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센서티브(Sensitive)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The Highly Sensitive People, HSP)'은 대개 까다롭고, 비사교적이고,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여겨진다.
이런 사회적 압박과 시선 때문에 민감한 사람들은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남들처럼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스트레스를 받고, 압박과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불안, 우울, 자살의 위험에 이르기도 한다.
'센서티브'의 저자인 덴마크 심리학자 일자 샌드는 '민감함은 결함이 아니라 신이 주신 최고의 감각'이라고 말한다.
남들보다 예민하고 민감한 성향은 많은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내포한다.
우리는
"지나치게 걱정하지 마.", "더 강해져야 해.", "남들처럼 즐기는 방법을 배워."
라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살아왔다.
달라져야 한다고 끊임없이 부추기는 세상에서 남들보다 민감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리고 타인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자기 자신을 바꾸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상품 판매점에서 일하는 20대 후반의 만화가 A씨.
JTBC와 인터뷰.
“열심히 일했지만 실수를 하지는 않았는지 동료들과 대화가 매끄럽지 못했다든지 하는 사소한 걱정들에 휩싸여 일상이 괴롭습니다.”
HSP, 즉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다.
A씨가 자신의 경험담을 그린 이 만화는 지난 2주간 3만 번 가까이 리트윗 되면서 일본인들의 공감을 샀다.
‘나도 HSP일지도 모른다.’
라는 반응이 쇄도한 거다.
A씨는 JTBC와 인터뷰에서
"자신을 탓하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HSP에 대해 알리고 싶었다."
면서
"능력이 아니라 기질 때문이라는 걸 알고 난 뒤 일은 물론 사생활도 훨씬 편안해졌다."
고 말했다.
심리학계에서는 5명 중에 1명이 겪을 정도로 흔한 기질로 보고 있다.
수면장애나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특성을 살려 예술적 능력이나 장점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우리 사회가 높이 평가하는 창의력, 통찰력, 열정은 민감함이라는 재능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민감한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민감성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일자 샌드는 전 세계 수천 명의 민감한 사람들을 상담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세 가지 능력이 민감함에서 비롯한다는 사실을 밝혀 심리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첫째,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
즉 창의력은 기존의 것을 결합하고, 바꾸고, 비트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민감한 사람들은 이를 무의식적으로 해내는 특별한 신경 시스템을 갖고 있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은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데, 이러한 수많은 인풋은 머릿속에서 무수한 연상과 사고로 이어진다. 창의적인 예술가, 자유로운 사상가들 중 민감한 사람이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둘째, 민감한 사람은 한 가지 현상에서 다양한 측면을 꿰뚫어볼 수 있다.
민감한 사람은 타인에 대한 감정 이입 능력이 탁월해 남을 돕거나 지지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타인은 보지 못하는 것을 감지하는 통찰력 덕분이다.
셋째, 민감한 사람은 누구보다 풍부한 내면세계를 갖고 있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줄 한다.
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애정을 갖고 최선을 타하는 태도인 열정으로 이어진다. 민감한 사람은 조직이나 모임에서 성과를 내고, 그 분야의 최고로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신에 대한 엄격한 기준과 높은 목표 의식을 갖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예민하지만 섬세한 성향 덕분이다.
에너지가 넘치고, 인간관계의 폭이 넓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 최고로 여겨지는 시대에 남들보다 더 민감한 사람들의 이러한 특징은 결함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누구보다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보통 사람이 밤을 새워야 할 수 있는 일을 불과 두 시간 만에 해낼 수 있고, 평온한 상태에서는 작은 일에도 더 깊은 행복감을 느낀다.
우리가 사랑받을 자격을 갖추기 위해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면, 이제 그런 노력을 멈춰야 한다.
지금까지 남들이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일면을 감추기 위해 전전긍긍했다면, 이제 그런 노력을 포기해야 한다.
자신의 깊은 내면은 당신이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하지 않고서도 있는 그대로 사랑받기를 갈망한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용감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혹여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비명을 지르면서 달아나지는 않을까 두려울지라도, 이제 자신의 실제 모습이 아닌 껍데기는 벗어버려야 한다.
(2017.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