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줍잖게 무슨 새해 목회를 운운하는가? 제대로 목회도 못하면서
무슨 그런 자문자답을 하려고 하는가? 그래도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미 김난도교수의 트렌드코리아2025와 지용근소장의
한국교회트렌드 2025가 발간되어 새해를 바라보는 마음이 어수선
하다. 새해 예상치를 내놓는 것은 재밋다. 지난 주간 4일간 조용한
곳을 찾아 두권의 책을 읽으며 나름 새해에 사회와 교회가 가져야 할
관심을 생각했다.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한 두권의 책도 섭렵했다. 둘다 기독교적인
색채를 띈 책으로 성직자로서의 가져야 할 기본을 생각했다.
머, 이 나이에 무슨 다시 성직자의 소명같은 것을 돌아보느냐 할지
모르지만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르면 잊혀지는 것이 기본이고
본질이다. 일종의 기본훈련을 한 셈이다. 하나의 책은 프랑스의
한 젊은사제가 흔들리는 자신의 역할과 소명에 대한 약함으로 본질에
충실하지 않음을 어른 사제가 모범을 보이거나 타이른 내용으로
쓰여진 "어느 시골신부의 일기"(조르나 베르나노스, 정영란 옮김)다. 그 책
80쪽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하나님의 말씀은 벌겋게 달구어진 쇠일세.
그런데 그걸 진리로 가르치는 자네는 손으로 덥석 움켜쥐지 않고
화상을 입을까봐 부젖가락으로 그러 잡으려만 할 것인가?
나 참 우스워서! 진리를 가르쳐야 할 강단에서 입매를 암탉 부리같이
만들고 약간 들뜨긴 했지만 만족해서 내려오곤 하는 사제는강론을
한게 아니고 그저 기껏해야 잠꼬대를 한것 뿐이야.... 오히려 마귀가
잠에서 먼저 잘 깨지..."
이 글을 읽다가 마치 몽둥이로 얻어맞는 기분이었다. 이 책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과 함께 미국 작가가 쓴 모비딕이라는 또 한권의 책을
읽고 하산 했다. 하루에 한권을 읽은 셈이다.
새해 목회를 준비하기 위해 갔는데 재밋던 것은 우선 목회자인
내 자신을 준비하는 시간이었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제시하는 2025
트렌드를 보면서 다양한 변화를 예고하는 것들을 통찰하게 되었다.
김난도교수의 2025를 snake sense(뱀처럼 예민한 감각)를 주문했고
지용근소장은 multi generation(모든 세대가 함께) 교회를 전망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을 있는 그대로 가져다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적용을 잘해야 하는 것은 내 몫이다. 어느 때 보다도 만만치 않고 혼란스런
시대를 예상하기에 뱀의 지혜같은 것을 가지라는 주문이고 교회는
이제 통전적세대로 아이부터 노인까지 한데 어울리는 공동체를 가지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내가 얻어낸 통찰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새해 목회
초점은 "한 사람"이다. 한 사람, 한 영혼이다. 한 생명에 대한 관심이
집중삼아야 한다. 이것을 실행하기 위해 두가지를 생각했다.
1)소그룹인 마을목장이다. 목장모임을 180도 전환하고 개혁하는 결단
이 필요하다. 목장에서 은혜받고 말씀나누다가 깨어지고 기도 불이 붙고
사명을 갖게 되고 목장의 부흥과 더불어 새로운 사람들이 전입되는
부흥의 경험을 하는 해이다. 연초에 목자를 중심으로 하는 말씀과 성령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2) 전도이다. 새해에는 한 영혼에 관심을
두고 관심을 쏟는 해로 삼는다. 신앙의 미지근함과 게으름에서 탈피
하여 타성에 젖은 모든 의식을 던져버리고 부흥의 전도사가 되는
복음전도의 군사로 거듭나는 해이다. 전교인이 전도훈련을 받고
전도에 미친 교회가 되도록 하자.
세상의 물결이 교회를 덮어버리는 이 참담한 시대에 교회의 성도들이
현상유지나 타성에 젖어있거나 새로운 신앙경험과 교회의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공동체가족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새해 목회를 준비하는 것으로 새해를 맞이하려 한다. 그냥 아무런
의식없이 시간가는대로 따라가도 되겠지만 그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다.
교우들이 함께 나서주어야 하고 함께 십자가를 져야 하고 함께 자기
부인으로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 확 드러나는 교회가 되도록 함께
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샬롬!