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입니다, 김지은, 봄알람.
* 그동안 항상 펜을 가지고 다녔다. 누워 있다가 쓰고, 걷다가 쓰고, 누구를 만나다가도 썼다. 휴대폰에, 손에, 광고지에도 썼다. 힘들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이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이었다. 나를 지탱해준 것도, 숨 쉬게 해준 것도 '글'이었다. 지난 기억을 떠올리고 아픔을 회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기록하고 또 기록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거칠고, 가지런하지 못할지 모른다. 부족한 글이지만 파도에 휩쓸려 마모되어 작아진 조약돌의 흔적으로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작고 투박한 조약돌 안에 지난 힘겨운 시간을 그대로 기록했다.
완결을 바랐다. 기록을 모두 마치면 책이 끝나듯 이 힘겨운 싸움도 끝이 나길 소망했다. 여전히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미결이다.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 이 문장의 마침표가 그 시작이었으면 좋겠다.(에필로그 '살아서 증명할 것이다' 중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을 기록해야만 하는 저자의 심정은 괴로왔을 것이라 짐작된다. 하지만 가진 자들의 거대한 힘 앞에 할 수 있는 것은 '진실'을 기록함으로써 남기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언론마저 힘있는 자들에게 굴종하고 있는 시대, '직필(直筆)'의 힘으로 '곡필(曲筆)'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직필은 사람에 의해 억압당하지만, 곡필은 하늘에 의해 단죄된다(直筆人誅, 曲筆天誅)'라는 말이 떠오른다. 저자가 이 책에 남긴 '직필'의 글들이 수많은 왜곡과 댓글들의 '곡필'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비록 고통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앞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데 글을 통해 더 많은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