄와 벌>이나 <안나 카레니나> 처럼 잘 알려진 작품은 양이 너무 방대하고, 등장인물도 너무 많이 나오거든요. 도저히 일주일 안에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닙니다.
- 그래서 가능한 짧은 작품을 고른다고 해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인물들의 이름 때문입니다. 러시아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체로 이름이 너무 길고 복잡한데, 그걸 아무렇게나 줄이고 변형한 '애칭'들이 남발하면서 더욱 헷갈리는 면이 있습니다. 그 이름이라는 것들도 우리가 보기에는 다 비슷비슷해서, 긴가민가하면서 읽다가 앞부분을 다시 읽는 패턴의 연속이죠.
-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유의미한 등장인물 자체가 많지 않아서, 그나마 이런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운 편입니다. 창비 기준 119페이지로 분량도 매우 짧은 편이고요. 그렇지만 몇몇 번역본에서는 (융통성없는 틀딱 번역가들의 고집으로)외국어 표기법이 '똘스또이' '뾰뜨르' 같은 식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가독성 면에서는 여러모로 초연해져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 주인공인 이반 일리치의 일대기가 나오기 전, 그러니까 책의 첫 장은 다소 지루한데다가 쓸데없이 인물이 많이 나와서 소설의 접근성을 떨어트립니다. 그렇게 중요한 인물들도, 내용도 아니기 때문에, 1장은 대충 빠르게 넘기고 2장부터 읽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어쨌거나 주인공은 이반 일리치이니까요.
- 매번 하는 이야기지만,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하는 시점부터 문학작품은 골치아픈 숙제가 돼버립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읽고 와주세요. 이해하지 못한 나머지는 우리 묵클럽의 몫이니까요.
:: 모임장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23길 40 지하 카페 <공상온도>
- 홍대입구역 1,2 번 출구 6분 거리
:: 일시 ::
2023년 1월 20일 금요일. 오후 8시 ~ 오후 11시
* 3시간 진행, 도중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모임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 가급적 시간에 맞춰 참석해주세요.
* 카페 <공상온도>의 방침상, 기존 고객 퇴장 및 대관 준비 시간으로 인해 오후 7시 20~30분부터 입장이 가능하오니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 설날 연휴 직전입니다. 저는 가야할 곳이 없기 때문에, 평소처럼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준비물 ::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구매 링크 - 예스 24)
:: 기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