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여수(麗水)
어제다, 하루가 지났으니
그제, 시 공부하러 갔다가
뒤풀이도 끝나고 나오는 자리에서
내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일이 안 오지는 않겠지요?“
그 내일이 어제였다
정자나무집 누이 시인에게 좋은 일이 생겼다
좋은 일에 상금도 따라와
그 한 귀퉁이라도 같이 쓰고 싶어
정자나무집 회원들에게 그이가 한 말
”우리 기차 타고 여수 가요!”
어제 무궁화 완행 타고 여수 갔다가 왔다
가을이었다
여름이 길어서 가을이 그냥 가을이 아니었는데
그 살가운 가을바람을
검푸른 파도 일렁이는 섬, 오동도
어둑한 동백나무숲에서
말쑥하게 새로 단장한
진남관이 바라다보이는 돌산대교 위에서
온몸으로 맞았다
그 다리 아래로
조팝꽃무늬 천* 같은 바다가 흐르고
꿈 같은 시간이 흐르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꽃무늬 이불을 새로 깔아놓았다
*박성우 시집 <웃는 연습>에 실린 시 제목 중 하나
첫댓글 선생님이 여수에서 만난 '조팝꽃무늬 천 같은 바다'와 '꿈 같은 시간'이 동행하신 시인 분들의 표정에서 생생히 묻어 납니다. 행복이 저에게도 번지네요.ㅎㅎ
행복의 번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