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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 43호 가수 김현성이 전하는 위로와 희망의 그림 에세이.’ 표지의 하단을 둘러싼 띠지에 인쇄된 글귀를 통해서 저자가 가수이며, 모 방송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이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간혹 주말에 재방송을 통해서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기도 했으며, 이름이 아닌 번호로 소개된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간 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가수에게는 치명적인 성대결절로 인해 노래를 부를 수 없었던 시기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오디션의 결과에 상관없이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에 고마워했던 그의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부상을 당해 홀로 남겨져야만 했던 ‘어린 새’를 주인공으로 한 이 그림책은 어쩌면 저자 자신의 상황을 비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이해되기도 했다. 책의 서두에 있는 ‘글쓴이의 말’에서도 ‘충분히 자라지 않은 날개로 비행하다 상처를 입고 자신에 대한 믿음까지 잃게 된 어린 새의 이야기를 통해서 불안에 떠는 내 마음에 힘을 주고 싶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좌절을 겪을 수 있기에, 그러한 경험을 지닌 독자들에게 건네주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고 여겨진다. 저자 자신이 가수로서의 꿈을 포기하해야만 했을 때, 작품의 어린 새를 떠올리며 그 힘겨운 과정을 겪어야만 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외떨어진 작은 섬’의 둥지에서 아빠처럼 멋지게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는 어린 새가 그림책의 주인공이다. 아빠 새는 어린 새에게 ‘깃털이 윤이 나고 날개가 하늘을 가릴 만큼 커지면, 바람이 깃털 사이로 스며들어 널 공중에 떠올려 줄’것이라는 말을 건넨다. 그러나 자신의 ‘날개도 충분히 강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어린 새는 성급하게 하늘을 날다가, 갑자기 부는 돌풍에 힘겹게 중심을 잡지 못하고 지나가던 큰 새와 부닺혀 바위섬에 떨어지게 된다. 마침내 부모들에게 구조되어 둥지로 옮겨졌지만, 다친 날개 때문에 날지 못하고 둥지에 머무는 신세가 되었다.
어린 동생들까지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겨울이 다가오자 어린 새는 가족들이 멀리 떠나갈 준비를 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기만 하였다. 끝내 가족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서 떠나고, 홀로 남겨진 어린 새는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뎌내야만 했다. 그리고 마침내 두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나는 어린 새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작품은 끝이 난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저자는 스스로에게 두려움을 극복해가는 어린 새의 처지를 이입해서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다시 가수로 무대에 서서 노래를 할 수 있었듯이, 어린 새도 힘겨운 과정을 견디며 마침내 다시 하늘을 나는 것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라 이해된다. 이러한 저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읽었기에, 비록 간략한 내용이지만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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