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4-6, 7-9학년 동무들과 영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마다 확인하는 숙제 한 가지가 있어요. 각자 세 가지 영어 질문을 제게 하면 답을 한 후 저도 같은 질문을 동무들에게 합니다. 어려운 질문을 진지하게 하는 한 동무가 있어요. 저의 이상형, 꿈, 종교, 신에 대해서 질문하기도 했고 '사랑'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묻기도 했어요. 참 재밌습니다. 교실에 들어서면 공책에 질문을 적어놓고 중얼중얼 외우고 있습니다. 어느 날 그 동무가 질문했어요.
"친구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음. 기쁜 일, 슬픈 일, 힘든 일을 서로 이야기할 수 있다면 저는 '친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게 친구란 이 학교에 다니는 이유입니다."
"정말 멋지네요. 그 친구가 지금 여기 앉아 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네, 저기 있어요."
이미 자신임을 아는 그 친구는 눈을 찡긋거리며 해맑게 웃고 있었어요. 영화 속 장면이었어요. 나머지 사람들은 희미하게 사라지고 그 두 친구만 반짝거리며 클로즈업됩니다. 교실 안에 따뜻함이 감돌았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말과 표정이 왜 이것밖에 되지 않는지 속상할 정도로 커다란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몇 달이 지났지만, 그 순간을 떠올리면 여전히 가슴이 콩콩 뜁니다. 네가 있어서 내가 있다는 것을 이렇게 알고 씩씩하고 진지하게 말할 수 있는 그가 참 대단했어요. 그들이 부러웠어요.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라고 하잖아요. 그 날 저는 커다란 사랑을 만났어요.
제게 큰 사랑을 느끼게 해준 두 친구를 떠올리며 미소 짓습니다.
그 두 친구와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고 있는 두더지를 떠올리며 미소 짓습니다.
첫댓글 좋은 벗은 만들어지는것이 아니다.
공통된 그 많은 추억, 함께 겪은 그 많은 괴로운 시간, 그 많은 어긋남.화해.마음의 격동. 우정은 그 많은 것들로 이루어지는것이다. 오래된 친구가 더욱 좋은 이유다.-작가 생텍쥐페리-
순례자 선민.재민이의 우정이
더욱 깊어지는 오늘입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