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그에 얽힌 사연을 적어내라는 숙제가 있다며 다빈은 내게 어떤곡이 좋겠냐고 물어왔다. 네 추억을 되짚어봐. 엄마는 모를 네 기억속에 박힌 노래와 추억이 있을테니까..
내게 그런 숙제를 내준다면 아마 나는 밤새도록 써볼텐데. 아빠와 듣던 wishing it was you가 그러했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들으며 다빈과 바느질했던 크리스마스 이브도 떠올랐다. 그당시 소식이 끊겨 걱정됐던 재이와 종종 들었던 곡이라 눈물의 성탄절이기도 했던 .. 스티브가 전송해준 재즈풍의 G선상의 아리아는 처음 들었던 순간의 감동이 컸던 탓에 지금도 글을 쓸때 자주 듣고 있으며 레이첼 야마가타의 곡은 노래가사 때문에라도 내가 성현이에게 보내줬던 기억이 있다. 누구 결혼식이었던가. 김동률의 감사란 노래가 축가로 퍼질때 눈물이 좀 났던 기억. 라이브카페에 가면 빼놓지 않고 신청하는 빗속의 연가. 그때 그 무명가수 이름이 뭐였던가 이젠 기억도 안 나네.. 내가 신청한 꽤 많은 곡들을 다 불러주면서 데이트 신청했던 그사람. 또 무슨 추억이 있었던가.. 아..대중이랑 스무살 시절에 노래방 가서 듀엣곡을 꼭 불렀었다. 손지창 김민종의 노래였는데.. 다빈이가 8살때였나. 브렌다 러셀의 le restaurant 을 들으며 데이빗 샌본의 연주를 멋지다고 좋아했던게 신기했고 내가 처음 듣고 반한 다께우치 마리야의 노래를 하도 틀어놓으니 어린 녀석이 그대로 따라 부르는게 신기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더 필름의 노래가사를 알려줬더니 나보고 그대로 좀 따라 해보라고 핀잔줬던 세영도 기억에 남았다. 에이미 와인 하우스의 love is a losing game 을 들으며 산책했던 오늘. 그 노래가사를 적어 해석해줬던 오스틴이 떠올랐다. 그래. 사랑은 지는 게임인게 맞았다.. 고형과 창후리포구에서 들었던 데미스 루소스의 곡도 기억에 남는다. 붉은 노을과 함께 웅장하게 퍼지던 노래를 잊을수가 있나. 아..그 친구. 이석종..감방생활 하며 유리창엔 비.그 노래를 듣게되면 꼭 내가 생각났다던 친구. 내가 그노래를 알려줬었다고 했던가. 어디서 잘 살고 있겠지.. 준섭씨..토이의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잘 불렀던 사람. 그래서 내가 그노래를 버스에서 듣다가 내내 울면서 출근했던 기억을 남긴 사람. 지금은 연락끊긴 오정희. 설운도의 원점을 너무도 좋아한다던 그녀..ㅎㅎ 덕분에 내 노래목록에 그거 있다. 영도가 핸드폰 벨소리로 15년 가까이 틀어왔던 rainbowbridge. 이녀석이 이런 감성이 있었나 싶어 놀라웠던 그곡. 지금도 전화걸면 스티브 바라캇의 연주가 들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