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담개발원 이사, 황수경 박사 /bbs]
최근에 어떤 여자분을 만났는데 그분도 10대 때에는 성취욕이 너무너무 강했대요.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 가서.. 어떻게 살아야지..
그래서 너무너무 열성적으로 공부를 해서 미국으로 유학을 갔어요.
그것도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였기 때문에 미국에 가서도 열심히 했어요.
밤잠을 안 자 가면서.. 나는 여기 졸업하면 뭐 하고, 뭐 하고..
장래 계획까지 딱 세워놓고 굉장히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잘 나가고 열심히 살던 와중에,
어느 날 갑자기 건강이 와르르 무너졌어요.
완전히 다운돼 버려서.. 책상에 제대로 앉아 있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경쟁은커녕 앉아 있을 수가 없으니, 학교도 다닐 수 없게 되었어요.
그러니 어떡합니까? 아무리 의지가 있어도 별 수가 없죠.
그래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귀국을 하는데..
비행기에서 그 마음이 어떠했겠습니까?
미국으로 갈 때에는 비행기에서 크나큰 꿈에 부풀어서 갔었는데
이 지경이 되어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탔으니..
기약없는 절망감.. 언제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고..
그 젊은 나이에 말입니다.
그렇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절망감으로 집으로 왔는데
병세도 잘 호전이 안 되고 그래서 공기 좋은 데 가면 좀 나을까 해서
부모님이 어느 절에 가서 쉬라고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산 좋고 물 좋은 데 가면 좀 낫겠지..
그래서 그 잘 나가던 아가씨가, 이쁘게 꾸미고 치장하고 살던 아가씨가
절에 가서 그냥 법복 입고 뭐 하냐 하면
템플스테이 끝나면 운동복 입고 청소나 해주면서 소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좀 힘든 일은 못 하고.. 몸이 안 좋으니까요..
그렇게 조금 도와주면서 숙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본인이 스스로 자기를 봤을 때 어떻겠어요?
쉬는 건 좋지만.. 지금 이럴 때가 아니잖아요? 또래들은 여전히 치열하게 살 텐데..
친구도 만나야 하고, 뭣도 하고 뭣도 하고, 해야 될 일은 많은데 이러고 있으니..
그렇게 1년, 2년.. 세월이 흐르던 어느 날,
그날도 템플스테이 들어온 사람들이 시끌시끌 하다가 나가고
청소를 하다가 힘이 들어서.. 혼자 툇마루에 앉아있었습니다.
툇마루에 앉아서 가만히 있는데.. 햇빛이 좍~ 비치는 거예요.
그런데 햇빛이 너무나도 찬란했습니다.
늘 비치던 햇빛이었을 텐데 말입니다.
'햇빛이 이렇게나 찬란할 수가 있구나~'
그런데 그때 마음 속에서 여지껏 한 번도 느껴보지 못 한 행복한 물결 같은 것이..
마음 속에서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말 그대로 물결이 오듯이, 파도가 몰려 오듯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행복하다~ 행복하다~' 하는 느낌이 막 올라왔습니다.
그동안 그렇게 잘 나갈 때도. 어디에 합격하고, 몇 등 하고, 미국 어디에 되고..
그렇게 성취할 때에도 이렇게 행복하진 않았는데.. 정말로..
그런데 이건 아무것도 아니고.. 처지는 그야말로 잘 나가다가 나락으로 뚝 떨어진 건데
조건으로 보면 정말 왕창 추락한 것인데.. 왜 이렇게 행복감이 밀려올까?
그것도 뭐 본인은 행복하려고 노력한 것도 아니고
그냥 넋을 놓고 앉아 있는데.. 옷도 뭐 볼 품 없는 거 입고, 명품도 아니고..
그런데 이 행복감은 무엇일까?
그래서 그분이 이런 생각을 했대요.
'나는 여지껏 이런 행복은 몰랐는데..
그동안에는 행복은 무슨 조건이 있어야 되는 줄 알았는데..
뭐가 잘 되고, 뭐가 잘 되고 그래야 행복한 줄 알았는데
그런데 지금은 모든 조건이 바닥인데 왜 이리 행복할까? 이게 어떻게 된 걸까?
난 앞으로 이걸 찾고 살아야겠다! 난 앞으로 무얼 하고 살든..
이것은 조건하고 상관없는 행복이니까, 내 마음에서 우러나는 환희심이니까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든 이것을 놓치기 싫다!'
그 정도로 행복감을 느꼈대요.
그래서 심리공부도 하고, 남의 고통도 도와주는 상담공부도 하고 싶다고
그래서 저와 인연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것이.. 그런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그 아가씨가 그런 트라우마를 겪었는지 전혀 몰랐어요.
얼굴이 너무 밝고 평온해 보였어요.
항상 얼굴에 미소가 서려 있어서 몸이 그렇게 불편한지
처지가 그러한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행복은 조건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그런데 우리 스스로가 조건을 붙여서 그걸 막고 있습니다.
'나는 이러이러한 조건이 충족돼야 행복하고,
나는 이러이러한 조건 때문에 행복하지 않고..'
아마 여러분도 어떤 참선이나 염불이나 간경 도중에 그런 행복감..
그런 환희심을 느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냥 행복해도 돼요~
그 아가씨 이야기를 듣고 돌이켜보니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살아오면서 꽤 힘든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이유없이 행복감을 느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 그냥 행복해도 되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조건을 따지다보면 정말 행복한 순간들이 그냥 묻히고 지나가 버립니다.
우리 스스로가 조건을 붙이는 거예요. '이건 재미있는 게 아냐..
나는 돈이 없으니까 불행하고, 나는 연봉이 작아서, 나는 승진이 안 돼서.
무엇 때문에.. 무엇 때문에 나는 행복하지 않아.' 우리는 이러고 살고 있어요.
그렇게 살 필요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행복에 조건을 붙일 필요가 없어요.
※돈 많고, 지위 높고, 건강한 사람은 날마다 행복할까요? 아닐 겁니다.
이것을 뒤집어 말하면, 돈은 좀 부족하고, 힘들고, 질병 속에서도 우린 행복할 수 있다는 방증입니다.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인데,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무언지 아세요? '행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네 잎 클로버를 찼느라고 세 잎 클로버들을 마구 밟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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