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에 들다 한 정 순
꽃들이 향기로 말하는 법을 잃었다 밤새 쏟아낸 울음은 방 안에 섬을 만들었다 신발을 벗는다는 것은 기억을 잊는다는 것 옛집을 찾다가 알았다 섬 같은 방을 맨발로 더듬거려도 발에 걸려 넘어지는 것은 남루한 기억뿐이다 궤가 맞지 않는 가족 사진들이 더듬더듬 눈으로 들어왔다 기억이 퇴적되는 시간이 또 지나갔다 내 발은 늘 차가웠다 신발을 벗는 시간에 갇혀있는 옛집 첫서리 내린 뒤란에 양 볼이 보라색으로 질려있는 사람 그 사이에 갇혀있는 옛집 지리멸렬한 몇 가지 기억만 가지고 옛집을 찾았다 옛날 영화 포스터가 각이 서툰 벽에 붙어 있고 색깔과 글자가 서로 흔적을 알 수 없게 수상했다 꽃이 핀 자리에 더 이상 머물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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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추억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난했던 그 시절을
다시 돌아보고 싶지도 다시는 가고 싶지도 않을 것을
왜 다시 보려고 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