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구수영/시인
디카시_신현준/시인
진정한 자신
거울을 바라본다
삶의 집착이 많았나 보다
세탁, 헹굼, 탈수
타자와 공존 할 수 있는
_ 신현준
<해설>
거울 하면 생각나는 인물이 몇 있는데 그 첫째가 백설 공주의 계모 왕비다.
내세울 것이 미모밖에 없었는지 아침마다 거울에게 물었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이 누구니?”
그러면 언제나 거울은 “바로 당신입니다”라고 대답해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 미모 덕이었는지 그녀는 비록 첫 번째는 아니지만 왕비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불행은 그때부터였다.
그녀의 거울이 더 이상 ‘바로 당신’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는 말을 듣기 위해 비록 피를 나눈 딸은 아니지만
자기 딸을 죽이기로 마음먹고 실행해 옮기는 무서운 계모 왕비.
어디 그녀만 그럴까.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거울을 하나씩 가지고 산다.
그 거울은 늘 솔직하지만 거울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이나 마음이 종종 거울의 소리를 왜곡한다.
오늘 시인도 거울 앞에서 섰다.
한 집안의 가장이나 사회적 위치 모두 벗어던지고 자연인인 나와 마주한다.
시인도 계모 왕비처럼 그렇게 물었을 것이다.
‘거울아 거울아 나 정말 잘 살았지? 그래서 성공한 인생이 된 거지?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너는 그렇다고 말해줄 거지?’
그런데 시인의 거울은 말한다.
‘당신은 열심히 살았지만 지금부터는 앞, 뒤, 옆을 좀 살피며 사십시오.
집착을 버리고 마음의 때를 씻어내고 가볍게 살아가십시오’.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앞만 바라보고 살아온 이 땅의 모든 부모의 모습이다.
삶의 절반을 더 넘긴 이제야 거울 앞에 서서 나를 만나는 시간.
조금 못난 내가 그곳에 서 있어도
조금 부끄러운 내가 보여도 있는 그대로 나를 고백하는 오늘 디카시의 언술이 감동이다.
신현준 시인 이력
* 창원 거주
*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동인
* 동인지 ‘탑의 그림자를 소환하다’ 외 다수 공저
구수영 시인 이력
* 2018년 계간 ‘시와편견’에 신달자 시인 추천 등단
* 시집 ‘나무는 하느님이다’, ‘흙의 연대기’
* 동인지 ‘베라, 나는 아직도 울지 않네’ 외 다수
*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운영위원
* 시편 작가회 회원
* 제1회‘한국자유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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