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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라는 단어는 원래 여성들이 50세 전후가 되어 폐경기에 접어들면서, 이전과는 다른 신체로 새로운 환경에 접어드는 시기라는 의미이다. 저자는 ‘갱년기에 발목 잡혀 힘들어하는 50대를 위한 언니의 갱년기 탈출 프로젝트’에 대한 보고서로 이 책을 기획했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와는 비슷하지만 또 다른 문화적 환경을 지닌 일본의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저자가 겪은 삶의 모습을 각자의 방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책에 수록된 내용들이 ‘갱년기’를 극복하는 하나의 제안이 될 수도 있지만, 스스로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서 필요한 자세가 바로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라고 하겠다.
의료 기술의 발달과 위생적인 환경을 추구하면서 사람의 평균 수명이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늘어났다. 그렇게 늘어난 인생을 어떻게 설계하고, 적응하는가의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요하게 고려하는 관심사일 것이다. 50대의 나이에 접어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활동할 수 있는 활력을 지니고 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은퇴와 그 이후의 삶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여성으로서 ‘중년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실제 그러한 고민은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나 다 생각하는 문제라고 하겠다. 따라서 독자 역시 자신의 관점에서 저자의 조언을 통해, 스스로의 삶의 조건과 생활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모두 5개의 항목의 목차들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제언들로 구성되어 있다. ‘공허함을 채울 충전소가 필요하다’는 제목의 1장에서, 저자는 이전까지 가족들을 돌보는 역할을 하느라 좀처럼 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도전해보았다고 강조한다. ‘갱년기에 찾아온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뮤지컬이나 아이돌에 대한 덕후질, 그리고 등산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저자는 새롭게 시작한 취미로 자전거와 등산, 그리고 수영과 서핑 등을 꼽고 있다. 2장에서는 먹는 즐거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하는 ‘식(食)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집안일도 ‘생존을 위한 집안일’과 ‘취미의 집안일’로 구분하여, 자신과 가족들이 좋아하는 ‘요리의 즐거움’을 맛보는 방식을 제안한다.
아울러 ‘상황에 맞게 일상을 디자인 하자’는 제목의 3장을 통해, 옷차림이나 헤어스타일은 물론 집안의 공간 배치도 자신의 스타일대로 해보기를 권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할 수 있는 일로만 채우는 스케줄 노트’를 마련하여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늘려가는 즐거움’을 맛보는 것이 반복되는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4장에서는 ‘주변 사람들을 받아들아지’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지인 등 다른 이들의 삶의 방식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5장을 통해서는 기존의 방식만을 고집하지 말고, ‘변화를 즐기자!’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흔히 은퇴 이후의 삶을 ‘인생 2막’이라고 지칭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그것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도록 권유한다. 그래서 ‘미래는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어’라는 태도로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비워도 좋은 것과 계속 채워가야 할 것’을 진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저자는 책의 말미의 ‘나오며’의 제목을 ‘50이 넘으니 이제야 나를 제대로 알겠’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실망하는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나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길 바란다’고 진술하고 있다. 과거는 지금의 나를 만든 소중한 시간들이었으며 미래 또한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오늘을 사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 책에 제시된 저자의 방식을 참고로 해서, 독자들은 각자의 방식을 고민하면서 스스로 설계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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