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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갑포차>의 연재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에피소드들의 분량이 한 권을 훌쩍 넘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전의 에피소드인 ‘옥춘’에서 윤사장을 도와주었던 상이군인 박동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무과수 통조림’이라는 에피소드가 새롭게 시작된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혼란스러운 사회의 현실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삶이 그려질 수 있기에, 자연스럽게 새로운 에피소드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라 이해된다.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동아에게 이오목이 건네준 ‘무과수 통조림’이 에피소드의 주요 소재이다. 당시에는 파인애플 통조림을 무과수 통조림이라고도 불렀다고 하는데, 과거에는 쉽게 먹을 수 없는 고급 식품으로 취급되었다.
‘옥춘’에 등장했던 윤사장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박동아가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극장에 소개를 시켜준다. 지금은 모든 것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되지만, 과거에는 극장의 간판을 그리는 일은 일종의 전문직으로 여겨졌었다. 선임에 의해서 엄격한 훈련 과정을 거쳐야만 붓을 들 수 있었던 엄격한 도제식 시스템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시절의 이야기라고 하겠다. 그리고 집을 떠나 부산에서 식모살이를 하다가 도둑 누명을 쓰고 쫓겨나, 길에서 불량배들에게 봉변을 당하는 이오목을 구해준 인연으로 두 사람의 사연이 나란히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동아와 오목은 사랑의 결실을 맺어 결혼에 이르게 되고, 각자 그림그리는 일과 장사를 통해 점차로 안정적인 생활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가난한 이들이 사랑을 키워나가는 과정이 형상화되어 있으며, 여기에 당시 일류 배우의 죽음을 둘러싼 사건의 해결 과정에 역시 전편에서 등장했던 강영진 형사의 활약이 이어진다.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윤사장 피습 사건의 공범으로 감옥에 갔던 방나희의 도움이 이어진다. 이처럼 다양한 인물들과 사건들이 얽힘으로써, 이 에피소드는 한 권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 권 중반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인물들의 당장은 추후 새로운 에피소드를 이끌어가는 소재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여기에서 다루어지는 내용이 매우 현실적으로 형상화되어 있어, 꿈 속의 세계인 ‘그승’의 역할도 매우 미미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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