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의 포교 수법] 이만희 교주 사후, 신천지는 어떻게 될까
입력:2020-03-19 00:07
한국 최대 이단으로 급부상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이만희 교주는 1931년생으로 올해 90세다. 2~3년 안에 그의 인생이 끝날 가능성도 있다. 3년 전에는 허리 수술까지 받았다. 기정사실로 되는 이만희 교주의 사망, 그 후 신천지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이는 신천지의 내부에서 교주의 죽음을 기다리는 일부 세력가들은 물론 한국교회의 관심사라 할 수 있다.
교리 변개
이만희 교주가 죽으면 신천지는 자체 모순에 빠져버리고 만다. 이만희 교주의 육체 영생을 내일 지구의 태양이 떠오를 것처럼 믿어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음이 오더라도 이를 교리상으로 합리화시켜야 하는 건 살아남은 사람들의 몫이다.
이미 몇 가지 성경 구절도 벌써 거론되고 있다. 요한계시록 20장 6절에 나온 “이 첫째 부활에 참여하는 자들은 복이 있고 거룩하도다. 둘째 사망이 그들을 다스리는 권세가 없고 도리어 그들이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제사장이 되어 천년 동안 그리스도와 더불어 왕 노릇 하리라”는 구절을 만지작거린다는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 말인즉슨, 둘째 사망이 다스리는 권세가 없다고 했지, 첫째 사망은 이만희 교주도 거스를 수 없었다고 합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문자적 천년왕국론’의 대입이다. 요한계시록 20장 4절의 ‘천년 동안 왕 노릇하니’란 말씀과 21장 1절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라’고 돼 있는 말씀 사이에 실제적인 천년 왕국을 거쳐야 한다는 이론이다. 그렇다면 신천기부터 2~3년 이내에 뭔가 이뤄진다는 매우 급한 주장에서 물러설 수 있게 된다.
지방 호족들의 급부상
지방 호족들의 급부상도 예견된다. 신천지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본점을 중심으로 전국 12개의 지파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가장 유력한 지방 호족은 베드로지파의 지재섭 지파장과 맛디아지파의 장방식 지파장이다. 양자는 신천기 1984년부터 지금까지 바뀌지 않은 채 명맥을 지속하고 있는 막강한 호족들이다. 2020년 신천지 총회가 자체 발표한 신도 표에 따르면 베드로지파는 신천지 본부가 있는 요한지파(3만 8882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를 보유하고 있다. 신도 수 3만 9982명으로 전국 최다 인원을 보유한 지파다. 맛디아지파는 2만 3120명에 이른다. 이만희 교주 사후 이해할 만한 후계자가 세워지지 못하면 이들은 자체적으로 분파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립의 가능성이 큰 지파는 베드로지파다. 이미 거론되는 성경 구절도 있다.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
베드로가 '천국의 열쇠'를 쥔 지파이자 제자 중의 수제자, 신천지의 맏형 격이라는 것이다. 독립적이면서도 강력한 지방 호족 세력으로서 다른 세력을 규합할 가능성이 가장 큰 지파로 분류되는 이유다.
아류들의 전성시대
자칭 ‘재림주’ 신장개업파들의 난립도 예상된다. 신천지의 교리는 진리의 영을 받은 인물을 대언자, 이긴자, 보혜사로 보게 만든다. 이 교리를 근거로 스스로 재림주를 자처할 인물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길 수 있다. 이만희 교주의 사후 그에게선 진리의 영이 떠났고 진리의 영이 점프해서 내게로 왔다며 교주들이 난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 부분에서 자칭 재림주들은 이만희 교주의 죽음을 놓고 그를 ‘배도자’ ‘세례 요한’으로 만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래야 그의 죽음이 해석되고 신천지 조직에서 이탈한 사람들을 규합해 자칭 재림주로 등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대조직 신천지의 균열
마지막으로 조직의 분화다. 이만희 교주 사후 벌어질 내부 세력 다툼이 살벌하게 전개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권력’ 앞에서는 아비, 어미, 자식도 없는 법이다. 신천지는 거대권력이다. 신천지라는 거대 조직이자 권력화한 이단 조직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치열한 다툼이 전개될 것이다. 통일교도 문선명 교주의 사후, 문 교주의 부인 한학자씨와 아들 문형진씨가 내부 분열을 일으키지 않았던가. 문형진씨는 자신의 엄마인 한씨를 향해 ‘사탄의 주관을 받고 있다’고 말하고 다닌다. 한씨는 아들 문형진씨의 ‘통일교 세계회장’ 직무권한을 정지시키는 등 극단적 대립으로 치달았다. 가족도 이렇다면 신천지의 주도권 싸움은 통일교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정윤석(한국교회이단정보리소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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