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날 광식이는 오전에 동생 집에 가서 형제들과 모여서 한우고기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며 자랑하기 바쁘고 ㅎㅎ
광식이와 껌딱지처럼 붙어 지내는 영애는 저녁에 딸 집에 가서 몇 년만에 하룻밤을 자고, 요양병원에 계시는 엄마도 만나고, 며칠 전부터 준비한 세뱃돈과 가지고 있던 천 원짜리까지 탈탈 털어서 딸에게 다 주고 왔다며 으쓱해하더군요
월요일부터 목소리가 조금 변하길래, 감기 걸린 태나가 계속 마스크를 쓰고 조심했는데 감기가 옮았나 싶어 화요일 일찍부터 동네 병원에 가서 감기약을 타 왔답니다
열이 나면 다시 오라면서 ᆢ
에공
아침에 자고 났는데 얼굴이 벌겋게 돼 있어서 열을 재니 38.6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도 무조건 괜찮다고 하며 표현할 줄을 모르니 혹시나 싶어서 코로나 자가키트로 검사하니 금새 두 줄 ㅜㅜ
오매나
셀리가 얼른 병원에 데리고 가니 코로나라네요
딸에게 전화하니 우리 큰딸이 열이 나고 아팠던 게 코로나였었나 보네요 하더라네요
몇날며칠을 연휴라 병원에 못 가니 감기약과 해열제만 먹였다고 ᆢ
갑자기 푸른집에 삐뽀삐뽀 비상이 걸려 영애는 자기 방에 방콕!!
내일이 레지오 주회 하는 날이라서 단체 카톡방에 상황을 올리니, 가뜩이나 몸이 약하고 면역력이 낮은 단장님은 톡으로 보고를 하시겠다네요
가만히 있는 걸 힘들어하는 영애가 방에서 자주 안 나오고 견디는 걸 보니 아프긴 아픈가 봅니다
어서어서 낫기를 빕니다
저는 오늘 재의 수요일 미사에 참례하고 십자가의 길, 성체 조배 하고 꾸리아 회합까지 마치고 오려니 비가 오는데, 그래도 결석할까 말까 유혹을 물리친 자신에게 흐뭇하더군요
저녁 미사에는 광식이와 셀리도 참례하고 왔답니다
이쁜 광식이
이 사순 시기에 거창한 계획은 없고 순간순간 잘 살아가자고 기도드립니다
어제는 중3 때부터 53년지기인 친구가 와서 점심을 사 주고 한참을 속깊은 얘기를 나누다 갔는데, 한평생 고생만 하고 살던 친구가 몇 년 전에 남편 보내고, 그후로 서울을 오가며 하나뿐인 외손녀를 키우느라 수고하더니 얼마 전부터 한 달에 한 번 3박 4일만 가기로 하고 나니 그토록 좋아하던 노래에 빠져 가톨릭 합창단에서 공연도 하고 성당에서 봉사도 많이 하고 ᆢ
여태 본 중에 제일 행복해 보여서 좋더군요
친구야
이제는 꽃길만 걸으려무나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