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湖亭記(산호정기)
山湖亭故善山金公月山明湖昆弟藏修讀書之室也金氏自江湖先生叔滋之後世以
산호정고선산김공월산명호곤제장수독서지실야김씨자강호선생숙자지후세이
文雅稱中世少襄南徙昆山家焉二公俱皆謹愼修行能不失其家法亭在月峨山下練江
문아칭중세소양남사곤산가언이공구개근신수행능불실기가법정재월아산하연강
之上其地繞桑麻兼有園田陂池竹樹烟雲之勝余與二公幷世而不能相見又未甞一至
지상기지요상마겸유원전피지죽수연운지승여여이공병세이불능상견우미상일지
其亭有時行過其傍見秋水方至不能無兼葭道阻之嘆矣公旣沒亭赤老而將圯其孫日
기정유시행과기방견추수방지불능무겸가도조지탄의공기몰정적노이장이기손일
敬君慨然謀復舊觀易材以新之爲瓦以覆之旣而造余焉爲文記之窃惟詩曰我日斯邁
경군개연모복구관역재이신지위와이복지기이조여언위문기지절유시왈아일사매
而月斯征夙興夜寐無忝爾所生兄弟相戒告而其言惟在於征邁用工可謂知所本矣二
이월사정숙흥야매무첨이소생형제상계고이기언유재어정매용공가위지소본의이
公有焉周書曰若考作室厥子迺不肯堂矧肯構夫知不肯之非道而盡已力以繼人之志
공유언주서왈약고작실궐자내불긍당신긍구부지불긍지비도이진이력이계인지지
可謂能孝矣日敬君有焉日敬之來也其鄕人姜君元鎬與余舊先爲介紹三及門而不止
가위능효의일경군유언일경지래야기향인강군원호여여구선위개소삼급문이부지
語曰君子樂成人之美姜君有焉余因是嗟嘆而備書之如此俾歸以列干楣
어왈군자락성인지미강군유언여인시차탄이비서지여차비귀이열간미
歲乙酉 端午節 晋山 河謙鎭記
세을유 단오절 진산 하겸진기
산호정기(山湖亭記)
산호정(山湖亭)은 옛 선산김공(善山金公) 월산(月山)과 명호(明湖) 형제(兄弟) 독서실(讀書室)이다. 김씨(金氏)는 강호선생(江湖先生) 숙자(叔滋)의 후(后)로서 대대(代代)에 문아(文雅)로 칭(稱)하여 왔고 중세(中世)에 쇠잔(衰殘)하더니 남(南)으로 곤산(昆山)에 이거(移居)하였다.
두 공(公)이 다 근신수행(謹愼修行)하여 그 가법(家法)을 잃지 아니 하였다. 정(亭)이 월아산(月峨山) 아래 연강(練江)의 위에 있고 그 곳이 상마(桑麻)로 둘렀으니 전원(田園)과 파지(陂地)와 죽수(竹樹) 연운(烟蕓)의 승경(勝景)을 겸(兼)하였더라.
내 두 공(公)과 더불어 병세(幷世)하였으나 서로 보지 못하였고 또, 한 번도 그 정(亭)을 가 보지도 아니 하였다. 한때 그 곁을 지나쳤으나 보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마음 없지 않다. 공(公)이 이미 몰(沒)하고 정(亭)또한 허물어져서 그의 손(孫) 일경군(日敬君)이 중수(重修)하고 나에게 기문(記文)을 청(請)하거늘 내가 많이 생각하니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날로 나아가고 달로 나아가네.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면서 낳아주신 부모님 욕되게 말아야지]라고 하였으니 형제(兄弟)가 서로 경계(警戒)하며 고(告)하니 그의 말이 정매용공(征邁用工)에 있으니 근본(根本)을 아는 두 공(公)이 있음이요 주서(周書)에 이르기를 만약 아버지가 집을 지으려고 이미 그 방법을 이루어 놓았으나 그의 아들은 집터를 닦으려 하지 않고 있다면 집이 어찌 만들어 지겠어 하였으니 터를 닦지 아니함이 도리(道理)가 아닌 줄 알고서 나의 힘을 다하여 사람의 뜻을 이으니 효자(孝子) 일경(日敬)이 있음이라 일경(日敬)이 올적에 그 향인(鄕人) 강군원호(姜君元鎬)와 같이 왔는데 강군(姜君)은 나를 전(前)부터 아는 사이라 먼저 소개(紹介)를 하였고 세 번이나 연달아 찾아 예(禮)를 다하니 어(語)에 군자(君子)는 사람의 아름다움을 즐긴다 하니 강군(姜君)의 호의(好意)에 감탄(感嘆)하고 이 글을 써서 현판(懸板)하게 하노라.
세(歲) 을유(乙酉 ;1945) 단오절
진산(晉山) 하겸진(河謙鎭) 기(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